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5월호
전쟁때도 8개월간학교를못간적은없었는데… 코로나19 감염병이 이미 한 해를 훌쩍 뛰어넘어 두 해가 되고 도 그칠 줄을 모른다. 그나마 백신이 접종되기 시작해 다행인 상황 이지만, 부작용 우려도 여전하여 죽음이라는 불안한 상상을 지울 수 없게 한다. 그러나 모든 인류가 한편으로는 팽창과 질주 본능에 따라 성장 과 효율, 개발만을 추구해 오던 가치에 대해 돌아보고, 환경과 복지, 인간다운 진정한 삶에 대해 성찰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다행스러운 면도 있다. 거듭 생각해 봐도 코로나19는 아무런 면역이 없던 우리들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재앙이었다. 일찍이 전쟁과 수많은 역사적 상처를 경험했던 필자 세대에게는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우리를 집어삼킬 것 같은 공포와 충격을 주었다. 멈출 줄 모르는 코로나19의 기세는 인간의 이성적 능력을 마비 시키고, 평온한 일상을 살아가던 많은 사람들을 경제적 위기에 빠뜨 리며, 우리가 소중히 생각하던 많은 것들을 하루아침에 잃어버리게 했다. 무릇 사회생활에 있어 공동체 의식은 저절로 형성되는 것이 아 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부단한 교류와 소통이 있어야 가능한 결과다. 다원적인 사회는 타협과 화합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러기에 사람이 모이면 미래가 된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대면문화에 익숙해 있던 사람들이 지금과 같이 서로의 간격을 좁힐 수 없는 상황에서 소통이 어디 쉽겠는가. 길이 보이면 두렵지 않다고 했는데 그 길이 보이지 않아 답답하다. 상식적으로 일 상을 살아가던 사람들도 코로나19에 주눅이 들어버린 것 같아 안타 깝다. 필자는 1945년 8월 15일,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주의에서 해방 되는 환희를 맛보았고, 초·중등학교 시절에 1950년 6월 25일, 동족 상잔의 끔찍한 전쟁을 겪었던 사람이지만, 그런 난리 통에도 지금과 같이 8개월 이상 등굣길이 막혔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지금의 코로나19가 얼마나 치명적인 상황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6·25전쟁과 코로나19와 같은 끔찍한 체험은 겪지 않았으면좋았을테지만, 역사속에서인류를위협하는위기와고난은 언제나 있었다. 문제는 이럴 때일수록 미래를 조망할 혜안이 필요하다 는것이다. 고통을성장으로승화하는성숙한 문화의식없이는미래도없을것이다. 끔찍한체험은이제그만 이제 더 이상 코로나19의 무자비한 횡 포를 용납해서는 안 되겠다. 지혜는 위기 속 에서 터득되고, 간절함에는 놀라운 에너지 가 있다. 그러한 지혜와 에너지를 힘껏 발산 하며,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하고 희망찬 미 래를 열어보자. 미래를 창조하는 데는 사람이 핵심이 다. 우리 모두가 냉철하지 않은 참여적인 관 찰자로서, 그리고 말쟁이가 아닌 일쟁이가 되어보자는 것이다. 백신접종이 완료된 이스라엘에서는 전 국민이 마스크를 벗었다고 하고, 우리나라 도 올해 11월까지 집단면역이 가능한 백신 물량을 확보했다고 하니 코로나19도 내년 초에는 완전히 퇴치될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이번 위기를 계기로 우리나라 의 백신관리 체계를 대폭 정비했으면 한다. 기존의 수세적 체계에서 다양성과 전문성 그리고 창의성 등을 고루 갖춘 강력하고 다 기능적이고 공세적인 체계로 전환하는 것이 다. 이와 같은 만반의 준비가 없다면, 첨단화 하는 문명과 정비례하는 악성오염물질의 발 호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현재의 질병관리청장을 부총리 격으로 격상하고, 그에 걸맞은 위상 의 새로운 부처를 신설했으면 좋겠다. 앞으 로는 코로나19와 같은 끔찍한 체험을 그만 겪었으면 한다. 이제는 내 노년의 평온한 일 상을 되찾고 싶다. 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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