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월호

지 못할 정도로 전화가 잦았다. 그 불안한 시간이 계속 되던 중 항소심의 변론기일이 지정되었다. 나는 의뢰인에게 항소심 기일이 정해졌다는 사실 을 알리려 전화를 했는데 의뢰인은 어느새 너무도 편안 하고 여유로웠다. 말소리도 느리고 다소 지루하다는 느 낌도 받았다. 그 무렵 이미 영업보상을 무사히 받았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변론기일은 2017.4.6. 열렸는데 원고와 피고는 이제 입장이 바뀌어 있었다. 원고는 보증금을 지급하지 못한 채무불이행 상태가 되어 있었고, 피고는 보상금도 받을 것 다 받았고 임차목적물을 인도해 준 이상 보증금에 지 연손해금이 붙어가고 있으니 일찍 받을 이유도 없었다. 재판장은 피고가 재개발보상을 받은 사실을 감지 하고 있었는지 중간확인의 소를 취하하고 원만하게 합 의할 것을 권유했다. 그런데 피고는 아쉬울 것 없다는 듯 아무 대답을 하지 않고 있었다. 그날 내가 방청석에서 그 장면을 지켜 보고 있었는데, 배석판사가 피고를 흘겨보고 있었다. 원하는것다얻은의뢰인, 과연승자일까? 나는 변론을 마치고 피고를 설득하여 이미 게임은 끝났으니 법리 다툼을 이어갈 필요가 없다며 중간확인 의 소를 취하하도록 했다. 중간확인의 소에 대해 취하서가 접수되자 재판부 는 원고에게 1심 재판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받은 차임명 목의 금원 일체를 정리하여 제출하도록 명하고, 피고에 게는 인도 완료 시까지 원고에게 지급한 차임 명목의 돈 가운데 1심판결에서 정한 금원을 초과하는 증액분 부당 이득 액수를 구체적으로 제출하도록 명하는 석명준비명 령을 내린 뒤 변론재개결정을 내려 2017.5.25. 재개된 변 론기일에 직권으로 조정을 통해 이 사건을 마무리 지었 다. 조정기일에 원고는 보상금 받은 것 모두 빚 갚는 데 쓰고 형편이 어렵다며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보증 금을 깎아달라고 부탁하는 처지가 되었고, 피고는 백발 고령의 임대인이 부탁하고 재판장이 적극적으로 달래는 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의 칼자루를 쥔 형국이 되어 있었다. 다행히 피고는 결과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다 얻은 만큼 850만 원을 받는 것으로 종결했다. 당초 소송 을 끌어달라던 취지대로 항소심 재판부는 모든 일이 자 연스럽게 해결되기를 기다려 넉넉하게 변론기일을 잡았 고, 나 역시 1년 6개월을 끌어주었으니 만족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는가. • 울산지방법원 2016가단 50220건물명도(기) •울산지방법원 2016나 24017 건물명도(기) ※ 이 글은 임대차계약 관계에 관한 일부 사례를 통해 임대인 과 임차인의 법적 지위를 조명해 보고자 하는 것으로서, 특정 인에대한비방이나명예를훼손할의도가없음을밝힙니다. 23 열혈법무사의민생사건부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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