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2월호

감정을 돌보는 것이 중요한 이유 우리 인간은 종종 마음이라는 녀석 때문에 애를 먹습니 다. 항상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는 않기 때문이죠. 일을 할 때에 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고, 여가시간에는 즐기기만 할 수 있다 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여러 가지 감정에 따라 휘청거리 는 게 보통의 우리네 모습입니다. 격한 감정은 예상치 못한 행동을 하게 만들고, 깊은 우울 감이나 무력감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기도 합 니다. 그런 날은 일을 해내기가 여간 힘든 게 아닙니다. 그뿐인 가요, 분노로 욱하는 마음 때문에 부부나 자녀 등 소중한 관계 가 틀어지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렇듯 감정을 잘 돌보지 않 으면 일도 관계도 흔들리고 맙니다. 반대로, 감정을 잘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일도 잘 합니다. 어떤 일이든 사람과의 소통을 피할 수가 없는데, 이 소 통은 감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법무사의 업무 또한 사람을 대 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감정이라는 녀석을 돌보 는 것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감정에 서툰 것이 사실입니다. 예의와 체면을 중시하는 한국은 감정을 숨기는 게 미덕이라 여기는 문화 때문에 더욱 그렇지요. 자신의 기분이 어떤지, 또 불편한 감정을 어떻게 처리하고 표현해야 하는지 낯설어합니 다. 이 때문인지 술에 의지해 해결하려 하거나 너무 참다가 터 져서 병이 되는 일도 생겨나지요. 감정을 잘 다루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죠. 하버드대학교 심리학 교수이자 『감정이라는 무 기』의 저자 수전 데이비드는 감정을 잘 다루면 삶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도 삶을 살아가는 무기를 갖기 위해 감정을 지혜롭게 다루는 법을 알아보고자 합니다. 감정에는 좋고 나쁨이 없다 우선 ‘감정’이라는 녀석을 이해해 봅시다. 감정은 외부의 자극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입니다. 어떤 정보나 경험이 들어 오면(input) 자동적으로 나타나는 반응(output)이지요. 예를 들어 누군가 자신에게 무례하게 행동하면 자동적으로 화가 납니다. 그리고 그 감정은 어떤 식으로든 행동을 하게 합니다. 표정이 일그러진다거나 언성을 높여 말을 하는 등의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지요. 어쨌거나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감정이 ‘자동적’으로 나타 나는 것이라는 점입니다. ‘분노해야지’ 또는 ‘기쁨을 느껴야지’ 라고 결심한다고 해서 분노 또는 기쁨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 라는 겁니다. 자극이 들어오면 내 의도와 상관없이 기쁨도 슬 픔도 불안도 분노도 떠오르는 것이지요. 때문에 감정 그 자체는 도덕적이지도 선하지도 않습니다. 그렇다고 악하지도 않습니다. 그저 일어난 사실 그대로입니다. 때로는 상황에 부합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조심스럽게 상담을 요청했던 한 40대 여성분은 몇 년 전 남편과 사별한 분이셨습니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보내 고, 한동안 아무 감정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장 례식장에서도 너무 덤덤하게 있고, 남편의 옷과 짐을 정리하 면서도 차분해서 스스로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6개월 뒤쯤 통제할 수 없는 깊은 슬픔이 쓰나미 처럼 밀려왔다고 합니다. 허무감과 상실감까지 더해져 일상생 활이 불가능할 정도로요. 아이 친구 엄마들과 식사를 하는데 갑자기 죄책감이 밀려왔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뜬금없이 눈물이 터져 버렸다고 합니다.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 불쑥불 쑥 통제할 수 없는 슬픔이나 공허감, 죄책감 같은 감정에 압도 감정을 잘 이해하고 다룰 줄 아는 사람은 일도 잘합니다. 어떤 일이든 사람과의 소통을 피할 수가 없는데, 이 소통은 감정을 기반으로 합니다. 법무사의 업무 또한 사람을 대하는 일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이 감정이라는 녀석을 돌보는 것은 중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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