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3월호

혹독했던 코로나 팬데믹도 곧 정점을 지나 점차 끝 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2년여 간 지속된 코로 나 사태로 인해 많은 자영업자, 소기업·소상공인, 실직자 들이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폐업을 하거나 파산을 하고, 부채로 인해 거리로 내몰렸다. 코로나 사태와 같이 천재지변이나 개인이 어찌할 수 없는 사회적 상황으로 인해 파산을 하거나 빚더미에 앉게 된 경우, 그 책임을 온전히 개인에게만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2004년 도입된 개인회생제도는 바로 그러 한 사회적 함의를 담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로 인한 가계부채의 증가로 370만 명에 이르는 신용불량자가 양산되면서, 개인의 채무를 사회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제도로 도입된 것이다. 2004년 당시 개인회생사건 제1호 신청으로 화제를 모았고, 현재까지도 개인회생사건의 베테랑 전문가로 활 동하고 있는 서선진 법무사(서울중앙회)는 개인회생제 도의 이러한 사회적 배경에 대해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는 전문가다. 신세를 지면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결초보은(結 草報恩)’의 문화 속에서 채무자를 빚을 갚지 않는 부도 덕한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로 인정하고, 다시 일어 설 기회를 주는 획기적인 제도라는 것이다. 그러나 서 법무사는 개인회생제도의 이러한 취지 가 실질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채무자의 개인적인 사정에 보다 귀 기울여 주는 따뜻한 제도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한다. 채무자에게높기만한현실의벽 “사실 법원의 개인회생 계산식은 명확하지만 명확 하지 않아요. 법원이 원하는 틀에서는 명확하지만, 개인 회생을 신청하는 채무자의 입장에서는 처해 있는 다양 한 상황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안을 그 틀에 명확하게 끼워 맞출 수가 없거든요. 그런데도 이런 어려움은 인정받기가 어렵고, 최악 의 경우는 아예 들으려고조차 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 다. 법원이 채권자와 채무자의 상황을 조율할 때 채무자 의 개인적인 상황을 반영해 조율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채무자의 사회적 복귀라는 제도의 취지가 실현되 기에 현실의 벽은 높아 보인다. 법원의 채무자에 대한 태 도도 과거의 인식에서 벗어나 있지 못한 것 같다는 느낌 도 든다. “지금의 회생제도는 ‘지금 이 정도로 빚을 덜 갚는 것에 만족하라’는 식 같아요. 회생 이후에 대해서는 사 실 관심이 없거든요. 개인회생을 신청한다고 해서 법적 으로 손해 볼 일은 없다는 것이 제도적 입장이지만, 사 실 그렇지가 않잖아요. 개인회생 이후 주택에 대한 담보권이 실행되어 주 거의 안정이 깨지고, 전세보증금 등의 대출이 연장되지 않는 상황에서 채무자의 회생계획과 사회적 복귀는 어 려워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문제에 대한 관심을 가지 고 제도적 보완을 논의해야 해요.” 채권자의 입장에서는 피 같은 돈을 빌려주었는데, 왜 전액을 돌려받지 못하는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채무자가 파산해 돈을 갚을 수 없게 되거나 아 예 연락을 끊고 잠적하는 상황에 처하는 것보다는 회생 제도를 통해 반환받을 수 있는 만큼 돌려받는 상생의 길 을 선택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채무자가 회생계획을 잘 실행할 수 있 도록 돕는 것이 채권자를 위한 길이기도 하다. 서 법무사 도 채무자의 입장에서 변제기간의 조정과 같은 것에 법 원이 보다 관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변제기간은 동일하더라도 그 개시일을 언제로 하 느냐가 사소해 보여도 채무자에게는 중요할 수 있는 문 제거든요. 현재 회생신청일로부터 60일~90일 사이에 변 제 개시일을 정하도록 하고 있지만, 변제 개시일을 회생 개시 결정일로 옮겨달라는 요구가 많아요. 이미 정해진 변제 개시일보다 회생 개시 결정이 늦 어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데, 법원에 따라 이런 요구 45 화제의법무사 법무사시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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