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8월호

어)’이 펼쳐져 있고, 땅 아래에는 160여 개의 용암동굴이 흩어져 있다. 작은 섬 하나에 이렇게 많은 오름과 동굴이 있는 경우는 세 계적으로도 드물다고 한다. 제주는 2002년 생물권보전지역 지정을 시작으로 2007년 세계 자연유산 등재, 2010년 세계지질공원 인증까지 UNESCO 3관왕 을 달성하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 는 일이다. 특히 2007년 9월, 제주 올레1코스(성산일출봉 부근) 가 개장하면서 전 세계인이 함께 가꾸고 보전해야 할 ‘환경자산 의 보물섬’으로 한 단계 더 도약했다. 지구의 나이가 45억 년이고, 한반도의 나이가 30억 년이라면, 제주의 나이는 75만 년 전 한라산에서 화산이 분출되며 시작되 었다. 성산일출봉은 10만 년 전 바다에서 마그마가 올라오며 생겨난 섬이다. 제주도의 본섬과 연결된 것은 불과 800년 전이다. 성산일출봉은 분화구 둘레에 뾰족뾰족한 용암이 살아 있는 상 태에서 그대로 굳어 왕관의 모습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이 너무 신 기해 필자는 ‘성산일출봉보다 더 멋있는 자연환경이 세계에 또 있 을까!’ 감탄하며 오르내리곤 했다. 성산일출봉은 말미오름, 광치기 해변, 섭지코지, 우도, 대수 산봉 등지에서 보는 조망이 각각 다르다. 그중 가장 멋있는 조 망은 섭지코지에서 바라보는 모습이다. 섭지코지 해녀의 집에 서 바라본 성산일출봉은 장관이지만, 필자는 동료 법무사들 (변원섭, 박경일, 신동진)과 광치기해변에 발을 담그고 막걸리를 마시며 바라본 성산일출봉을 잊지 못한다. 제주 하면 올레길을 빼놓을 수 없다. 언론인 출신의 제주올레 서명숙 이사장이 산티아고순례길(프랑스에서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으로 가는 약 800km의 길)에서 만난 한 외국인이 “왜 너 희 나라에는 좋은 길이 없니?”라는 말에 자극을 받아, 성산일출 봉을 중심으로 한 1코스를 시작으로 총 26코스(총 425km)의 제 주올레를 개척했다. 현재는 주코스 외에도 10-1(가파도)처럼 많은 수의 짧은 코스도 개발 중이다. 제주올레 완주하고파 제주살이 결심 필자가 2010년 1월 1일, 처와 중3인 딸, 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과 함께 처음으로 제주 한 달 살기를 시작한 것은 ‘올레코스 완주’를 목표했기 때문이다. 법무사 개업 11년차, 이제는 안식년을 가지고 좀 쉬면 서 삶을 재충전하고 싶었다. 제주살이에 가족들을 모두 동반한 것 은 한 달 정도 제주에서 살면 가족들 건강 에도 좋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몸이 약 한 처가 3남매 육아로 방학 때면 너무 지 쳐 있는 데다가 고등학교 3년 과정을 앞둔 둘째 중3 딸의 체력 단련을 위해 제주 음 식으로 영양보충도 시켜주고, 도심 속 아 파트 생활로 아토피가 생긴 초등생 아들 에게 자연 속에서 심신을 단련시켜 주고 도 싶었다. 그러나 이런 훌륭한(?) 계획을 실행하 기까지 딸아이의 심한 반대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딸아이는 거의 반 강제적으로 한 달 살기에 참여했다. 딸은 훗날 대학생이 되어 “그 좋은 기회를 끌 려 다닌다고 생각해 제대로 즐기지 못했 다”며 후회했는데, 가족 동반 제주살이에 서 독립성이 발달하는 10대 자녀를 잘 설 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는 점을 알려드린다. 이 외에 또 하나 어려웠던 점이 있었는 데, 법무사 업무의 특성상 사무소 문을 완 전히 닫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 이 필자는 매주 화요일 제주발 첫 비행기 를 타고 사무소로 출근해 목요일 저녁 비 행기로 돌아와 기족들과 합류하는 일정 으로 한 달을 살아야 했다. 제주 한 달 살기 첫 2주에는 필자가 출 79 법무사 2020년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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