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삶은 계속된다 시 봄이 오는 길목에서 박동일 법무사(제주회) · 시인 지난 겨울은 참으로 매웠네 흐르는 것들은 모두 제 자리에서 발이 묶이고 하늘을 나는 새들도 날갯죽지 부러지고 이웃과 이웃 사이에 어름벽이 처지고 사방은 뿌연 잿빛에 눌려있네 그 속을 뚫고 봄이 찾아왔네 가냘픈 매화꽃에 업혀 발자국 소리도 없이 어느새 내 앞에 서있네 연약한 잎새가 단단한 시멘트 바닥 뚫고 나오듯 벗이여 우리도 내일을 열어야 하지 않겠나 보습과 괭이 날 세워 언 땅을 열어 나무를 심자구나 그것이 꽃과 열매가 실한 사과나무든, 꽃이 열매고 열매가 꽃인 무화과든 봄볕이 긴 겨울 참고 견딘 우리 어깨를 모른 체 할리야 어제는 추억일 뿐 내일을 막을 수 없으리니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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