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6월호
삼을 만하였던 것이다. 수석 취미 예찬을 늘어놓으면 한이 없지만, 수석에 는 에티켓이 필요하다. 특히 탐석의 경우 에티켓을 지키 지 않으면 남의 빈축을 사거나 말썽거리가 되기도 한다. 자주 들리는 바로는 하천에서 대량의 돌을 반출해 쑥대밭을 만들어 놓거나, 논밭이나 담을 헐어 현지 사람 들의 노여움을 사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데, 우리 모두 가 이런 일은 없도록 삼가야겠다. 혼자에서모두가함께즐기는수석전시 그렇게 열심히 탐석해 모으고 아꼈던 수석들이 이 제는 정든 집을 떠나 있다. 살던 집이 재개발로 인해 이 사를 하게 되면서 많은 수석을 보관할 일이 큰 걱정이었 다. 건강할 때야 무거운 줄 모르고 모아 두었지만 이제는 이 수석들을 어떻게 보관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마침 친형제같이 은인으로 지내던 분이 안면도에 서 큰 팬션을 경영하고 있으니 그분께 여쭈었던바, 흔쾌 히 승낙해 그곳으로 옮기게 되었다. 이후부터는 1년에 한 번 정도, 5월과 6월 사이에 수석을 보러 다녀오곤 한 다. 팬션의 넓은 공간 중에서 가장 주목 받는 전시장에 필자의 수석들이 보관되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런 내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진열된 수석들이 다 소 원망 섞인 모습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는 듯하다. 재 작년 여름에 손자들과 팬션을 방문하여 일박을 하는 여 정 중에 “할아버지 돌들은 어디 있어요?”하고 묻는다. “성빈아, 성현아, 그건 돌(Stone)이 아니고 수석이 란다. 저기 큰 건물에 가면 모든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 시되어 있단다.” 수석의 의미는 잘 보존해 여러 사람들 이 보고 즐기는 데 있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탐석해 모았 지만, 또 그만큼 많은 분들에게 고마움과 감사의 뜻으로 수석을 선물해온 기억이 새롭다. 수석을 취미로 하는 데 있어 특별한 준비물은 필요 없다. 건강한 마음가짐이 중요하고, 등산을 가는 것과 같 은 자세면 충분하다. ‘압축 성장’ 식의 양을 화제로 삼았고, 이런저런 분위기 에 휩쓸려 주말이면 직장동료들과, 혹은 동호인들 틈에 끼어 탐석 대열에 동참하곤 했다. 취미도좋지만, 타인배려하는탐석에티켓필요해 그러나 수석을 즐긴다는 것은 자연미(自然美)를 즐 기고, 탐구하는 것이다. 자그마한 한 개의 돌에서 아름 다움과 의미를 찾아내 온갖 상상(想像)의 세계를 노니 는 것이며, 나아가 생활을 윤택하게 하고, 시정(詩情)과 멋과 풍류(風流)의 인생을 사랑하는 것이다. 수석을 두고 신이 만든 예술품이니, 자연이 빚은 조각품이니 찬사를 하곤 한다. 사실 인공(人工)으로는 도저히 창조할 수 없는, 신비하고도 오묘(奧妙)한 조화 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 수석이다. 수석의 진미는 궁극에 가서 영원성과 부동성(不動 性)의 추구에 도달하게 되고, 끝내는 관조자 스스로의 인격을 반영하는 것이다. 어렵게 표현해 ‘선(禪)의 경지 에 몰입’하는 것이다. 비록 이러한 차원에 이르지 않는 다 하더라도 ‘자연미 애호 레저’로 즐길 만한 것이다. 그것을 입증이나 하듯이 이미 수석 취미는 대중 속 으로 널리 퍼져 경향을 막론하고 오래전부터 붐이 일고 있음은 다 아는 일이다. 수석은 어지럽고 혼탁한 문명사회에 시달리는 현 대인의 ‘자연에의 향수’를 달래주고 ‘자연사랑’의 마음 을 터득하게 한다. 수석은 감상만 하고 있어서는 퇴영적 이 되기 쉽다. 스스로 자연 속으로 들어가 돌을 줍는 일 은 재미요,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좋은 돌을 줍지 못하더라도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만사를 잊고 돌을 찾는, 그 한때의 무심(無心)의 행위와 경지가 더 소중한 것이다. 옛 선비들이 돌(怪石)을 사랑한 것은 대자연이 일 깨워주는 진리를 사랑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가슴속의 속된 기운을 물리치고 돌을 반려자로 삼았으며, 그 고 결한 품성과 깊은 학문을 ‘수석’이라는 자연만을 벗으로 89
Made with FlippingBook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