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하는 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3일간은 남은 가족들끼리 서귀포의 도서관과 보 복리 마을 독서실에서 시간을 보냈고, 금 요일부터 월요일까지 나흘간은 가족 모두 가 애초 목표대로 하루 약 15km 정도의 올레길을 걸었다. 그리고 나머지 2주는 올 레길과 지질 트레킹길, 한라산 둘레길, 곶 자왈, 오름 등을 골고루 돌아다녔다. 겨울에는 따뜻한 서귀포로 수년 전부터 추위에 약해진 우리 부부 는 장기체류를 위해 제주가 아닌 따뜻한 서귀포를 택했다. 서귀포는 겨울에 서울 보다 약 10도 정도 기온이 높다. 제주에는 겨울에 북풍이 부는데, 동쪽인 성산 쪽과 서쪽인 한림 쪽은 바람이 아주 드세지만, 한라산에 가로막힌 서귀포는 매서운 겨 울바람을 느낄 수 없다. 그러나 서귀포시는 제주시보다 대중교 통이 좋지 않다. 서귀포에서 제주의 편백 나무, 삼나무가 15킬로 늘어져 있는 사려 니숲길, 조릿대군락지가 끝없이 펼쳐져 있는 절물휴양림, 한라산둘레길, 360여 개의 오름(기생화산), 초록융단으로 덮인 곶자왈과 5개의 유인도(우도, 비양도, 추 자도, 가파도, 마라도) 등의 비경을 보러 가기에 많은 불편이 따른다. 절물휴양림 같은 곳은 제주공항에서 직접 가는 버스가 수시로 있지만, 서귀포 에서는 펜션으로 가서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데 그마저도 몇 시간에 한 대가 다닌 다. 렌터카를 빌리지 않고 도보여행을 즐 기는 우리 부부에게는 서귀포가 그래서 매우 불편하지만, 그럼에 도 따뜻한 서귀포를 포기할 수는 없다. 서귀포에는 혹한기에도 새 섬, 소공원, 칠십리길, 이중섭산책길 등 쉬명 걸명 산책과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숙소와 식사에 관한 몇 가지 팁 우리 가족이 처음 묵은 숙소는 서귀포 칼호텔 근처 보복리 마 을에 있는 ‘라임오렌지빌’이었다. 중간에 법환과 강정 사이에 소 재한 파미유리조트로 한 번 옮기긴 했는데, 아침식사가 훌륭하다 는 것과 각 방에 스파가 설치되어 있는 것 빼고는 라임오렌지빌이 살기에는 여러모로 편리해 이후부터는 라임오렌지빌을 애용했다. 올해는 주말에 큰딸이 3일 다녀가긴 했지만, 주로 우리 부부만 묵었기 때문에 거실 하나에 방 하나가 딸린 스토리룸을 얻었다. 숙박비는 70만 원(12박13일)을 지불했다. 자연친화적인 단독형 펜션이어서 숙박비가 비싸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라임에서는 아침식사를 제공한다. 아메리칸 스타일의 간편식이 긴 해도 귤도 무제한 먹을 수 있고 크게 부족함은 없다. 우리 부 부는 귤을 더 많이 먹으려고 주서기를 가져가 아침, 저녁으로 갈 아 먹기도 했다. 점심식사는 주로 올레길 ‘해녀의 집’을 자주 찾았다. 성게국수, 보말미역국, 전복죽이 주 메뉴다. 서귀포시장 앞에 있는 쌍둥이 횟집도 좋다. 오후 3시까지 회덮밥 등을 파는데 가격도 싸고 맛 도 훌륭해 이보다 가성비가 좋은 식당이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 밖에는 서귀포 올레시장에서 보리빵, 오메기떡, 메밀떡 등을 사서 올레길을 오를 때 간식으로 먹었다. 대부분 사람들은 제주 하면 흙돼지를 떠올리지만, 우리 부부는 흙돼지 오겹살이나 갈치구이, 고등어조림 등을 파는 식당은 거의 가지 않았다. 어쩌다 해녀식당이나 백반집을 못 가는 날 그런 음 식점에서 밥을 먹게 되면, 대부분은 너무 비싸고 생각보다 맛이 없어 실망하곤 했기 때문이다. 특산물을 메뉴로 먹고 싶다면 식당보다는 서귀포시장에서 소 라, 전복, 방어회, 흙돼지 오겹살, 갈치 등을 사서 숙소에서 직접 80 문화가 있는 삶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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