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기 법무사(경기중앙회) 105년의생 고정규환법무사님을기리며 성경 창세기에 의하면 인류의 최초 조상 아담은 930세를 살고, 므두셀라는 969세까지 살았다고 한다. 그러나 모세는 “우리의 연수가 70이요, 강건하면 80”이 라고 하였으니 이게 바로 인간의 보편적인 수명이 아닌 가 싶다. 최근에는 과학의 발달로 몸을 잘 다스려 100세 이 상 사는 사람도 있다. 필자의 주변에도 그런 분이 있는 데, 암울했던 일제 강점기인 1917.1.25. 태어난 같은 회 소 속 정규환 법무사님이다. 1917년은 러시아혁명이 일어나 고, 내가 좋아하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서시」, 「봄」, 「새로운 길」 등을 쓰신 윤동주 시인의 모교인 연희 전문학교가 설립인가를 받은 해이다. 윤동주 시인은 1917.12.30.생으로, 정 법무사님은 그보다 11개월 앞서 태어났다. 정 법무사님 말씀으로는 윤동주 시인과는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강의 를 함께 듣고, 공부도 같이 한 사이라고 한다. 필자는 2017.1.25. 정 법무사님이 100세가 되던 해, 1세기를 살아오신 것을 기념하고 오랜만에 인사도 드릴 겸 전화를 드렸었다. 3년 만에 통화를 하는 것이니 그동 안 얼마나 변하셨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아니나 다를 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여전히 식사도 잘하시고, 직장에 정시에 출근하시 는 등 잘 지내고 있다며 노익장을 과시하는 모습이 놀랍 고 존경스러웠다. 그러나 친구들이 이미 세상을 등져 함 께 지내던 때가 그립고, 직장에 나가지 않으면 식구들 외 에 대화할 상대가 없어 늘 외롭단다. 그래서 사무실에 나와 고객들과 상담을 하고, 직원들과 점심도 같이하며 고독을 잊고 있다고. 60대에는 등산을 즐겨 전국에 있는 산이란 산은 안 가 본 데가 없을 정도였다는 정 법무사님은 지금도 귀가 잘 안 들려 보청기를 낀 것 외에는 건강한 편이라 고 하셨다. 장수의 비결을 물으니 스트레스 받지 않고 웃 으며 살고, 소식과 걷기운동을 해서 그런 것 같다며 허 허 웃으셨다. 그 통화 이후로 사는 일에 바빠 연락을 드리지 못 한 채 또 많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얼마 전 필자는 정 법무사님이 2018.1.4. 폐업을 하고 잠시 쉬다가 지난해 6.21.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들었다. 순간 슬픔이 앞을 가렸다. 1952년도에 우리 법무사 업계에 발을 들여놓으셨으니, 66년간 법무사로 일하며 천수를 누리다 105세에 영면에 드신 것이다. 정규환 법무사님은 장수한 법무사로서 새로운 기록 을 세웠다. 한편으로 세월에는 장사가 없다는 진리도 새 삼 깨닫게 해주셨다. 우리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도 모른 채 그림자처럼 살다가 바람처럼 사라지는 것 이인생이다. 삼가고정규환법무사님의명복을빈다. 78 문화路, 쉼표 법무사가쓰는수필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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