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1월호

으로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직도 부정적인 태도가 지배적이다. 검도는 무도이지 스포츠가 아니라는 보수적 인 신념이 밑바탕에 깔려있다. 검도의 보급과 발전이라는 차원에서 인식이 많이 바뀌어 가고는 있지만, 검도가 올림픽 종목에 채택되는 순간 오로지 승리를 목적으로 포인트 위주의 기능만 강 조되고, 정작 중요한 무도정신은 몰각된다는 우려가 아 직도 주류를 점하고 있다. 필자는 검도를 시작한 후부터 지금까지 주로 새벽 시간에 수련을 해왔는데, 새벽 5시 반쯤 일어나 도장에 나가서 1시간 반가량 수련하고 출근하는 일정을 매일 반 복하고 있다. 새벽 일찍 수련을 하고 출근길에 오르면, 하루 숙제 를 미리 해놓은 것처럼 마음이 한결 여유롭고 든든해진 다. 한 해 두 해 거듭해 오던 수련의 세월이 쌓여서 어느덧 30년이 다 되어간다. 나름 각고의 노력을 한 결과, 올해 봄 에 실시된 ‘대한검도회(검도 종목 유일의 대한체육회 회 원단체)’ 춘계 정기중앙심사에서 7단 승단시험에 합격하 는 영예를 얻게 되었으니, 그간의 노력에 보상을 받은 것 같은 뿌듯함과 함께 무한한 자부심을 느끼게 된다. 오늘도 새벽 일찍 필자가 지도사범으로 몸담고 있 는 양재역 근처 ‘강호검도관’에 나가서 제자들과 함께 즐 겁게 교검지애(交劒之愛)를 나누고 흠뻑 젖은 도복을 벗 고 상쾌하게 샤워를 한 후 출근길에 나서는 발걸음이 가 볍다. ‘평생검도’라는 말이 있듯이 다른 무도에 비해 상 대적으로 검도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평생에 걸쳐서 교검할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이다. 어느덧 7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어 언제까지 호구 를 쓰고 교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법무사라는 직업과 함께 내 삶을 지탱하는 2대 지주 중 하나가 된 검도를 가능한 한 평생토록 오래 즐길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해본다. 아직까지 간직하고 있다. 가끔씩 꺼내어 볼 때마다 검도 에 입문할 당시의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하곤 한다. 보기에는 멋지지만 사실 검도 수련은 쉽지 않다. 바 른 자세와 견고한 하체의 힘을 바탕으로 손바닥이 터지 도록 검을 휘둘러 기본을 다지는 것만으로도 평생이 부 족하다. 검도는 흔히 ‘칼날 위에서 하는 참선’으로 비유된 다. 한국, 일본, 미국 등 전 세계 60여 개 나라가 가입되 어 있는 ‘국제검도연맹(FIK)’은 ‘검도는 검의 이법(理法) 수련에 의한 올바른 인간 형성의 길이다’라는 한마디로 검도의 이념을 정의하고 있다. 즉, 검도수련은 검의 수련 에 의한 인간의 완성을 최종목표로 하고 있어, 검도는 곧 ‘인간수업’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무도가 다 그렇듯이 검도도 전신운동이다. 흔 히들 검도는 팔을 써서 칼을 휘두르는 것으로만 인식되 기 쉬운데 견고한 자세와 하체의 힘, 효율적인 발 운용 이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소위 말하는 ‘한판’의 검도를 이루어낼 수 없다. 충실한 기세와 적정한 자세로 중심선을 장악하고 상대를 압박해서 상대로 하여금 심리적·육체적으로 동 요토록 만들고, 그 찰나의 틈을 이용해 ‘기검체(氣劍体)’ 일치의 격자를 이루어내는 것이 검도의 요체이다. 가끔 TV에서 검으로 물체를 자르는 퍼포먼스(?) 를 하는 것을 보게 되는데, 일반인으로서는 그것이 검도 의 전부인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고정되어 있는 대상을 베거나 찌르기는 어렵지 않다. 검도가 어려운 것은 내게 칼끝을 겨누고 부단히 움직이면서 기회를 노려 공세를 하려는 상대가 있다는 점이다. 즉, 한 칼에 생사가 달린 승부를 걸고 상대와 대적 해서 정신적으로나 기능적으로 앞서서 상대를 이겨내야 하는 점에 진정한 검도의 어려움이 있다. 30년간 이어온 새벽 수련, 올봄 7단 승단시험에도 합격 검도는 특히 ‘무도정신’을 강조한다. 국제검도연맹 이 3년마다 아시아, 유럽, 미주대륙을 오가면서 개최하 는 ‘세계검도선수권대회’가 있지만, 검도를 올림픽 종목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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