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4월호

일이다. 미국 CBS 뉴스는 지난 30년 동안 미국인이 구매 한 의류의 양은 5배 증가했지만, 옷을 입은 횟수는 한 벌당 평균 7번에 불과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인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옷을 버렸고 자선단체에 기부했지만, 사실은 쓰레기를 처리한 것이라고도 했다. 가나 아크라 시의회의 폐기물관리국장은 인터뷰를 통해 “기부라는 말 뒤에 숨어 우리에게 문제를 떠넘기지 말고 중고 옷들을 직접 처리하라”고 일갈했다고 한다. 세계경제포럼(WEF)은 매년 전체 직물의 85%가 쓰레기 로 버려지고 있다고 했다. 저임금노동에 기대는의류생산의 不정의 과다 생산과 소비로 자원을 낭비하는 것도 문제지 만, 더 큰 문제는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이나 빈곤국을 쓰레기 처리장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단 연코 정의롭지 못한 일이다. 국가 차원뿐만 아니라 의류 생산자와 소비자도 마찬가지다. 자기가 만든 문제를 다 른 나라 사람들에게 떠넘기고 해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버려진, 그리고 의류 수거함에서 수집된 옷들 도 다른 나라에서 쓰레기가 되고 있다. 우리가 매일 입는 옷은 사실 생산 단계에서부터 여 러 문제를 안고 있다.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그리고 백화 점이나 쇼핑몰에 걸려 있는 많은 옷이 해외에서 생산된 다. 상표를 보면 생산지를 알 수 있다. 대부분이 캄보디 아, 베트남, 방글라데시, 미얀마, 인도, 인도네시아, 스리 랑카 등 동남아시아와 남아시아 국가들이다. 이 나라들은 한국 옷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옷을 생산한다. 세계 의류업계가 이런 나라들에서 제품을 생 산하는 이유는 말할 것도 없이 인건비가 싸기 때문이다. 경제적인 면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문제는 의류 생산 공장의 환경이 아주 열악하고, 그런 상황이 생산 비용을 낮추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3년 4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있었던 의 류공장 붕괴 사고는 전 세계인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붕 괴된 건물은 ‘라나플라자’라는 9층짜리 건물로, 다섯 개 의 의류공장이 있었다. 건물 붕괴로 1,132명의 노동자가 사망하고 2,5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최악의 산업 재해였다. 라나플라자는 애초 허술하게 지어진 건물이었는 데, 후에 몇 개 층이 불법으로 증축됐다. 결국 건물이 무 게를 견디지 못하고 무너진 것이다. 세계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워낙 큰 사고였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또 다른 이유는 죄책감 때문이었다. 그곳에서는 전 세계 유명한 의류업체들의 옷이 생 산됐고, 전 세계인이 그곳에서 생산된 의류를 소비했기 때문이었다. 세계인들은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을 받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며 착취당한 대가로 자신들이 적 은 돈으로 많은 소비를 할 수 있었음을 알게 됐다. 중고의류시장에서외면받은옷들은결국쓰레기가 되는데, 전체수입중고의류의약 40%에달한다. 이중고의류수입국인가나는 일년에수십억벌의옷을쓰레기로처분해야하는 상황에처했다. 결국옷쓰레기는마구버려져쓰레기산을만들고, 생활환경은물론 산, 하천, 바다를오염시키고있다. 법으로본세상 25 세계의평화우리의평화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