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5월호

사람 사이에서 건강한 마음 지켜내기 행복한 삶을 위해 무엇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국내 한 매거진에서는 심리학자와 정신과 전문의들을 대상으 로 ‘행복’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마음을 연구하고, 마 음이 아픈 사람들을 누구보다 많이 만나봤을 그들이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꼽은 것은, 바로 ‘관계’였습니다. 삶에 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이며, 이것이 개인의 행 복을 좌우한다는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일상에서 관계가 아닌 것이 없습니다. 사람 사 이에서 태어나 가족, 친구, 동료와 유대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뼛속까지 사회적 인간인 우리는 누군가와 공명하며 행복을 느 끼고 누군가와 마찰을 빚을 때 심한 스트레스를 겪게 되죠. 그래서일까요? 심리상담을 요청하는 대부분의 문제가 관 계 문제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부부간의 갈등, 부모에게서 받 은 상처, 직장 상사로 인한 스트레스 등등 마음의 고통에는 항 상 사람이 있어요. 그렇기에 철학자 사르트르는 “타인은 지옥 이다.”라고 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누군가와 함께 살아가는 일 이 지옥을 떠올리게 할 만큼 어렵고 힘들기도 하다는 것이 참 으로 안타깝죠. 작금의 시대를 일컬어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그런데 타인은 그 자체로 완벽한 불확실성입니다. 내 가 아닌 이상 누군가를 예측할 수도, 통제할 수도 없지요. 여 기서 어려움이 발생합니다. 게다가 가까운 관계일수록 스트레 스와 상처가 더욱 큽니다. 가족이나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친구, 또는 매일 마주해야 하는 직장동료처럼 가까운 사이에서 문 제는 생겨나죠. 아무리 가족이라도 내 뜻대로 되지 않는 건 마찬가지일 겁 니다. 하지만 우리는 내 뜻대로 할 수 있을 것처럼 착각해요. 친밀한 관계일수록 이 사실을 망각하게 되기 때문에 문제가 많이 생겨나는 겁니다. 내 자식을, 내 배우자를, 직장동료를 가 까운 만큼 잘 알고 있다는 오만은 서로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없 게 만들고, 선을 넘게 만듭니다. 이것이 거의 모든 문제의 시작 이라고 볼 수 있지요. 그럼에도 마음 전문가들이 ‘관계’를 행복의 주요 요건으로 언급한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돈이나 능력 등 다른 조건들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신뢰롭고 단단한 관계가 있다면 삶 전체 를 행복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정서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온기를 나눌 수 있는 단 한 명만 있어도 삶의 어려움을 견디기 에 충분하지요. 때문에 아무리 인간관계가 피곤하더라도 도망가거나 고립 되기보다는 지혜와 배려를 연습하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함께 할 수 있는 지혜가 사람 사이를 단단하게 만들어 줄 테니까요. 그래서 이번 호에서는 사람 사이에서 덜 상처주고 덜 상처받으 며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두 가지 지혜를 알려드리고자 해요. 내가 옳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너무 애쓰지 말 것 첫 번째는 내가 옳다는 걸 증명하는 데 너무 에너지를 쓰 지 말자는 것입니다. 부부 문제로 상담을 요청했던 A씨는 오랜 시간 남편과의 다툼으로 지쳐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소한 문 제로 시작해서 서로가 자신이 옳다는 것을 주장하는 데 혈안 이 되는 상황을 반복하는 패턴의 싸움이었습니다. 매번 감정 만 상하고 나아지는 것이 없어 이혼이 답은 아닐까 생각하기 도 했습니다. 그러던 그녀가 상담을 통해 누가 옳고 그른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싸움으로 이어지는 분노 감정 의 아래에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자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 습니다. A씨는 육아를 위해서 일을 그만뒀고, 시댁의 잦은 집 안행사에도 묵묵히 참여해 왔습니다. 가족을 위해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지만, 실은 남편이 “고 맙다”는 말 한마디 없는 것에 대한 큰 결핍을 느껴왔던 것입니 타인은 나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번 타인을 통해 내 존재를 확인받을 수는 없어요. 다른 이들의 동의를 받지 않아도 당신이 했던 옳은 일은 여전히 옳아요. 내가 맞다는 걸 증명하느라 과도하게 에너지를 소비할 필요가 없습니다. 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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