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1월호

편집위원회레터 98 나는 봄부터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가을은 온 산을 화려한 단풍들로 물들이고, 땅도 황금들녘으로 풍요롭게 만들 뿐만 아니라 저마다 자신이 봄에 뿌린 씨앗과 여름에 흘린 땀과 수고의 결실을 맺게 해주는 마법의 계절이기 때문이다. 따뜻한 봄부터 시간이 흐르고 흘러 가을이 되면 나에게 마법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며, 막연하게 가을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초록이 가득한 여름을 지나 서 늘해진 밤공기를 느끼게 되자 나는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했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을이 불현듯 코앞까지 다가온 것을 알게 되자 나는 기쁘기보다는 불 안과 함께 덜컥 겁이 났다. 나는 가을을 맞이할 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분명 결실을 맺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땀 흘리고 수고하면서 가을을 기다렸는데, 아무리 생 각해 봐도 봄에 무엇을 심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온 산이 단풍으로 다 물들기 전에 차가운 바람에 몸을 움츠리게 되는 겨울이 오기 전에 빨리 무엇인가를 해야 할 것 같은데…. 어느 순간 나는 또다시 봄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가을은 낙엽이 떨어지고 외롭고 쓸쓸한 계절이기 때문에 나는 꽃이 예쁘게 피는 봄이 좋다. 유난히 춥고 더 힘든 이 가을이 지나가면, 따뜻한 햇살같이 나를 찾아올 봄은 내 삶의 희망 이자 행복의 계절이다. 내년 봄은 내 인생의 최고의 꽃이 피는 계절이 될 거야. 가 을 그 리 고 봄 강상수 본지 편집위원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