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법무사 12월호

대로 이어진다고 하면, 지구가 4개나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 을 것이다. 인간의 생태 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을 계산해 보 면, 지금도 지구가 줄 수 있는 자원의 1.5배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구라는 행성이 자판기처럼 동전을 넣으면 ‘뿅’ 하고 나타나는 것도 아닌데, 이를 어쩌면 좋을까? 순환 경제와 라이프 스타일 바꾸기 요즘 주목받고 있는 용어로 ‘순환 경제(circular economy)’라 는 것이 있다. 자연에서 원자재를 채취해 만들고 버리는(take-makewaste) 직선형 경제 대신, 끊임없이 순환하는 자연계의 동그란 모습 을 따 오자는 아이디어다. 순환 경제에서 요즘 특히 화두로 떠오르는 분야는 패션업계다. 의류야말로 유행이 지나면 싫증이 나서 새것을 사게 되는 물품이다. 철마다 옷장에 옷이 가득한데도 입을 옷은 하나도 없는 느낌이다. 요즘 의류 회사에서는 이미 사용한 합성 섬유를 다시 사용하여 새로 운 옷을 만들기도 한다. 나도 옷장 안의 옷을 한 번 살펴보니 태그에 “100% 재생 폴리에 스테르(recycled polyester)”라고 쓰여 있는 옷이 한 벌 있어서 신기했 다. 순환 경제의 핵심은 바로 여기에 있다. 새로운 옷을 사지 말고 다 같 이 후줄근하게 다니자는 것도 아니고, 패션업계가 추구하는 것은 이미 사용한 자원을 그대로 버리지 말고 가치 있게 재생산하자는 것이다. 다행히 많은 기업과 소비자들이 순환 경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재활용·재사용 제품을 생산·소비하려 애쓰고 있지만 아직 우리 경 제는 너무도 직선형이다. 게다가 스티로폼이나 아이스팩, 컵라면 용 기처럼 언뜻 보면 재활용이 가능할 것 같지만 사실은 이물질이나 다 른 재료와 혼합되어 있는 바람에 재활용이 불가능한 소재도 너무나 많다. 결국 현재로서는 덜 사고, 덜 쓰는 것이 답이다. 비닐봉지와 일 회용품은 지금 너무나 많이 소비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만들고 쓰는 것이 값싸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데에는 전 세계 석유 [도표3] 순환경제 개념도 직선형 경제 원자재 생산 사용 잔여 쓰레기 신재생 사용 법안을 만들고 탄소 저감 기술에 투자하는 건 당장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일지 모른다. 하지만 비닐봉지를 하나라도 적게 쓰고 일상생활에서 플라스틱 사용을 최소화하는 것이야말로 개인으로서 당장 실행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일 중 하나가 아닐까? 환경을 위해 하는 개인의 작은 결심 하나가 여느 때보다 절실하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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