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7월호

우울증, 쉽게 봤다간 일상이 무너진다 20대 중반의 여성 A씨는 우울감으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멈출 수 없는 눈물이 났고, 종종 깊은 무기력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었다고 해요. 몸은 늘 피 곤했지만 정작 밤이 되면 잠들지 못했고 식욕도 떨어졌습니다. 좀처럼 즐거운 일을 찾을 수가 없었어요. 이 모든 변화가 우울증의 증상인 것을 알고 난 후 정신과 를 찾아갔어요. 약의 도움을 받으며 상담도 받았지요. 하지만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 이해받기가 어려웠습니다. ‘도대체 그렇 게 힘들 일이 뭐가 있냐’는 반응이었어요. 이후 더 깊은 우울에 빠지는 듯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방암에 걸렸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마음의 병이 신체의 병으로 이어졌던 걸까요. 이는 제 친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이미 십 년도 더 된 이 야기이지요. A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던 때는 저 또한 힘든 시기였기에 큰 도움이 되어주진 못했어요. 이후 몸이 아프다 는 얘기를 듣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덜컥 겁이 나더군 요. 물론, 우울증 때문에 암이 발병했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 지만 마음과 몸이 깊게 연결되어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지나 친 스트레스는 면역계에 손상을 일으켜 취약한 신체로 변화시 키죠.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그녀의 우울을 가볍게 여기는 동 안, 그녀는 몸도 일상도 조금씩 무너지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 습니다. 언젠가부터 우울증에 대한 소식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우 울증으로 인한 자살 소식도 듣게 되고요.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서 우울증을 겪는 분들이 더 늘어났어요. 대한신경과학 회가 공개한 2020년 OECD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우울증 유병률은 36.8%였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해서 팬데믹 이후 늘 어난 정도가 가장 높았다고 합니다. 반면 치료율은 최저로 확인되었다고 해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은 늘어났지만, 치료를 받는 건 어려운 환경이라니 안 타까운 현실이에요. 가벼운 우울증이 아닌 심각한 상태에서 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무조건 좋습니다. 약의 도움을 받으면 극복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지요. 우울증을 의지의 문제로만 봤다간 오히려 더 오래 앓을 수 있어요. A씨의 경우처럼 가까운 사람들의 이해를 받지 못 해 더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는 심리 상담을 받는 것 이 큰 힘이 됩니다. 무조건적으로 지지해주는 누군가가 옆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에요. 상담가가 그 역할을 하는 것이고요. 주변에 누군가 마음의 병을 앓고 있다면 ‘노력하면 극복할 수 있다’는 식의 손에 잡히지 않는 조언보다는, 따뜻한 시선으 로 관심 있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병원이나 상담을 알 아봐준다면 더욱 도움이 되겠지요. 그런데 만약 자신이 마음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앞으로 말씀드릴 내용에 집중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울증을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다루어 볼게요. 우울해질 때는 ‘RAIN기법’ 반복하기 ‘마음챙김(mindfulness)’은 여러 번 반복해도 아쉽지 않을 좋은 방법입니다. 지난달에 다루었던 주제이지요. 지난 일을 곱씹는 습관은 우울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인데요. 마음챙김은 이 반추하는 습관을 막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지나간 일을 계속 곱씹으면 객관적인 해석보다는 자신에 게 해로운 판단과 평가를 내리게 됩니다. ‘내가 왜 그랬을까’, ‘나 참 한심하다’와 같은 자기비난 또는 ‘그 사람은 나를 무시 하는 게 틀림없어’와 같은 부정적인 결론으로 가죠. 이럴 때 마 음챙김을 통해 한 걸음 물러나와 생각을 관찰할 수 있게 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울해지면 혼자 있으려고 합니다. 에너지가 떨어져 있기 때문에 모든 게 다 귀찮아지기도 하고, 사람들로부터 상처받는 것도 두렵기 때문이죠. 그런데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위험합니다. 심리적 고립은 인간에게 해로울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뼛속까지 사회적 인간인 우리는 타인과 연결되지 않으면 안 됩니다. 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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