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1월호

그러나 마트 사장은 “자식을 키우면서 어떻게 니 가 그런 짓을 할 수 있노?”라며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책망을 해댔고, “제가 정말 죽을죄를 지었는데요, 사 장님, 제가 정말 맹세코 가져간 돈은 3, 40 정도도 안 돼 요. 근데 어떻게 4,600이라고 하세요? 너무 하시잖아요. 사장님 제발 좀 봐주세요”라며 눈물로 애원해 봤지만, 외려 더 큰 분노를 부를 뿐이었다. 날이 저물도록 이어진 애걸복걸도 남편에게 알려 지기를 원치 않는 서로의 이익 균형에 따라 위태로운 수 면 아래로 잠시 잠기지만, 그마저도 처자식들을 위해 하 루 종일 일하다 들어온 세 살이나 어린 남편을 마주 볼 수 없었던 아내는 따뜻한 밥 한 상도 차려주지 못한 채 벽을 보고 돌아누웠다. 그런 아내를 보며 알 수 없는 의 문으로 잠든 남편의 등 뒤에서 숨죽여 흐느끼는 밤은 무섭고도 긴 시간이었다. “가족에알리겠다” 사장협박에 ‘4,680만원변제’ 공증 “내가 법으로 안 하면 안 되겠다. 니 말하는 거 보 니까 내가 일단 니 구속시켜 놓고 일 시작한다.” 딴소리를 하는 것 같은 아내의 태도에 화가 난 마 트 사장은 그 부인과 함께 번갈아가며 집요하게 협박을 해왔는데, 이 같은 사실은 후일 공개된 통화 녹취록에서 드러났다. “그럼 어떻게 할까? 신랑한테 이제 얘기할까?” “제발 신랑한테는 안 돼요, 사장님.” “그러니까 어떻게 할 거고? 빨리 결정 내려라. 내가 니 이야기 들어보고 너거 신랑한테 전화할려고 전화한 거다. 어쩔래?” “돈 드리면 이야기 안 하실 거죠?” “니 말하는 꼬라지 보니까 법대로 해야 되겠다. 안 그렇나? 다 까발려 갖고 이야기하자. 너거 부모 다 부르 고 하자.” “제 엄마 알면 죽어요.” 2011. 10. 31. 남편은 동생으로부터 아내가 마트 사 장으로부터 협박을 받고 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아내 가 시동생에게 그간의 사정을 털어놓으면서 형에게는 말하지 말라며 1,000만 원만 마련해 달라는 부탁을 했 는데, 동생이 고민 끝에 형에게 알린 것이었다. 남편은 아내를 시내로 불러내 그동안의 자초지종 을 모두 들은 뒤, 그길로 아내를 경찰서로 데리고 가 자 수시키고 오후 늦게까지 경찰조사를 받게 했다. 그리고 아내에게 조사를 마치는 대로 동생 집에 가 있으라고 일러둔 뒤 직장 동료와 함께 저녁식사를 하면 서 소주 3병을 나눠 마시고, 밤 10시를 넘겨 동생 집으 로 가는 길에 동생에게 전화를 걸어봤는데, 동생은 형수 가 오지 않았다고 했다. 남편은 이상한 생각이 들어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봤지만 전화기는 꺼져 있었다. 급히 택시를 돌려 집으로 들어갔더니 아침에 어질러진 방이 말끔하게 청소가 되 어 있고, 이불도 반듯하게 깔아 놓은 채 아내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남편은 순간, 아내가 마트 사장을 찾아가서 꿇어앉 아 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점퍼 안주 머니에 식칼을 품고 집을 나섰다. 마침 연락을 받고 달려온 동생과 함께 그날 밤 자 정 무렵, 마트 사장이 산다는 빌라 앞에 도착해서 마트 사장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마트 사장은 전화를 받지 않 았고, “씨발 놈아 나온나, 죽여 버린다”고 소리치며 난동 을 부려도 불을 끄고 쥐 죽은 듯이 나와 보지 않았다. 아내의 행방도 알 수 없고, 마트 사장도 만날 수 없 게 되자 남편은 스스로 112에 신고해 “사람을 죽이겠다” 라고 했고, 곧바로 경찰관 4명이 출동했다. 출동한 경찰 관들이 남편에게 “무엇으로 죽일 건데?”라고 묻자 남편 이 칼을 꺼내 보이며 “칼로 죽이겠다”라고 하여 그 자리 에서 바로 체포되었다. 남편은 경찰조사 과정에서 사람을 죽이겠다고 하 16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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