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5월호

사람으로부터 상처받았을 때와 무릎이 까져 상처 를 입었을 때, 이 두 가지 상황에 대해 우리의 뇌는 똑같 은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즉, 외로움이나 소외감은 타박 상이나 골절만큼 우리에게 치명적이다. 이러한 견해를 지지하는 연구들은 많다. 어느 실험 에서는 사회적 소외를 경험한 집단 중 한 집단의 참가자 들에게는 위약(가짜약)을, 다른 집단의 참가자들에게는 아세타미노펜을 3주간 복용시켰다(Dewall 외, 2010). 아세타미노펜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타이레놀’과 같 은 진통제 성분이다.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실험 결과, 위약 집단은 꾸준히 비슷한 수준의 사 회적 고통을 보고한 반면, 아세타미노펜을 섭취한 집단 은 나날이 감소된 사회적 고통을 보고하였다. 우리의 뇌는 사회적 고통이나 신체적 고통을 똑같 이 받아들이기 때문에, 이 둘에 대한 치료법마저도 동일 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아주 흥미로운 결과다(앞으로 실 연을 당하는 일이 있다면 치킨을 시켜 먹은 뒤 타이레놀 한 알을 먹도록! 치킨은 그냥 맛있으니까). 하지만 아직도 온전히 납득이 되지 않는 분들이 있 을것이다. 특히나MBTI 테스트가한국에서워낙흥한바 람에 많은 사람들이 I(내향)와 E(외향), 이 둘을 이분법적 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가지게 되어 더욱 그럴 것이다. “난 내향형이라서 사람을 별로 안 좋아해!”라고 여전히 생각 되는분들이있다면계속이글을읽어봐주기를바란다. 내향적이든외향적이든, 우리의행복버튼은 ‘사람’ 우선 모든 사람이 내향 또는 외향, 이 두 가지 ‘유형’ 으로 나뉜다는 오해부터 바로잡아야겠다. 외향성은 모든 성격특질이그렇듯이하나의스펙트럼이다. ‘내향 외향’의스펙트럼에서각자의위치가다를 뿐이지, 어떠한 구분선이 있어 그 선의 좌측과 우측에 있 는사람들끼리는성격이똑같다는착각에빠지면안된다. 행복을 더 잘 느낄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 람이 있을까? 있다. 외향적인 사람일수록 행복감을 느낄 확률이 더 높다고 한다. 행복 심리학의 세계적 대가, 에 드 디너의 연구진이 상위 10%의 행복 수준을 자랑하는 사람들의 성격과 대인관계를 조사(Diener & Seligman, 2002)한 결과, 행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외향성이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한, 행복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혼자 보내는 시간이 더 적고, 타인과 함께 보내는 시간 이 더 많았는데, 특히 매우 행복한 사람들은 많은 시간 을 가족, 친구 또는 연인과 함께 보냈고, 매우 불행한 사 람들은 월등히 많은 시간을 혼자서 보냈다. 이러한 결과는 다른 수많은 연구에서도 일관되게 나타난다. 외향적일수록 기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낄 확률이 높고, 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확률이 낮으며, 전체적으로 좋은 감정 상태를 누릴 확률 이 높다는 실험 결과도 있다(Costa & Mccrae, 1980). 그렇다면, 왜 외향적인 사람들은 행복에 유리한 걸 까?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바로 ‘사람’에 있다. 외향 vs 내향적인사람의행복감비교실험 우리의 행복 버튼은 다른 사람을 만날 때 반짝 켜 진다. “아니야! 난 오히려 혼자 있는 게 더 편하고 행복한 데!”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거만한 오 해에 불과하다. 우리는 사람 없이 살 수 없다. 적어도 우 리 뇌는 그렇게 생각한다. 약 13만 명이 구독하고 있는 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되었던 한 fMRI 연구는 우리 뇌가 사람과의 상호작 용을 얼마나 갈구하는지를 잘 보여준다(Eisenberg 외, 2003).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는 경험을 한 참가자들의 뇌 활동을 측정한 결과, 놀랍게도 신체적 고통이 가해질 때 나타나는 뇌 활동과 동일한 패턴이 발견되었다. 행복의심리학 현장활용실무지식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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