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5월호
로 ‘최저임금 1만원 정책’이다. 이 정책이 등장하기 전, 노 동계는 ‘중위(中位)임금 50% 쟁취’를 주장했다. 중위임 금은 ‘중간에 위치하는’ 임금으로, 해마다 바뀐다. 생활인들 입장에서 중위(中位)임금은 매우 낯선 개 념이다. 게다가 해마다 바뀌니 그해 중위임금이 얼마인 지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노동계의 최저임금 캠페인이 대중적 지지를 받지 못했던 이유다. 그런데 2013년, 알바연대(이후 알바노조)가 최초로 ‘최저임금 1만원 인상’을 주장했다. 2013년 당시 시간당 최저임금은 4,860원이었다. 1) 알바노조는 왜 하필 ‘시간당 1만 원’을 주장했을 까? 여기에 어떤 경제학적 근거들이 있었을까? 시간당 1 만 원이 ‘외우기 쉬운’ 금액이라는 게 가장 중요한 이유 였다. 이후 이 주장을 민주노총이 수용하고, 진보정당이 수용하고, 민주당의 진보성향 국회의원들이 수용하고, 나중에 문재인 대선후보가 공약으로 수용했다. 알바노조의 최저임금 1만 원 캠페인은 두 가지 교훈 을 준다. 첫째, 경제학적 논거가 취약해도 대선공약과 국 정과제가 될 수 있다. 역설적으로 단순성의 원리와 정책 의가시성이얼마나중요한지를보여준대표적인사례다. 둘째, 효과적인 이슈화에 성공했더라도 ‘경제법칙’ 과 모순되면 결국 대중적 반발에 직면한다. 실제로 최저 임금 1만원정책은 2020년부터연착륙하게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8년 16.4%, 2019 년 10.9%, 2020년 2.9%, 2021년 1.5%로점차낮아졌다. 법안과 정책의 현실화? 이슈화에 성공해야 지금까지 정책의 개념적 특징과 좋은 정책의 5가지 요건, 그리고 이슈의 특징과 사례를 통한 정책의 이슈화 원리에 대해 살펴봤다. 법무사업계에서 법안을 발의하거 나, 정부에 정책 협조를 요청하여 입법과 실제 정책으로 현실화해 내기 위해서는 법안의 이슈화와 정책의 이슈 화의 작동 원리와 메커니즘을 잘 알아둬야 한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 이 아무리 좋은 법안과 정책이 있어도 성공적인 ‘이슈화’ 가 이루어져야만 통과되거나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1만 원 정책에서 ‘문제제기’ 중심의 접근법에서는 저임금 노동자가 많다는 것만 부각해도 충분하다. 그러나 ‘문제해결’ 중심의 접근법에서는 저임금 노동자가 많다는 것보다 저부가가치 종사자가 많은 것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면 해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최저임금의 급진적 인상이 아니라, 저부가가치 산업이 왜 많은지를 되묻고 그에 대한 정책적 해법을 찾아야 한다. 1) 경향신문, 2017.05.28. 「“최저임금 1만원” 최초주장한 ‘알바연대’ 대변인권문석을아시나요?」 19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