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법무사 11월호

퇴역군인 ‘데이비드’는 10년 동안 복무했던 아프가니스탄을 떠나 런던 경찰청 특수경호대 에서 일하게 된다. 전쟁 트라우 마에 시달리던 데이비드는 아 내와 별거하고, 어느 날 아이들 과 기차를 타고 아내의 집으로 향하다 화장실에서 온몸에 폭 탄을 장착한 이슬람 여성을 발 견하게 된다. 폭탄제거반과 경찰이 사건 현장에 도착하고, 테러로 의심 되는 상황에서 이슬람여성을 사살하라는 명령이 떨어진다. 데이비드는 여성을 구하기 위 해 자신의 몸을 붙여 경찰이 총 을 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우여 곡절 끝에 여성과 승객들을 구 조한다. 곧이어 내무부장관 줄리아 몬테규의 경호원으로 승진하게 된다. 줄리아는 대테러 정책을 주장하며 민간사찰의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으로 많은 미움을 사고 있는데, 데이비드 를 전쟁으로 내몬 인물이기도 하다. 자신의 일과 개인감정 사 이에 마찰을 일으키는 데이비 드는 내무부장관을 둘러싼 암 살계획에 의도치 않게 휘말리 게 된다. Synopsis 강화’라는 두 가치의 충돌이 점점 깊어지기 시작한다. 내무부장관임에도 불구 하고 다양한 압박에 시달리는 몬테규는 영국 총리와의 비공식적 만남을 가지 기도 하고, 강연장에서 폭발물이 터지는 사고까지 겪게 된다. 몬테규가 그토록 지키고 싶었던 것은 영국의 안전이었지만, 그에 속해 있는 개인으로서 자신의 안전은 보장받을 수 없다. 여기서 희생되는 또 하나의 ‘개인 의 자유’는 바로 데이비드라고 할 수 있다. 데이비드는 원하지 않은 지역에 파병 되어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면서 수많은 동료들의 죽음을 보았고, 심각한 트 라우마를 앓고 있다. 그의 아프가니스탄 파병은 국가를 위해 거부할 수도 선택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데이비드는 전쟁터에서 런던으로 돌아올 때 신고 되지 않은 권총을 하나 들 고 오는데, 이 총은 그가 더 이상 개인의 자유, 즉 자유로운 삶에 대한 희망을 찾을 수 없을 때 사용하고자 몰래 들여온 것으로 보인다. 묵직한 주제의식에 재미까지, 완성도 높은 수작 몬테규와 데이비드는 물리적으로 가까워지면서 서로의 사생활을 알게 되는 데, 이 과정에서 둘은 점점 자신의 선택에 대한 의문과 회의를 느끼게 된다. 몬 테규는 영국을 위해 내린 선택이 데이비드에게 커다란 아픔이 된 것을 목격하 게 되고, 데이비드는 자신의 모습이 영국의 정책을 만들고 주장하는 내무부장 관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게 된다. 데이비드와 몬테규의 이러한 아이러니한 관계 설정은 개인과 정부, 소수와 집단이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어느 하나의 가치를 위해 다른 하나 의 희생이 강요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제의식을 드러내는 장치다. 넷플릭스의 예고편만 보고 경호원과 내무부장관의 은밀한 사랑을 다룬 멜로 물일 것이라 생각한 시청자들이라면, 아마도 본편을 보고 깜짝 놀랄 것이다. 테 러, 범죄, 정치, 그리고 무엇보다 집단적 정의에 희생되는 개인들의 모습을 디테 일하게 보여주면서 실제 유럽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테러’라는 사회적 이슈를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의 고민을 묵직하게 던져주기 때문이다. 「보디가드」는 스릴 넘치는 반전과 유럽이나 영국정부의 여러 정치 상황들이 매우 현실적으로 묘사될 뿐 아니라, 영국드라마 특유의 냉철하고 어두운 분위 기에 스릴 넘치는 장면 구성, 매회 신뢰할 수 있는 인물과 그렇지 않은 인물을 구분해 내는 재미까지 여러모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다. 현재 시즌 1이 제작 되어 언제 시즌 2가 제작될지 기약은 없지만, 과연 시즌 1의 완성도와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다. 85 법무사 2020년 11월호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