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5월호

82 문화가 있는 삶 영혼을 치유하는 음악 한 곡 1988년, 신해철이 대학가요제에서 ‘무한궤도’라는 밴드를 이끌고 등장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부잣집 막내아들 같은 귀여운 얼굴과 화려한 말 솜씨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더니 그들이 들려준 「그대에게」란 노래는 이 전 가요제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함의 연속이었기 때문이다. 전자악기인 키보드를 곡의 초반부에 과감하게 배치한 것이나 심장을 뛰게 하 는 경쾌한 리듬과 대학생다운 풋풋한 가사를 선보인 점 그리고 아마추어 밴드 임에도 음악적 완성도가 꽤나 높았던 점 등에서 놀라움을 자아내며 가요제 대상 수상을 당연하게 받 아들이도록 했다. 당시 그 공연은 ‘신해철’이라는 천재적 아티스트가 가요계에서 한 획을 그을 것임을 예감케 하는 전주 곡이었다. 그 후 신해철은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나에게 쓰는 편지」, 「우리 앞의 생이 끝나갈 때」 등 의 노래로 큰 사랑을 받으며 독보적인 입지를 굳혀 나갔다. 작곡과 작사, 편곡을 모두 혼자 해내는 것은 물론 발라드와 댄스, 재즈, 록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그의 음악적 능력은 영국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후 한층 발전해 테크노와 국악까 지 흡수하며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신해철은 그야말로 대중음악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장인(匠人)이었다. 필자가 신해철의 음악을 들으며 20~30대를 보낸 이후에도 여전히 그의 음악을 떠나지 못하는 것은 신해철의 노래 한 곡 한 곡 에는 자신의 길을 찾도록 이끄는 삶의 통찰과 지혜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신해철은 길을 잃고 방 황하는 사람들에게는 가슴의 소리를 들으라고, 잿빛 도시 아래 무기력함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꿈과 열 정을 되찾으라고 노래하면서, 물질적인 만족이 아닌 진정한 행복을 추구하라고 외쳤다. 괜찮아, 다시 일어날 거야, 「It’s alright」 신해철의 많은 노래 중에서 요즘 같은 어려운 시기에 함께 듣고 싶은 노래가 「It’s alright」라는 곡이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 ‘자기애(自己愛)’ 신해철의 「It’s alright」 이장민 음악치유가 · 『좋은 느낌이 특별한 인생을 만든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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