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7월호

2080 진난만한 고백을 담은 아담한 가사 덕분이기도 하다. 끝부분에서 반복하는 “난 너를 사랑해.” 라는 말은 순박한 운치를 은은하게 퍼뜨린다.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는 가벼운 형태도 인 기에 한몫했다. 두 멤버 김성재와 이현도는 두 장의 정규 앨범과 「여름 안에서」가 실린 리믹스 앨범 『Rhythm Light Beat Black』을 낼 때까지 주로 역동적이고 센 힙합, 댄스음악을 선보였다. 래핑이 무척 빨라서 젊은 사람들도 여간해 서는 따라 부르기가 쉽지 않았다. 느린 템포의 R&B 노래들도 미국 본토의 색이 진했다. 흑인 음악 마니아, 혹은 감각적인 스타일을 선호하는 음악 팬이 아니면 듀스의 노래들을 편하게 즐기 기가 쉽지 않았다. 쉬운춤도인기에한몫, 시대를뛰어넘는스테디셀러 「여름 안에서」도 듀스의 기존 노래들과 마찬가지로 흑인음악의 한 갈래인 ‘뉴 잭 스 윙’(new jack swing : 힙합의 둔탁한 리듬과 R&B의 부드러운 인자를 합친 장르)을 뼈대로 뒀다. 하지만 「여름 안에서」는 나긋나긋한 멜로 디를 취해 전문성에서 탈피했다. 더구나 속사포처럼 쏘아 대는 랩도 없다. 선율과 구성 모두 편안하면서도 어느 정도 경쾌 해서 누구나 가까이하기에 좋았다. 노래의 처음 과 중간, 끝을 잇는 파도 소리와 색소폰 연주는 후련한 맛을 곱절로 만든다. 안무도 대중을 사로잡은 요인 중 하나다. 1993년에 낸 데뷔곡 「나를 돌아봐」부터 아무나 흉내 낼 수 없을 정도로 화려하고 격렬하게 몸 을 움직여 왔던 듀스는 「여름 안에서」 때에는 전과 달리 비교적 간단한 춤을 췄다. 특히 양팔을 어깨 위로 펼쳤다가 가슴에 교차로 포개고 다시 허리에 올려 골반을 튕기는 music 후렴의 동작은 듀스의 팬들 말고도 많은 이가 숙지하고 따라 했다. 쉬운 춤으로도 노래는 전 파와 향유의 폭을 키웠다. 무릇 어떤 노래에 대한 선호도는 리메이 크를 통해 검증되기 마련이다. 2003년 가수 서 연을 시작으로 「여름 안에서」는 디제이 버디(DJ Buddy), 안녕바다, 더 노드(The Nod), 멋진녀석 들 등이 정식으로 리메이크했다. 또한 김범수, 소녀시대, 제이래빗, 러블리즈 의 케이, 브레이브걸스의 민영 등 여러 가수가 방송에서 부른 바 있다. 2020년에는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된 유재석, 이효리, 비 의 트리오 ‘싹쓰리’가 발표한 버전이 다수의 음 원 차트 1위에 올랐다. 시대를 뛰어넘는 지속성 이 이로써 설명된다. 올해도 예년과 다름없는 풍경이 펼쳐진다. 라디오에서, 대한민국 각지에서 이미 「여름 안에 서」가 흘러나오고 있다. 여름에 집중해서 수백 만 명이 넘는 대중과 마주하니 ‘영원한 여름날 의 찬가’라고 명명할 수밖에 없다. 이듬해에도, 해가 더 지나서도 매년 여름 이면 시원한 파도 소리와 상쾌한 색소폰 연주를 앞세운 「여름 안에서」가 많은 사람 주위에 살갑 게 맴돌 것이 분명하다. 1994년, 우리에게는 여 름만 되면 찾아오는 벗이 생겼다. 세대유전 2080 명곡 슬기로운문화생활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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