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9월호

도 동참을 시키자는 것이었다. 이 역시 모두가 좋다고 호응을 해주었 고, 변호사와 세무사 두 분도 거절하지 않고 응해주어, 우리의 모임 은 법무사 모임에서 자격사 모임으로 확대되었다. 그런데 그렇게 몇 번의 모임을 해오던 어느 날, 변호사 회원이 자신은 법정 일정상 정기적인 참석이 곤란할 것 같다며 모임에서 빠 졌고, 곧이어 세무사 회원도 불참 의사를 밝히며 빠지게 되었다. 아 마도 법무사가 다수인 모임에 자신만 남아 어울리기가 불편했던 모 양이다. 한 건물에 입주해 있다는 인연으로 직역을 떠나 함께 어울릴 수 있을 것이라는 애초의 생각이 순진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몇 번 의 모임을 하면서 변호사와 법무사가 함께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고, 업무 분야가 다른 세무사와도 쉽게 동화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아 나름대로는 여러모로 신경을 썼던 터였다. 그러나 결국 마음을 붙잡지 못해 떠나보내니 아쉬운 마음이 컸 다. 우리가 너무 우리 분위기에 취해 두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지 못 한 불찰이 있었다는 자성도 했다. 그렇지만 더 이상은 어쩌기 어려워 우리끼리라도 계속 친목을 다져나가기로 했다. 그렇게 새로운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한 모임이 골프 회동이었 다. 오찬 회동만으로는 조금 아쉬우니 모두가 즐기고 있는 골프를 격 월로 함께하기로 하고, 작년 초부터 모임을 시작했다. 그동안 2층과 3층을 2조로 나눠 캐디피를 걸고 층별 대항을 하 거나 정씨, 이씨 조로 나눠 성씨별 대항전을 벌이기도 하는 등 즐거 운 시간을 함께 보내며 돈독한 친목을 다졌다. 서진클럽, 지금처럼오래오래함께하기를! 그런데 지난 7월의 어느 날, 골프회동을 위해 함께 골프장으로 가던 중에 정씨 회원 하나가 오는 12월에 사무실을 이전하게 되었다 고 해서 모두가 적잖이 놀라고 많이 서운해했다. 듣고 보니 다행히도 이전하는 사무실이 옆 건물이어서 “건물이 달라져도 부디 우리 모임에는 빠지지 말고 참석하라”는 당부를 했고, 그러겠다는 답변을 듣고서야 안심이 되었다. 돌이켜 보니 우리 네 사람은 법무사로서 사무실을 이전하는 통 상의 일에도 크게 상심하고 놀랄 정도로 시나브로 깊은 정이 든 것 같다. 우리는 모 임의 이름을 ‘서진 클 럽’이라고 지었다. 서로 경쟁상대가 아닌 협 력관계, 선후배 관계로 돈독히 지내자는 취 지에서다. 어느덧 우리 네 사람은 마음이 통하는 친구이자 가족 같은 사이로 발전해 있음을 느낀다. 대체로 각자의 사무실을 단독으로 운영하며 일하는 법무사들로서는 오랫동안 한 공간에서 동고동락하는 보통의 직장인 들과 같은 동료애를 쌓아가기가 어렵다. 그러나 우연히 한 건물에 입주한 인연 으로 우리 네 사람이 이만큼의 깊은 동료애 와 우정을 쌓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가 너 그러운 인품과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기 때 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 빌딩에서 지 금처럼 오래오래 우정을 나누며 함께 일하 고 싶다. 서진클럽이 함께한 지 4년, 4번의 여름 을 보내고 다시 가을을 맞이한다. 작년부터 금년까지 코로나19로 인해 우리 모두의 마 음에 고통과 상처의 얼룩이 짙게 배어 있지 만,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은 찾아왔다. 산야 에는 가을의 전령인 샛노란 국화가 짙은 향 기를 다투며 피어날 것이다. 국화 향기도 좋지만, 가을바람에 낙엽 이 휩쓸려 가듯 코로나19가 조속히 물러가 서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활짝 웃음꽃이 피 어났으면 좋겠다. 우정이 익어가는 가을 길을 걸으며, 이 번 가을이 유난히 길고 힘들지 않기를 소망 한다. 나를 비롯한 서진클럽 회원들, 그리고 우리 국민과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의 바람일 것이다.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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