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3월호
수면이 은빛 날개를 퍼덕인다. 용광로처럼 일렁이 기도 한다. 구름이 비치면 파란색 거울 같기도 하다. 계절 마다 변신을 거듭한다. 바로 집 앞에 있는 호수 이야기다. 기온이 오르자 사람들이 햇살을 받으며 산책을 하 거나 벤치에 앉아서 호수를 감상한다. 근처 카페에서 차 를 마시고, 음악을 듣는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꽃망울 처럼 터진다. 거실 안쪽까지 차지하던 햇살도 차츰 면적을 줄여 간다. 해의 고도가 높아지는, 봄이 오는 신호다. 호수를 그림과눈을 맞출때 남향으로 오시는 봄볕을 마중하다 오지호의 「남향집」 오지호, 「남향집」, 캔버스에유채, 80.5×65cm, 1939, 국립현대미술관소장 김남희 화가 · 『옛 그림에기대다』 저자 슬기로운문화생활 지금이순간, 바로이그림이야기 산책하며 봄볕을 쬔다. 오지호(吳之湖, 1905~1982)가 그린 「남향집」의 소 녀가 되어 해바라기를 한다. 볕을 가득 품은 고목이 다 른 나무를 바라보게 하는 따스한 그림이다. ‘한국적인상주의’ 정립한화가 한국식 인상주의 화풍을 실천한 오지호는 전남 화 순군 동복면 독상리에서 태어났다. 서울에서 고등학교 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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