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4월호

적했다. 이를테면, 전자계약을 컴퓨터 언어(code)로 할 것인지, 아니면 가독성을 감안하여 자연어로 처리할 것 인지조차 결정되어 있지 않다. 만약 자연어로 처리한다면 이를 컴퓨터가 어떻게 해석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반대로 컴퓨 터 언어로만 하면 다양한 유형의 부동산 거래 및 특약조 항을 얼마나 확장하여 반영할 수 있을 것인가의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블록체인을 활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전자계약 특 유의 비가역성(immutability)으로 인해 계약을 수정하 거나 포기하는 등 웨이버(waiver)를 활용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전자계약을 통해 ‘거래 가 자동으로 발생한 후 법적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책 임을 져주는가?’에 대한 문제도 결정된 바가 없다. 따라서 시대적 요구를 수용하되 그 가운데 법률전 문가들의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여기에 보태어 프롭테크 산업과 관련한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범위를 확장할 융·복합 사 업 전체에 대해 법률전문가들의 힘이 필요한 때다. 컴퓨터 언어에는 컴파일러라는 특수한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다. 사람이 작성한 프로그램을 0과 1만 알아 들을 수 있는 컴퓨터에게 번역을 해줘 프로그래머가 원 하는 대로 작동하도록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다. 컴파 일러가 잘못되면 프로그램과 컴퓨터의 작동이 서로 다 른 결과를 내고, 때로는 치명적인 오류를 낼 수도 있다. 법률전문가는 다른 분야와 달리 법률적인 책임을 지고 검토를 할 수 있도록 허락된 유일한 집단이다. 서 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기존 산업과 IT산업 간 언어를 번역해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새로운 융·복합 서비스 의 런칭을 촉진하고, 그 가운데 치명적인 법적 오류가 발 생하지 않도록 컴파일러로서의 역할 변화를 꾀함으로써 보다 넓은 시장을 선점할 시점이다. 다. 전자계약도 마찬가지다. 다. 블록체인기반등기시스템 – 법률전문가들의참여필수적 시장에서는 이미 전자계약 및 등기 서비스에 대한 요구가 존재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무엇보다도 온라인 거래를 통해 거래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크게 와닿는다. 분산원장 기술(Distributed Ledger Technology, DLT)로 인해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고 계약과정에서의 위조 및 변조가 불가능에 가까우며, 허위 매물이 존재할 수 없다는 장점도 있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작업자 실수(human error)가 거의 없다는 것도 기존 서 비스보다 나은 점이다.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부동산 거래는 2015년 첫선을 보인 미국의 ‘프로피(Propy)’ 외에도 ‘셸 터줌(ShelterZoom)’ 등 최소 20여 개국에서 이루어지 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한국경제』, 2019.11.26.). 등기서비스는 더욱 광범위하다. 잘 알려진 영국 의 등기소(HM Land Registry)나 스웨덴의 등기소 (Lantm·teriet)뿐만 아니라 기존 종이 기록이 제대로 존 재하지 않는 개발도상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등기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전자계약을 실제로 국가적 차원에서 도입하 기에는 여전히 갈 길이 멀고, 그 과정에서 법률전문가들 의 참여와 조언이 필수적이다. 프롭테크시대, 법률전문가의역할제고를위하여 영국의 The Law Society(2021)는 『블록체인과 관 련한 법적 가이드』1를 통해 전자 거래의 여러 문제를 지 4 1) The Law Society(2021), 『Blockchain : Legal & Regulatory Guidance』, Second Edition, Accessed 20 March 2022. 45 이슈와쟁점 법무사시시각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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