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1월호

그래도삶은 계속된다 수상 조춘기 법무사(경남회) 한때 전 세계적으로 수천 명의 젊은이 들이 베르테르를 흉내 내어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다. 로테를 흠모하던 베르테르가 그녀 와 이루지 못할 사랑에 괴로워하다 자살한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주인공 베 르테르를 모방하여 자살하는 이른바 ‘베르 테르 효과’로 볼 수 있겠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민 여배우였던 최 진실과 아이돌 가수 종현, 설리 등 연예인의 자살과 그 뒤를 따라간 일부 젊은이들같이 베르테르의 죽음과는 약간 그 궤를 달리하 지만, 모방 자살이 유행처럼 번진 적도 있다. 그러나 베르테르 하면, 내겐 ‘죽음’이라 는 음울한 기억보다는 학창시절 부산 영도 앞바다를 바라보며 목청껏 뽑아 올렸던 “~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 하는 가곡의 구절이 떠오른다. 연이어 안 개처럼피어오르는 ‘사랑’이라는단어에온몸 이야릇한전율에휩싸이는느낌을받는다. 그 가곡의 제목은 모르지만, 아직도 귓 가에 쟁쟁한 목련꽃과 베르테르. 아직도 내 가슴에 강렬하게 각인된 베르테르. 그것은 아마도 사랑은 사랑일진대 해피엔딩이 아니라 새 드엔딩으로 매조진 결말 때문이 아닐까? 생명으로빚을갚는우울한현실 최근 생활고를 비관한 60대와 40대 모녀, 40대 젊은 부부와 10대 아이들의 죽음… 죽음, 연이어 들려오는 자영업자들의 슬픈 소 식들. 요즘엔 모방 자살과는 전혀 다른 사유로 죽음을 택하는 안타 까운 사연들이 주를 이룬다. 베르테르도, 아이돌 가수도, 배우도 아 닌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생활고 때문이다. 얼마 전에도 일가족 4명이 생활고를 비관하여 극단적 선택을 했단다. 어디 그뿐이랴. 매스컴을 타지 않은 사연들은 또 얼마나 많 을 것인가. 나는 가끔 생각한다. 하루쯤은 차라리 눈을 감고 보지 않 고, 귀를 닫고 듣지 않고 세상 돌아가는 것도 모르는 바보처럼 살고 싶다고. 그렇지 않아도 살기 팍팍해지는 세상, 슬픈 이런 사연들까지 기 억 속에 저장되면 왠지 칙칙하고 어두운 추상화가 내 머리를 뒤덮어 카오스 상태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만 같다. 그러므로 이런 비통 빚진자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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