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1월호

비극이라면 얼른 자신을 그 이야기 속에서 꺼내야 합니다. 지 어낸 이야기를 걷어냄으로써 자신을 비극에서 구해내세요. 지어낸 이야기를 걷어내는 작업은 간단합니다. ‘아, 내게 일 어난 일을 부정적으로 해석하고 있구나.’ 알아차리는 것이에요. 이러한 인지가 생기면 나의 괴로움이 내 생각으로부터 비롯되 었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야기를 이야기로 자각할 때 지나 친 자기 비하로부터 구해낼 수도 있지요. 가공된 이야기 속 나 는 언제든지 실패자가 되고, 끔찍한 상황에 처해질 테니까요. 혹시 자신을 언제나 손해를 보는 ‘피해자’로 인식하고 있 지는 않나요? 운이 따르지 않는 불운한 인물로 규정지은 탓에 좋은 일이 생겨도 ‘아, 나한테 이런 일이 일어날 리가 없는데?’ 하고 부정하고 불안해하지는 않나요? 그렇다면 이야기를 짓 는 고유한 재능을 다르게 사용해 보세요. 세상은 그 자체로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좋음도 나쁨도 아닌 중립이지요. 이 때문에 현실은 권선징악이 통하 는 동화와 같은 이야기로 완성되지 않는 겁니다. 하지만 내가 만드는 이야기 속에서 세상은 동화가 될 수 도, 영화가 될 수도 있습니다. 시트콤이나 감동적인 드라마가 될 수도 있겠죠. 각자의 스토리텔링 방식에 따라 즐거운 인생 도, 괴로운 인생도 되는 겁니다.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투성이지만 그 자체로 좋음도 나쁨도 아니라는 것, 다만 우리가 보는 시각에 따라 색을 입혀 왔다는 걸 잊지 마세요. 언제라도 비극적인 이야기에서 스스 로를 구해낼 수만 있다면 상처는 결국 회복되고, 단단한 내면 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 타인과의 바운더리(경계선) 세우고, 자신부터 지켜야 하지만 내면 작업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마음이 강해지는 것은 아닐 겁니다. 연약한 마음이 무방비 상태로 상처 입게 되 는 대부분의 일은 인간관계에서 일어나거든요. 그렇기에 관계 에서 나를 어떻게 지키는가가 중요해져요. 거기에서 필요한 것 이 나와 무수한 타인 사이의 ‘바운더리(경계선)’를 세우는 것입 니다. ‘심리적 바운더리(boundary)’란 나와 내가 아닌 것을 구분 해주는 자아의 경계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건강한 바운더 리를 가진 사람은 자신을 적절히 돌보면서 타인과 교류를 합 니다. 하지만 불건강한 바운더리를 가지면 대인관계 내에서 자신을 돌보지 못하거나, 혹은 타인과 상호교류가 아예 차단 돼 버리는 경우도 생기지요. 살아가면서 ‘관계’도 중요하지만 ‘자아’를 건강하게 지켜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유연한 삶을 위해서는 둘 중 어느 것에도 완전 히 소홀해져서는 안 돼요. 게다가 둘은 상호 영향을 줍니다. 자 신을 지키는 게 우선되어야, 타인과도 즐겁게 교류할 수 있어요. 관계 속에서 받는 긍정적 에너지는 자아를 돌보는 에너지 가 되겠지요. 그렇기에 자아와 관계의 균형을 맞춰가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이 곧 심리적 바운더리를 세우는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나의 경계선은 나만의 내밀한 정체성을 보호하고 나의 선택 권리를 지켜준다. - 시인 제라르 맨리 홉킨스 만약 관계 유지에만 치우쳐 자아를 지키지 못하는 분들이 있다면 이 두 가지를 제안할게요. 첫째는 경계를 지키기 위한 표현을 명확히 하는 겁니다. 관계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과 한계를 살피기보다 현장활용 실무지식 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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