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6월호

슬기로운문화생활 그래도삶은 계속된다 수상 안재문 부산지방법무사회장 · 사단법인 부산국제교류협회장 부산 수영구 민락로 19번길.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 말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를 들을 수 있는 곳. 광안리 해수욕장 부근 에 있는 이곳은 바로 ‘부산일본인학교’다. 부모 중 한쪽이 한국 사람이거나 부모 모두가 한국사람인 36명의 아이들이 초등 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사이좋게 모여 공부하고 있다. 필자는 2020.10.27. 일본인학교의 초청 으로 자선바자회에 참석해 즐겁게 뛰어노는 천진한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잔잔한 감동 을 받은 적이 있다. 올해에도 학교장 하라노 도시유키 씨로부터 4.22. 개최되는 제46회 초·중등부 입학식 안내장을 받았으나 코로 나19로 참석지는 못하고, 대신 입학식을 앞 둔 4.15. 미리 학교를 방문해 학용품 상품권 을 전달하고 격려한 바 있다. 원래 부산일본인학교는 1975.10.1. 부 산에 주재하는 일본인 회사원들의 자녀교 육을 위해 건립된 사립학교였는데, 한때 60 명에 이르던 학생수가 요즘은 서울 주재 기 업이 늘어나면서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러나 학교가 작은 만큼 교사와 학생의 친밀도가 높고, 자상 한 학습지도가 가능해 좋은 점도 있다. “한국사회의 좋은 점, 참모습을 배움으로써 한일 간 가교역할 을 할 인재를 키우고 있다”는 하라노 교장의 말처럼 지난해 코로나 19가 시작되었을 때는 일본 본국보다 빨리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인근 초등학교와 적극적인 국제교류를 펼치고 있는 등 한일가교 역 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그러나 요즘 일본인학교는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도서실 이나 보건실의 낡은 냉방기가 고장 나도 교체할 수가 없고, 낡은 축 구공을 새 공으로 바꿔주기도 어렵다. 보건실은 있어도 보건교사가 없어 학생이 아플 때는 학부모가 와서 집으로 데려가야 한다. 한국어 수업은 외부강사에게 부탁하고 있으나 예산이 넉넉지 않다. 부산일본인회의 지원을 받고는 있으나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이 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학생들의 표정은 무척이나 밝다. 한 중학생은 “한국도 일본도 좋아하는 나라”라며 “영어도 열심히 공부해 국제적 으로 활약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고 포부를 털어놓기도 했다. 국가도, 국적도 상관없이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우정을 키우고 한·일 양국을 깊이 이해하는 일본인학교 학생들이 장래 한·일 교류 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인재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악화된 한일관계로 인해 부산일본인학교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 은 적지만, 어린 학생들이 한·일관계의 우호적 미래를 위한 큰 꿈과 희망을가질수있도록응원하는시민들이많아지기를바란다. 희망이 꽃피는 학교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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