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는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을 온수와 냉수가 따로 나오는 수도꼭지에 비유한다. 냉수 수도꼭지를 아무리 꽉 잠근다 해도 물이 뜨거워지지는 않는 것처럼 분노, 슬픔, 억울함 등등의 나쁜 감정을 줄이는 것만으로는 충 분치 않다. 거기에 더해 온수 수도꼭지를 더 세게 틀어야만 뜨 거운 물이 나오게 된다. 기쁨, 설렘, 기대감과 같은 좋은 감정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만, 따뜻하게 샤워하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긍정적인 감정과 부정적인 감정은 별 개이며,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반드시 긍정적인 감정을 늘리려는 별도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하니 행복해지 고 싶다면 걱정거리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할 것이 아니 라, 내 일상에 유쾌한 경험을 더 많이 심어놓는 쪽으로 작전을 바꿔보는 것이 어떨까. 스트레스를 주는 친구를 피하는 것도 좋지만, 웃음 을 주는 친구를 더 자주 만나보자. 무릎이 시려 골치가 아프다면, 일단 제일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어보자. 그걸로 무릎이 고쳐지진 않겠지만, 어 쨌든 그 식사는 나에게 확실한 기쁨을 선물해줄 것이다. 이렇게 기분 좋은 순간들로 하루를 가득 채우면 채울수 록 우리는 행복에 더욱더 가까워질 수 있다. 한방의큰행복보다는최대한의 ‘소확행’을늘릴것 자, 이제까지 긍정적인 감정의 경험이 행복에 얼마 나 중요한지 살펴보았다. 깨달음을 얻었으니 이제는 기 쁘고 신날 만한 일을 마구잡이로 벌이면 되지 않을까? 로또 당첨, 주가 상승, 부동산 투자 성공, 이런 건 어떤 가? 여기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면, 다시 생각해야 한 걱정거리해결보다즐거운일을늘려라 행복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 에드 디너 교수는 행 복이 세 가지 조건에 달려있다고 말한다. 첫째, 부정적인 감정은 덜 자주 느끼고, 둘째, 긍정적인 감정은 더 자주 느끼며, 셋째, 현재 본인의 삶에 만족해야 한다는 것이 다.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은 덜어내 고, 긍정적인 감정을 늘려야 한다는 말이다. 어쩌면 당연한 소리처럼 들릴 수 있으나 여기서 주 목해야 할 점은, 유독 한국 사회가 첫 번째 조건인 부정 적 감정을 덜어내는 데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다. 가령 가난이 주는 불편함에서 벗어나고자 열심히 저 축하고, 삶의 즐거움은 뒤로한 채 스트레스를 주는 대인 관계를 모두 끊어버리는 식이다. 부정적인 감정을 유발하고, 불행을 끼치는 요소들 을 없애버리면 자연스럽게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 기 때문이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지금 발목을 다쳤다 고 가정해보자. 발목 부상으로 목발을 짚고 다녀야 하니 자주 불편하고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 그래서 목발 없이 혼자 걸어 다닐 수만 있다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하며, 어서 부상이 회복되기를 바라게 된다. 물론 부상이 회복되면, 그 전의 불편하고 짜증 났 던 감정은 사라질 것이다. 완쾌되어 목발을 집어던지는 그 순간만큼 신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우리의 일상을 돌이켜 보자. 부 상의 불편에서 벗어난 기쁨으로 인해 어느 날 밤, 침대 에 누워 “아, 오늘 나는 발목을 삐지 않았네? 덕분에 정 말 행복하다.” 하고 기분 좋게 잠드는 경우가 있을까? 장 담하건대 거의 없을 것이다. 하나의 고민이 없어지면, 그 고민이 더 이상 우리를 괴롭히지 않을 뿐, 오래 지속되는 기쁨을 선사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에서 행복심리학을 연구하는 서은국 교 행복의심리학 현장활용실무지식 75
RkJQdWJsaXNoZXIy ODExNj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