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경이 쉽지 않았다. “진주에서 스키를 타려면 먼 북쪽의 강원도 스키장까지 오가야 했으 니, 스키를 타고 싶은 마음만 있었을 뿐 실제 실행에 옮기지는 못했죠. 그러던 차에 1990년, 마침 전라북도에 무주스키장이 생기면서 자연스 럽게 스키에 입문하게 되었습니다.” 스키를 시작하자 열정적인 성격답게 그는 국내외 수많은 스키장을 섭렵하며 마니아가 되었다. 처음 스키를 배웠던 무주스키장을 시작으 로 용평스키장, 휘닉스파크스키장, 현대성우스키장, 하이원스키장, 홍 천비발디파크스키장 등 국내의 유명 스키장은 물론이고, 일본과 중국, 카자흐스탄,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러시아, 유라시아 등 세계 30여 곳 의 스키장을 누비고 다녔다. “해발 천여 미터가 넘는 높은 설산에서 눈 덮인 설경을 바라보며 스키를 타고 활강할 때 는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어느새 마음속의 원망과 미움, 아등바등하던 모든 것들이 순백의 눈처럼 하얗게 지워지고 녹아내리는 것을 느끼게 되죠.” 세상의 묵은 때를 씻어주고 마음을 정화시 켜 삶의 원동력을 갖게 하는 스키의 매력은 그에게 지구 수십 바퀴를 오가는 대장정도 즐 길 수 있는 힘을 주었다. 그의 지난 발자취가 고스란히 묻어있을 스 키장의 모습을 떠올리니 여러 가지 궁금증이 몰려왔다. 그가 필자의 궁금증을 다 이해하겠 다는 표정을 짓는다. “사람마다 개성이 다르듯이 스키장마다 독 특한 매력이 있습니다. 스키를 타보면 느끼는, 뭐랄까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기분이랄까 요. 일본 하쿠바 핫포네스키장에서는 백발의 노인들이 그 어렵다는 프리스타일 스키인 ‘모 글스키’를 즐기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어 요. 나이를 의식하며 움츠러들었던 나 자신을 반성하고,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재무장하는 계기가 되었죠.” 미국 캘리포니아 맘모스스키장은 리프트 정상이 해발 3,369m로 거의 절벽에 가깝다. 권 법무사는 그 절벽의 최상급 코스에서 ▵ EXPERTS ONLY, ▵HARD FAST SNOW, ▵ WARNING 등 붉은색 경고표지판들 사이를 차례로 뚫어가며 활강했던 기억도 잊을 수 없 다고 말한다. “중국 팬투어에 운 좋게 초청되어 참가했던 백두산 천지자연스키장에서의 활강과 2010 년 동계올림픽 개최지이자 국내 최대스키장 인 평창 용평스키장의 40배 크기의 캐나다 남해안 좌사리도, 갈도 스쿠버다이빙 투어 55 법무사 2020년 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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