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 지난 6월 21일, 순수 우리 힘으로 쏘아 올린 누리호가 세계 7번째로 우주의 문을 열었다. 본격적인 우주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떼었다는 환호가 들린다. 이렇듯 과학 문명은 쉼 없이 발전하고 있다. 너무 빠른 변화에 부적응을 우려하는 견해도 있지만, 늘 그렇듯 우리는 곧장 적응하며, 일상생활에 스며든 문명의 혜택을 누려왔다. 특히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우리나라는 더욱 빠른 것에 갈망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업계에도 전자등기 이슈를 비롯한 새로운 변화가 불가피해 보이고, 또 적응해야만 하는 시기 가 다가오고 있다. 요즘 같은 디지털 정보화시대에서 사람들은 그 속도를 따라가기 바쁘다. 수년 전 일본 등기소를 방문하였을 때 보았던 아날로그적인 일본인들의 모습이 떠오른다. 등기부 를 발급받으려는 사람은 신청서를 작성하고, 수수료로 인지를 사서 붙이고 발급을 기다린다. 우리나라 에서는 발급기를 통해 순식간에 등기부를 받아볼 수 있는데, 왜 이들은 이렇게 시간을 낭비하며 기다 리는지 의아했다. 그러나 일본인들은 그런 방식에 익숙해 불편을 느끼지 않았을 수도 있는데, 오히려 우리가 우리 기준으로만 생각해 답답하다고 여겼던 것은 아닐까. 코로나로 인해 의도치 않은 급격한 디지털로의 전환 이후 가게 카운터 직원의 자리는 키오스크가 차지했다. 반갑게 맞아주던 직원도 차가운 스크린 패드로 대체되었다. 궁금한 것이 생겨도 질문을 할 수가 없고, 사용법을 알려주는 이도 없다. 이런 변화로 인해 디지털 소외 계층이 더욱더 고립됐다는 이 야기도 나온다. 편리함이 외려 불편해진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다. 조금은 느려도 괜찮지 않을까. 자연인의 삶을 담은 프로그램이 대중적으로 인기를 끄는 것도 너무 나 빠른 현대사회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이유가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제는 속도보다는 방향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다. 너무 앞만 바라보고 빨리빨리 달리는 얼리어댑 터의 모습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좀 더 가치 있는 시간을 주고, 주위 사람도 살펴볼 수 있는 삶의 여유로 움이 필요하다. 윤정진 법무사(서울남부회) · 본지편집위원 편집위원회 LETTER 속도보다여유가필요한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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