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3월호

나는, 살아서는 그늘이 되고 죽어서는 안식처가 되고 싶었다 세상 살면서 아무런 구속도 없이 어떠한 형식에 얽매이지도 않고 욕심 없이 자유롭게 떠돌아다니는 몇 평의 넉넉한 그늘막이 되고 싶었다 박성훈 법무사(경남회) 시 어떤 나무의 꿈 엊그제 잘려 나간 팔이며 다리도 누군가의 기쁨이 되고 희망이 된다면 뼈를 깎고 살을 파는 고통도 참을 수 있겠다 내일 큰 재목이 되리란 꿈은 접었지만 못내 아쉬움에 간절한 기도를 드리고 또 다른 부푼 꿈을 가슴에 피워보겠다 지난밤 떨어진 낙엽도 운명이거늘 내 영혼은 시집 책갈피에 끼워 두고 내 육신은 달동네 하늘을 떠받치고 세상 좋은 소식 들었으면 참 좋겠다 아낌없이 몸 바쳐 소박한 벤치가 되고 지친 나그네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면 허리가 굽어 천 년을 기다린다 하여도 그저 한 평의 소박한 그늘이고 싶었다 83 법무사 2020년 3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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