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2월호

그들보다우월한힘을가지고있음을인지하고있었다. 헬스장에 ‘외국인 출입 금지’ 안내문을 붙였던 업 주도 경제적 선진국 출신의 외국인이라 할지라도 여기 는 한국이고 그들은 이방인이니 자신이 상대적으로 힘 이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었다.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괴 롭히는 아이들은 자신과 부모가 한민족이라는 점이 상 대적으로 우월한 힘의 원천임을 잘 알고 있고, 우월감을 과시하고 만족감을 얻기 위해 ‘다문화’라는 꼬리표가 붙 은 아이들을 괴롭힌다. 다문화가정 부모에게 차별과 혐 오를 드러내는 어른들도 마찬가지다. 차별과 혐오는 사회적 의미와 맥락을 가지고 있다. 모두 집단과 사회 안에서 생기고 대상이 되는 개인과 집 단에게 피해를 입히기 위해 행해진다. 특히 혐오는 그 이 유와 목적에 있어서 차별보다 심각하다. 앞서 언급한 것 처럼 차별은 다른 개인이나 집단과 다르게 부당한 대우 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차별 대상의 존재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혐오는 싫어하고 미워하는 대상의 존재를 부인하고, 집단이나 사회에서 배제하고 나아가 축출하 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주노동자를 혐오하는 사람들 은 자기 주변에 그들이 없기를 바란다. 난민을 혐오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사는 한국 사회에 난민이 존재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시아인을 혐오하는 미국인들은 아시 아인이 미국 땅에서 사라지기를 바란다. 다문화가정과 아이들을 혐오하는 청소년이나 어른들은 자기 학교나 지역에서 다문화가정과 그 아이들이 없어지기를 바란다. 방치하면전염병처럼 퍼져, 사회적감시와제재강화해야 지난 수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혐오’가 사회 현 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키워드 중 하나가 됐다. 노인 혐 오, 여성 혐오, 남성 혐오, 가난 혐오, 노숙자 혐오 등등 수많은 혐오가 존재한다는 점을 전체 사회가 인지하게 됐다. 혐오가 빈번하게 언급돼 그 의미가 중화되거나 약 화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울 정도다. 혐오가 많다는 건 우리 사회에 폭력이 만연해 있음 을 의미한다. 자신과 다른 개인이나 집단을 인정하지 않 고 그들에게 피해를 줌으로써 자기만족을 얻으려는 폭 력 민감성이 부족하거나 부재한 사람들이 많음을 의미 한다. 또한, 불균등한 힘의 관계를 인지하고 그것을 자기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악용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의 미한다. 다른 사례는 몰라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자기 보호 를 위해 한 행동을 차별과 혐오로 해석하는 건 지나치다 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 의 태도와 행동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고, 무엇보다 폭력 적이라는 걸 알지 못하는 것은 인식과 민감성의 부족 내 지 부재에서 비롯된 일일 뿐, 변명의 여지는 없다. 상대를 생각했다면 다른 선택을 통해 모두의 안전 을 지켰을 것이다. 사회적 제재의 부족도 문제다. 코로나 19라는 예외적인 상황일지라도 차별과 혐오의 폭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다면, 그리고 사회적 감시와 제재 가 충분하다면 차별과 혐오를 표출하는 사람은 적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사회의 감시와 제재가 충 분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사회 곳곳에 존재하는 상대적 약자에 대한 차별 과 혐오를 줄이고 없애야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 는 방치하면 차별과 혐오가 전염병처럼 번지기 때문이 다. 기존의 차별과 혐오가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방식으 로 퍼진 것처럼 사회 전체가 노력하지 않으면 차별과 혐 오는 다른 대상에게 옮겨져 계속된다. 차별과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서는 누구도 안전하 지 않다. 또한 세계가 다양성 존중과 평화적 공존을 강 조하는 시대에 차별과 혐오는 인류 공동의 가치를 거부 하는 것이다. 법으로본세상 19 세계의평화우리의평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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