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3월호
퇴직후개업, 마주친현실 “2010년 검찰을 퇴직하고 개업을 하니 지인들이 많 이 도와주었습니다. 등기의뢰도 들어오고 거래처도 소개 해 주었습니다. 그런데 등기 실무는 말할 것도 없고, 이론 을모르니상담이잘안되는겁니다. 경험이 많은 직원의 도움으로 순간순간은 모면할 수 있었지만,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 습니다.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 하지만 업무적인 신뢰는 또 다른 것이니까요. 그래서 등기법 공부를 시작했습니 다.” 기필선 법무사(서울중앙회)의 첫마디가 “‘본직 중심 의사무실운영’이란바로이렇게공부부터시작하는것” 이라고 설명하는 듯하다. 남들보다 내세울 것도 없고 잘 한 것도 없는데, 하며 겸손해하지만 업무지식의 필요성을 느끼고 공부를 시작한 사실에서 이미 그는 남다른 모습 이다. “20여 년 봉직한 검찰을 떠나 법무사로 새 출발을 하면서 쉽지는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습니다. 선배들의 경험담도 많이 들었고요. 그래도 성실한 자세로 열심히 하면못할게뭐있나, 하고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인들의 적극적인 도움에도 제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니 업무 진행이 원활하지 않았습니다. 제 자신의 부족함을 바로 실감했지요. 먼저 업무지식을 갖 추어야 영업도 할 수 있고, 직원들도 관리·감독할 수 있 다는걸절실히깨달았습니다.” 영업사무장멀리하고, 등기법공부에매진 지금우리업계는 ‘본직중심사무실운영’에명운을 걸다시피 하고 있다. 불법적인 명의대여와 영업사무장 중 심의운영에서탈피하여본직이의뢰인을직접만나법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하고 추락 한 법무사의 위상을 회복하자고 소리 높여 외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우리 업계의 당면 과제를 기 법무사는 개업 당시부터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지금도 중견 법무사로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그 누구보다 통감하고 있음을 인터뷰 를시작하면서부터느낄수있었다. 기 법무사는 20여 년의 검찰수사관 경력으로 온갖 불법과 비리를 보아왔기에 우리 업계의 문제와 부조리를 금방파악하고해결책을찾을수있었던것같다. 개업때 부터 영업사무장을 멀리하고 업무지식을 제대로 갖춰 정 도를걷겠다고결심한것에서부터그의강직한성격과소 신을엿볼수있다. “학교다닐때부터공부에는꽤자신이있었지만, 막 상 등기법 공부를 시작하니 쉽지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법무사는 제가 앞으로 평생 해야 할 직업이고, 명색이 검 찰공무원으로 봉직하면서 정의사회 구현에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왔는데, 비정상적인 사무실 운영은 상상조차할수가없었지요. 힘들 때마다 ‘정도를 간다’ 하고 각오를 다졌고, 대 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성씨 중 하나인 우리 ‘기’ 씨 문 중의명예를생각하면서등기법책을읽었습니다. (웃음)” 기 법무사는 영업사무장을 두지 않을 정도로 자부 심과 자존감이 강하고, 명예를 중히 여기는 사람이다. 그 런그가이런일화도소개한다. “거래처에서 상담의뢰가 왔을 때, 법전을 들고 가서 내용을 확인하며 상담을 한 적도 있습니다. 저도 조금은 창피했고, 거래처도법무사가잘모르는구나하는눈치였 지요. 하지만 철저히 하려는 자세에 오히려 더욱 신뢰를 하더라고요.” 우리업계에서 ‘본직중심사무실운영’에대한본격 적인 주장은 불과 몇 년 전에 시작되었다. 기 법무사가 개 업한 2010년당시에는지금처럼업계의관심을끌지못했 고, 용어자체도낯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개업 초기부터 ‘본직 중심 사무실 운영’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실질적으로 실천해 온많지않은법무사들중하나다.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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