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7월호

사람의 영향력은 상당합니다.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때 우리 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사회적 상호작용을 할 때에 수많은 뇌 회로와 신경전달물질체계는 변화를 갖게 됩니다. 사랑을 받을 때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하지만, 타인으 로부터 거절을 당하게 되면 뇌에서는 통증으로 인식합니다. 소외감을 느낄 때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와 육체적 통증을 느낄 때 활성화되는 부위가 같다고 합니다. 외로운 것과 육체 적 고통은 똑같이 아픈 것이죠. 단절되고 두렵고 외로운 느낌은 우울증을 겪는 사람만이 아닌, 모든 인간에게 위험한 시그널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통 해서 친밀감을 느끼고 살아갈 에너지를 수혈 받아야 해요. 이 와 관련해 알아두면 좋은 호르몬이 있습니다. 바로 ‘옥시토신’ 인데요. 스킨십을 하거나 사랑과 신뢰를 표현할 때 분비되기 때문 에 ‘사랑의 호르몬’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이 호르몬은 스트레 스와 두려움, 통증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우울 증 상태가 되면 이 옥시토신계가 제대로 기능하지 않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옥시토신 수준이 낮은 사람 중에는 우울증 에 걸릴 위험이 높은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반대로 다른 이들과 자주 교류하며 사랑과 신뢰를 나누는 사람들은 우울 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코로나로 인한 우울증도 잘 설명해 줍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친밀감을 느낄 기회가 적어 졌고, 이는 옥시토신 분비가 줄어들게 했을 테니까요. 힘들어도 사회적 관계에서 힘 얻어야 저는 사람이 사람을 통해 살아가고 내면의 힘을 얻는 것 을 생각하면, 헤르만 헤세의 소설 「황야의 이리」가 떠오릅니 다. 자주 방황하며 어디에도 소속감을 느끼지 못하던 주인공 하리 할러가 헤르미네를 만나고 알아가게 되면서 극적으로 변 화해 가는데요. 삶의 의미를 찾고 살아갈 힘을 얻게 됩니다. “내가 당신 마음에 들고 당신에게 중요해진 건 내가 당신 에게 일종의 거울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내 내면에는 당 신을 이해하고 당신에게 답을 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요. 본 래 모든 사람들은 서로서로 상대를 위한 거울이어서 서로 답 을 주고받고 서로 조응하는 거지요.” 우리도 이미 누군가와 서로 답을 주고받고 조응하며 살아 가고 있습니다. 의식하지 않지만 그런 만남 속에서 우리는 살 아갈 힘을 얻게 되는 것이고요. 비록 어떤 인간관계는 스트레 스를 높이고 나의 정신건강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느 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누구도 만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요. 하 지만 분명히 즐거운 상호작용은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우울증 을 예방해 줍니다. 때문에 어렵더라도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 계를 유지하기 위해 늘 고민해야 합니다. 갈등을 겪거나 상처 를 받는다고 해서 모두와 손을 놓아서는 안 되는 거지요. 산후우울증, 코로나 우울증, 노년 우울증은 모두 우리 주 변의 이야기입니다. 나 하나 데리고 살기도 힘든 어려운 시기 이지만, 그럴 때일수록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어야 해요. 그들 을 통해서 힘을 얻을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죠. 그것이 우리 모 두가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이 되는 것이고요. 덧붙이자면, 제 친구 A는 무척 잘 지내고 있습니다. 몸도 회복하고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잘 살고 있어요. 단언컨대 제 주변의 그 어떤 사람들보다 지혜롭게 자신을 돌보며 살아가고 있어요. 어쩌면 아픔이 준 선물일지도 모르겠네요. 스스로에게 말을 건네는 내적 대화는 꼭 용기 내서 해보기를 권합니다. 나의 상태를 정확히 아는 유일한 사람으로서 나에게 절실한 말을 해 줄 유일한 사람도 ‘나’이기 때문입니다. 우울감이 찾아올 때마다 RAIN기법을 반복적으로 해 보세요. 일상에서 마음을 회복하고 유지하는 습관이 되어줄 것입니다.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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