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5월호

봄날의 위안 오후 늦은 시간, 약국에서 기다리지 않고 마스크를 샀 습니다. 한 시간 반 이상 줄을 서서 떨며 기다렸던 얼마 전의 상황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습니다. 며칠간의 불안을 견디며 기다린 보상으로 손에 쥐어 진 얇은 마스크 두 장은, 앞으로 일주일 동안 내 건강 을 지켜주는 보장보험처럼 든든한 의지가 될 것입니다. 60년대 후반, 배급받은 밀가루 한 바가지와 화학비료 한 포대는, 그 봄날의 배고픔을 달랬고 한철 농사에 대 한 희망이 되었습니다. 문득 그때가 떠오르는 것은 어려울 때를 기억하고, 라 면 한 봉지와 비료 한 포대의 소중함, 마스크 한 장의 행복을 잊지 말라는 뜻이 아닌가 합니다. 감염병을 이유로 생활습관이 많이 변해 갑니다. 운동 선수처럼 불끈 쥔 주먹을 서로 쿵 부딪치거나, 택견의 품새처럼 발로 종아리를 툭 차는 것이 인사랍니다. 약 하게 치면 성의가 부족해 보이고 세게 치면 아픕니다. 존경과 공손함의 표현이 인사인데, 왠지 좋게 보이지 않는 것은 저의 경직된 고정관념 때문이겠지요? 적당 한 거리에서 공손하게 허리를 굽히는 전통적인 우리의 인사법이 감염 방지에 더 적당하고 훌륭해 보입니다. “넘어지면 하늘을 쳐다본 후 땅을 짚고 천천히 일어나 라”는 말이 있습니다. 학창시절에 취미를 물으면 “독서 와 음악감상”이라 답했습니다. 책은 거리가 멀고 라디 오조차 없었지만, 그럴듯해 보여서 한 거짓말이 어느 새 사실처럼 자연스러워졌습니다. 쉬는 참에 잊고 지낸 숙제나 할까 하여, 오디오에 전기 를 먹이고 오래된 이름 모를 음악 CD 한 장을 올려 봅 니다. 음악감상이 취미는 아니지만 즐기고 있으니 조금 은 마음이 편해집니다. 몇 분의 편집위원이 어렵게 편집회의를 하던 때가 있 었습니다. 이제 의욕과 능력이 넘치는 분들이 함께하게 되어 그동안 아쉽고 죄송스러웠던 문제들이 해결될 것 입니다. 봄이 이토록 화사하게 깊어졌으니 풍성한 가을 을 기대하며 열심히 노력하려 합니다. L E T T E R E D I T O R’S 98 편집위원회 레터 권중화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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