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흔히 직면하는 일을 ‘폭력’으로 규정하면 많은 사람이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고 쉽게 생길 수 있는 일인데, 그것을 그렇게 엄격 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냐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분명 히 폭력이다. 특히 폭력은 피해자의 시선으로 보고 해석해야 하 는데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개인의 삶, 안전, 정체성을 위협하고 행복을 해치는 명백한 폭력이다. 일상에서 흔 히 생기는 일이라 해서 폭력이 아닌 건 아니다. 가해가 있 었고 피해가 생겼다면 아무리 사소하다 해도 폭력이다. 다만 폭력에 대한 민감성이 낮고 폭력 수용성이 높 은 집단과 사회에서는 피해자가 문제를 제기하기 힘들 뿐이다. 그리고 개념적 이해의 부족으로 그것을 ‘폭력’이 라 부르지 않을 뿐이다. 평화를 원한다면, 다시 말해 평 화로운 삶과 사회를 원한다면 말랑한 기준이 아닌 엄격 한 기준이 필요하다. 구조적·문화적 폭력이 없는, 적극적 평화 폭력은 ▵신체에 직접 해를 끼치는 직접적 폭력, ▵ 구조를 매개로 가해지는 구조적 폭력, ▵문화를 매개로 가해지는 문화적 폭력으로 구분된다. 평화는 그런 폭력 의 부재를 통해 성취된다. 개념적으로 직접적 폭력이 없 는 상태를 ‘소극적 평화’라고 부른다. 소극적 평화는 인간의 신체적 안전을 위해 기본적 으로 성취되어야 하는 평화다. 반면 직접적 폭력은 물론 다른 두 가지 폭력, 그러니까 구조적, 문화적 폭력까지 없는 상태를 ‘적극적 평화’라 부른다. 평화를 강조하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적극적 평화의 성취를 위해서다. 평화를 추구한 다는 것은 적극적 평화의 상태, 즉 평화로운 삶과 사회 폭력의 감소는 개인과 사회의 삶에 큰 변화를 만든다. 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가 줄고, 사회의 폭력 수준도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살기 좋은 사회’라고 부르는 곳은 바로 그런 사회다. 평화를 이해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 평화와 폭력에 민감한 사람이 많은 사회, 그리고 평화의 성취를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많은 사회다. 그런 사회는 세계 평화에도 기여한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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