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7월호

어놓는 일이 공기처럼 당연한 일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백인 여성들은 자신들의 본심과 달리 흑인 여성의 편을 들지 못한다. 누구든 시스템에 맞서는 일은 쉬운 일이 아 니기 때문이다. 백인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캐서 린은 모든 일에 맞서야 한다. 그저 여성이라는 이유로 중 요 회의에 참석할 수 없고, 공용 커피포트도 사용할 수 없다. 전산원이라는 신분 때문에 리포트에 자신의 이름 을 올리지도 못한다. 가장 심각한 일은 화장실이다. 흑인 여성 전용 화장 실은 그녀가 일하는 건물에서 800m가 떨어진 건물에 만 있다. 그녀는 매일 800m가 떨어진 건물로 하이힐을 신고 달려야 한다. 잠시 볼일을 보는 시간에도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늘 서류를 들고 달린다. 모두가큰목소리를내면세상이바뀐다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 전쟁, 그리고 그 속에 서 늘 성공한 남성들의 이야기를 익숙하게 들어왔다. 데 오도르 멜피 감독은 「히든 피겨스」를 통해 백인 남성 위 주로 기록된 역사 위에 세상을 바꾸기 위해 고군분투했 던 흑인 여성들의 이야기를 새롭게 각인시킨다. 미국 최초의 우주 궤도 비행 프로젝트에서 핵심 업 무를 수행한 실존 인물 캐서린 존슨과 나사 최초의 흑인 여성 책임자였던 도로시 본과 나사 최초 흑인 여성 엔지 니어였던 메리 잭슨을 현재에 불러와 우리가 기억하는 역사 위로 얼마나 더 많은 훌륭한 여성들이 지워져 있었 는지를 되짚어 본다. 실제로 1960년대 미국 사회는 흑인인권 운동과 여 권신장 운동으로 뜨거운 시절이었다. 반대로 생각해 보 면 당시 미국에서 여성으로, 그것도 흑인 여성으로 살아 간다는 것은 이중 차별에 맞서야 한다는 이야기다. 「히든 피겨스」에 묘사된 차별은 사포로 맨살을 긁 는 것 같은 통증을 주지는 않는다. 실제로 세계 최초가 되기 위해 맞서 싸운 여성들의 지욱 같은 삶, 영화는 관 객들이 불편해할 딱 그 지점 앞에서 융통성을 부린다. 화음이 잘 맞는 합창 속에 내 목소리가 너무 특이 한 것은 아닌지 고민하게 되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세상 은 제 목소리와 능력으로 사람들을 설득시킨 사람들 때 문에 조금씩 평평해지고 있다. 「히든 피겨스」라는 제목 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피겨는 숫자와 사람을 동 시에 의미한다. 역사 속에 숨겨진 숫자, 그리고 숨겨진 사 람들이라는 의미를 담는다. 「히든 피겨스」는 모두가 큰 목소리를 내면 세상이 바뀐다고 말한다. 그래서 숨겨져 있지만, 세상의 최초가 되기 위해 편견과 차별에 맞서야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를 동화와 같은 긍정적 에너지로 그려낸다. 그만큼 명랑 하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는 말이다. 여전히 퍽퍽한 세상 속에 촉촉한 물기 같은 희망 이 필요하다고 하는 진심 앞에서 미소 짓지 않을 도리가 없다. 가슴뭉클가족영화 12선 슬기로운문화생활 “나사가여성에게일을맡긴이유는 우리가치마를입어서가아니라 안경을썼기때문이에요.”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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