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4월호

일생을 이기적인 선택들과 쾌락 적 행동들로 보냈던 엘리노어는 어 느 날 대형마트에 줄지어 있던 카 트에 치여 갑자기 죽게 된다. 그녀 가 눈을 뜬 곳은 다름 아닌 ‘굿 플 레이스’. 세상의 착한 사람들만 모아놓 은 이곳의 설계자 마이클(테드 댄 슨)은 그녀를 안심시키고, 지난 생 애를 올바르게 살아왔다며 앞으로 굿 플레이스에서 영원히 행복하게 살일만남았다는말을전한다. 결코 올바르게 살아오지 않은 엘리노어는 동명이인 인권변호사 대신 자신이 잘못 왔다는 것을 깨 닫고, 괴로움의 비명만이 울려 퍼 지는 ‘배드 플레이스’로 쫓겨나지 않기 위해 거짓으로 착한 척을 한 다. 하지만그럴수록쓰레기비가내 리거나유니콘이떠다니는등이상 한일들이벌어진다. 어쩔 수 없이 엘리노어는 진짜 ‘좋은 사람’이 되기로 결심하고, 자 신의 소울메이트로 지정된 치디를 찾아가자신이이곳에잘못왔음을 고백하며, 윤리수업을 받고 싶다고 도움을청한다. 도덕윤리학 교수인 치디는 거짓 말을보고도가만히있어야하는가 의 도덕적 딜레마로 괴로워하지만, 엘리노어를 진짜 ‘좋은 사람’으로 만들기위해수업을시작하는데…. Synopsis 고, 매일매일 맛있는 프로즌 요거트와 파티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그 러나 재미있게도 선한 사람들만 온다는 굿 플레이스에 우리가 생각하는 성인 (聖人)들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굿 플레이스에는 의도적으로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점수로 매겨지 지않는다는평점의법칙이있기때문이다. 바로이부분이 「굿플레이스」 시리 즈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좋은 행동’에 대한 정의라고 하겠다. 옳은 행동이기에 행한다는 칸트의 의무론적 관점에서 선한 행동에는 ‘남에 게 보여주기 위해’, ‘내가 마음이 불편하니까’, ‘하는 김에’ 등의 기타 이유는 허 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그냥 그 일이 ‘올바른 일’이기에 행해야 점수가 매 겨진다는것이다. 그래서드라마속 ‘굿플레이스’에는그정언명령을주창한칸 트조차 오지 못했다. 이렇게 까다로운 굿 플레이스에는 누가 와 있을까. 실수로잘못오게된주인공엘리노어(크리스틴벨) 외호주의도덕윤리학교 수 ‘치디(윌리엄 잭슨 하퍼)’와 영국의 자선사업가 ‘타하니(자밀라 자밀)’, 그리 고 대만의 수도승 ‘지안유(매니 자신토)’, 이렇게 4명이다. 인간본성에대한성찰이자나자신에대한이야기 굿 플레이스의 거주민인 4사람은 이웃이자 소울메이트로 짝을 이루며 살게 되는데, 여기에는 구글과 같이 세상의 모든 지식을 알고 있는 존재, 인간 여성 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사실은 인공지능인 ‘재닛(달시 카든)’이 거주민들의 행 복을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드라마에서 거주민들은 유명 철학자들의 도덕실 험과 같은 이상한 사건들에 봉착하게 된다. 이 사건들은 각 캐릭터들의 성격을 묘사하는 아주 중요한 장치이면서, 동시에 드라마 시청자들에게 ‘과연 당신이 라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라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를 통해우리는자신의진짜모습을발견하고, 그동안중요하거나중요하지않다고 생각했던 가치들에 대해 새롭게 돌아보며 깨달음을 얻게 된다. 우리는 누구나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시즌 1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는 이 질문을 위한 반전이 준비되어 있다. 이전에는 ‘좋은 사람’에 대한 정의를 내 려놓고 사람들을 판단했지만, 이후부터는 그 질문에 답을 하는 것으로 이야기 의 흐름이 바뀌게 된다. 좋은 행동들이 모여 좋은 사람을 만든다면, 성장을 통 해 좋은 사람으로 변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가는 것이다. 「굿 플레이스」는 시트콤의 형식을 빌린 인간 본성에 대한 성찰이면서, 동시 에누구나상상하는자신에대한이야기다. 그누구도알지못하는사후세계, 미 지에대한유한한인간들의고뇌를담은작품이면서우리모두가선망하는세상 에대한탐구이기도하다. 87 법무사 2020년 4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