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9월호

L E T T E R E D I T O R’S 무작정 걷기의 힘 법무사로 개업한 지 올해로 15년. 지난 시절을 돌이켜 보자 니 처음 5년이 지날 무렵이 떠오른다. 민사소송 관련 업무를 주 업무로 삼고 도전했으나 의뢰인이 가져온 사실관계 정리 와 서투른 법리해석으로,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컴퓨터 자판과 씨름하느라 집과 사무실만 오갔던 그때, 모든 근심·걱 정을 내려놓고 히말라야 오지를 무작정 걷고 싶다는 오랜 꿈 이 떠올랐다. 그해 추석 연휴, 안나푸르나 트레킹에 참가하면서 나의 히말 라야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은 부탄 에서 네팔, 티베트, 인도, 파키스탄까지 총 4,500km에 이르 는 히말라야 산맥을 따라 걷는 길이다. 이 중 네팔 히말라야 트레일은 1,700km로 대부분이 해발 3,000~5,000m의 험 준한 길이다. 이 대장정의 길을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네팔 히말라야 트 레일을 다섯 구간으로 나누어 걷는 계획에 따라 지난해 가을 네 번째 구간을 걷고 돌아왔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다섯 번째 구간을 걷고, 내년에 극심한 고산 증세로 포기해야만 했던 첫 번째 구간(칸첸중가~마칼루~이스트콜, 웨스트콜~암푸랍차~ 추쿵)을 걸으면 비로소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 복병을 만나 그 꿈이 늦춰지고 있다. 히말라야에 그레이트 히말라야 트레일이 있다면 우리에게는 백두대간이 있다.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북쪽 백두산에서 시 작해 남쪽 지리산에 이르는 1,400km의 크고 긴 산줄기로, 현재 우리가 걸을 수 있는 길은 그중 지리산에서부터 진부령 까지다. 산을 알았다면 백두대간도 걸어주어야 마땅할 것이어서 2014 년 4월부터 2016년 9월까지 백두대간을 걸었다. 걷다 보니 어 쩌다 바윗길을 지날 때면 신이 났다. 그래서 암벽 등반을 배 워 지금은 매주 일요일마다 바위에 매달려 있다. 여러 가지 사회적 요인과 코로나 사태로 인해 법무사들은 직 업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렇다고 걱정만 하고 있을 수는 없 다. 주말만이라도 자신에게 맞는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하면 서 업계에 닥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정신적·육체적 힘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98 편집위원회 레터 나희숙 본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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