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과 진실 사이 이상진 본지편집위원 『사기(史記)』는 한(漢)나라의 국립 도서관장이었던 사 마천이 3,000년에 걸친 중국 역사와 그 속에서 피고 졌 던 많은 인물의 생애를 기록한 역사서다. 사마천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기성 개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합리적 인 정신을 바탕으로 방대한 분량의 사료를 취사 선택해 『사기』를집필했다. 『사기』는 자신을 포함한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절망감에 서 생겨난 ‘새로운 안목(眼目)’이기도 했고, 인간에 대한 깊고 따뜻한 사랑과 연민이기도 했다. 역사가에 필요한 것은 온기가 아니다. 냉기일 수도 있으나, 아무리 냉정과 객관이 있어도 ‘연민의 눈’이 없다면 사기(史記)로서 허 무하다. 사마천은 『사기』 130권 중 70권을 보통사람들의 열전 (列傳)으로 펴냈을 정도로 민중들의 삶에 주목했고, 그 들이야말로 역사의 주인공이라 생각했다. 한나라에 ‘한 신(韓信)’이란 장수가 있었다. 개국공신인 그는 나중에 반역죄로 삼족이 멸함을 당했다. 사마천은 공식기록을 살폈으나 이해가 되지 않아 직접 한신의 고향 강소(江 蘇)성으로찾아갔다. 현장취재를감행한것이다. 취재를 해보니 한신에게 억울한 점이 있었다. 사마천은 그 억울함을 문학적으로 우회하여 표현했다. 사마천은 사실(事實)과 진실(眞實) 사이에서 끝없이 고뇌하면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노력했다. 한신에 대한 연 민이있었기에가능한일이었다. 진실에가까워지기위해서는나의견해, 나의관점, 나의 입장을 내려놓고 역지사지(易地思之)할 수 있어야 한다. 역사만이그런게아니다. 우리네삶도마찬가지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법조시장이나 법무사의 미래가 장밋빛 희망이 아니라 점점 암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이 문제는 보통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안목을 가지고 해 결해야 한다. 그 속에서 어떤 식이든 법률전문가로서의 존재의의를찾고, 역할을해나가야한다. 오늘도삶의현장에서분투중인전국의법무사님들, 모 두강령하시길바랍니다. L E T T E R E D I T O R’ S 98 편집위원회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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