2019 법무사 11월호

에 들어가 앉자마자 회장님은 간단한 인사말과 그동 안의 노력한 사안들을 발표하네요. 법조인들의 꼼꼼 하고성실한본성은아무튼알아줘야한다니까요. 야 호! 식사시간은 언제나 즐거워요. 껍질을 벗은 도라지 가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가지런히 4개씩 접시에 실 려 나옵니다. 뿌리음식을좋아하는필자는얼른하나를잡고접 시에옮겨놓은뒤잘라서야금야금먹다보니아이고 야, 그보다더맛있는생선회와전복이줄줄이나오네 요. 꾀를 내어 천천히 먹기로 했는데, 그래도 필자의 위장은 작아도 너무 작았어요. 그만 엄습해오는 아련 한포만감에두손을들고싱싱한민어회와튀김등을 앞에다 놓고도 먹기를 단념하고 대신 식사시간 내내 눈으로 이리저리 다른 사람들 입만 쳐다보았습니다. 바다가시원스레내려다보이는횟집에서식사를마 치고, 죽도의 ‘상화원’이라는 운치 있는 정원을 구경 하러 갔습니다. 필자는 이곳이 처음이지만 매표소에 돈을 내고 들어가는 것으로 봐서 유명하고 인기가 많 은 곳임을 직감적으로 알았습니다. 들어서자마자 분위기 좋은 바닥재 나무와 돌담으 로 만든 길이 두 사람이 오손도손 걸어가면서 이야기 하기 좋은 크기의 넓이로 만들어져 있었습니다. 붉고 화려한 이름 모를 꽃이 돌담 사이로 보일 듯 말 듯 춤 을 춥니다. 조금 더 가니 둥근 호박인지, 아니면 흥부가 타던 보물이 나오는 그 박인지 알 수 없는 초록빛 열매가 탐스럽게 매달려 있습니다. 손으로 만지고 싶게 만드 는 그 풍만함이 필자를 유혹합니다, 아웅~. 가는 길 곳곳에 전통적인 한국화를 비롯한 그림들 이 자연스럽게 갤러리를 형성하니 그림도 보고 산책 도 하는 이중의 여유를 만들어 주는 곳이네요. 점점 더 가니 바다가 내려다보이고 아름다운 자연 의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자연이여! 파란 하 늘에 뭉게구름 넘실거리고~ 어찌 그리 혼자 아름다 운가! 그대가 나를 유혹하는가! 내가 그대를 유혹하 는가! 여기는 무릉도원, 에라 모르겠다. 이참에 나도 자연 속으로! 높은자리에있을자격이없는자, 내려오라 이런 곳은 격조 있는 모임 장소로도 손색이 없겠다 고 감탄하며, 앞에서 걸어가는데 연인인지 친구 사이 인지 모를 남녀가 데이트를 즐기며 뒤에서 따라오네 요. 남자는다정하게설명하고여성은유심히듣는걸 보니 즐거운 기분이 그대로 전해집니다. 다정한남자의세심한목소리, “여기를천천히걸으 면서 자세히 보면 아주 이쁘거든. 여긴 바다를 보고 걷는 장점이 있어요.” 여성이질문하길, “그런데수평선이안보이네.”, “원 래서해안에서는수평선이잘보이질않아요. 여긴동 해안처럼바다색깔이푸르지는않거든. 여기오면바 다 색깔에 대한 개념이 바뀌어. 사실 여긴 바다 색깔 이 녹색에 가깝다고 보면 돼. 나도 어렸을 때 바다 색 깔이 파랗다는 것을 이해를 못 했어. 왜냐하면 내가 보는 바다는 항상 녹색이었으니까!” 다시여성의목소리, “오! 근데지금보니녹색도아 닌데….”, “아니야. 가까이 가면 녹색이 보여.”, “아! 그 렇구나.” 다시 그의 목소리, “서해안은 좋은 것이 석양이 있 어서 또 다른 매력이 있어. 석양이 질 때 바닷가 근처 갯벌 주변에서 마시는 한 잔의 막걸리를 즐기는 정취 가 있어. 동해안이 해 뜨는 아침의 정취라면, 서해안 은 갯벌 냄새를 맡으면서 석양을 즐기는 맛이랄까?” 여인의한숨소리, “아, 당신과그곳으로날아가고싶 어.” 그렇게 둘이서 즐기는 다정한 소리들을 귀로 쫑긋 안테나를 세워 엿들으며 필자도 같이 서해안 공부를 82 문화가있는삶 + 그래도삶은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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