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9월호

기에 막걸리 한 병을 곁들이면 진수성찬의 잔칫상이 부 럽지 않다. 주변풍광과산책로도함께즐길수있는곳 ‘우자매 순대국’집은 주변 풍경도 아름답기 그지없 다. 봄이 되면 십 리에 걸쳐 펼쳐지는 벚꽃 길이 장관을 이룬다. 그 벚꽃 아래에서는 각종 시화전, 노래자랑, 백 일장대회 등의 행사도 열려 볼거리도 많다. 우리 동네는 불광천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흘러 잉어 가 헤엄치고, 동네 뒤로는 반홍산이 서오릉까지 길게 뻗 어 산책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곳이다. 옛날에는 군부대가 주둔해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지만, 지금은 해제되어 등산이나 산책로로 이 용할 수 있다. 특히 산림이 울창해 산책길이 터널을 이루 고 있어 햇빛을 싫어하는 분들이 산책하기에 아주 좋다. 필자는 가족과 함께 뒷산을 오르거나 한강 둘레 길을 산책한 후에는 어김없이 ‘우자매 순대국’을 찾는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도 시간적 여유가 있다면 먼저 동네 한 바퀴를 산책한 후 들러보시기를 권한다. 산책 후 순댓국 집에 들어서면 차곡차곡 쌓여 있 는 쌀 포대가 얼마나 많은 이들이 찾아오는 맛집인지를 직감케 해준다. 요즘은 코로나 예방을 위해 식탁마다 투 명 플라스틱으로 칸막이를 하고, 손님이 식사를 마치는 즉시 상을 치우는 등 소독과 청결 유지에도 힘쓰고 있어 안전하다. 식사를 마친 후에는 불광천 주변으로 예쁜 카페들 도많아후식을함께하며못다한이야기를나눌수도있 다. 흔한 순댓국집이 뭐 특별할 게 있냐, 그 맛이 그 맛이 지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일단 한번 맛을 보면 생각이 달 라질 것이다. 교통 편리하고, 음식 맛있고, 종업원 친절하 고, 가격저렴하고, 뭐하나뺄것이없는 ‘맛집’이다. 요즘같이 위축되고 어깨가 무거운 때, 가벼운 호주 머니 사정에도 아름다운 자연의 풍광을 느끼면서 맘 편 하게 맛있고 영양 가득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이만한 맛집도 드물 것이다. 신 ‘삼주(三酒)’의즐거움에속한다고볼수있을것이다. 서울변두리동네, 40년인연의숨은맛집 오늘 필자가 찾은 식당은, 우리 동네의 숨은 순댓 국 맛집이다. 40년 전부터 필자와 인연이 있는 식당으로 언제든 마음 편하게 들러 맛있는 국밥 한 그릇으로 행 복을 느낄 수 있어 특별히 자주 찾는 곳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는 서울에서 몇 안 되는 저개 발 변두리 지역인 우리 동네에는 번듯하고 크게 소문난 맛집은 없지만, 굶주림에 늘 배가 고팠던 어린 시절, 시 장 모퉁이를 돌아 집으로 돌아갈 때 코끝으로 스며들던 구수한 장터국밥 냄새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몇 군데 의 맛집이 있다. 그중에 하나가 바로 오늘 소개하는 ‘우 자매 순대국’이다. 이 집은 이름처럼 두 자매가 운영하는 식당이다. 애 초에는 자매가 남동생과 함께 증산동종합시장에서 식당 을 열었는데, IMF 여파로 문을 닫으면서 지금의 자리로 옮겨 새롭게 시작했다. 그게 벌써 15년 전 일이다. 다행히 당시의선택이적중해지금은소문난맛집이되었다. 자매 중 동생인 주인아주머니는 충청도 분으로 웃 으면 눈이 보이지 않는 실눈이 되어 푸근하고 정겨운 인 상을 준다. 인상만큼 마음씨도 착해 자전거를 타고 가다 가도 길에서 마주치면 자전거에서 내려 인사를 건네올 정도로 예절이 바르고 반듯하다. 그러니 ‘우자매 순대국’에는 늘 손님이 모여든다. 식 당 성공의 비결에는 맛도 맛이지만, 이렇게 주인아주머 니의 사람됨도 중요한 요인이 되었으리라 짐작해 본다. ‘우자매 순대국’의 메뉴는 순대로 시작해 순대로 끝난다. 순댓국밥, 내장국밥, 김치순댓국밥, 시래기순댓 국밥 등 10여 가지 메뉴가 있다. 모든 음식은 주인 자매 가 손수 씻고 다듬어, 끓이고 볶는다. 건강하고 맛있을 수밖에 없다. 식사를 시키면 주변 반찬으로 배추김치, 깍두기, 된 장, 마늘, 풋고추, 새우젓이 한상 차림으로 나온다. 뚝배 기에 펄펄 끓는 순댓국의 깊은 국물 맛이 시원하다. 여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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