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낮은 행복도를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한국의 지 나친 물질주의를 꼽았다. 그는 물질주의적 가치관 자체 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과도하게 돈에 집착하다 보면 사회적 관계나 내면의 즐거움 등이 희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에드 디너 교수의 말처럼, 돈이 어떻게 행복을 방해 하는지 연구한 실질적인 실험이 있었다. 40명의 대학생 에게 가짜로 맛 평가 테스트를 한다고 말하고, 초콜릿을 먹도록 했다(Quoidbach 외, 2010). 그중 절반에게는 초 콜릿을먹기전돈이담긴사진한장을보여주었다. 그 결과 돈을 본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초콜릿의 맛을 덜 음미하며 먹었다. 그리고 먹는 동안에 도 훨씬 덜 즐거워 보였다. 달달한 초콜릿을 먹는 순간만 큼은 응당 기분이 좋아져 그 맛에 탐닉하기 마련인데, 돈 에대한생각이그런본능적인기쁨조차방해한것이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도한 경쟁에 따 른 높은 불안’이 한국의 물질주의를 만든 원인 중 하나 라며, 우리 사회에 ‘조금 내려놔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던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볼 안에 가득 음식을 채우고도 계속 먹으려는 햄 스터처럼 과한 욕심은 내려놓고, 잠시 숨을 돌리는 여유 를 가져야 한다는 소리다. 부자, 주식, 비트코인, 부동산, 로또, 외제차…, 끝나 지 않는 ‘돈, 돈, 돈’의 외침에 머리가 지끈지끈할 때는 초 콜릿 하나를 까서 먹어보자. 이렇게 단순한 행동 하나만 으로도즐거워지는게인생이다. 돈은비타민처럼적당히, 아등바등살지말고, 이제는조금내려놔도괜찮다. 월호에서도 설명한 바 있다). 어떻게 돈을 써야 행복이 찾아오는지 우리에게 힌트를 주는 또 다른 연구가 있다(Aknin 외, 2013). 이 연구에서는 총 820명의 참가자를 모집하였는데, 그중 140명은 캐나다 사람, 나머지는 우간다 사람들 이었다. 참가자들을 랜덤하게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에게는 자기 자신한테 약 2만 원 정도의 돈을 쓴 최근 기억을 자세히 떠올려 보라고 했고, 다른 집단 에게는 동일한 액수의 돈을 남을 위해 쓴 기억을 떠 올려 보라고 했다. 그런 후 그들의 행복 수준을 측정 했다. 결과는 어땠을까? 물론, 타인에게 돈을 쓴 기억 을 회상한 집단이 본인에게 돈을 쓴 기억을 회상한 집단보다 유의미하게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결과는 우간다 사람들이나 캐나다 사람들이 나 모두 동일했는데, 실험 당시 두 나라의 GDP 차이 는 60배가 넘었다(세계은행, 2013). 부의 수준과 상 관없이 어떻게 돈을 쓰느냐가 행복에 훨씬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과한욕심과불안, 이제는내려놔도괜찮다 돈은 무조건 행복을 불러오는 마법이 아니다. 돈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행복이 커질 수도, 줄어 들 수도 있는 것이다. 이런 여러 연구가 알려주는 것 과는 다르게 한국 사회에서는 여전히 ‘돈이 모든 걸 해결해 준다’는 믿음이 강고하다. 이러한 믿음은 우리 의 행복에 큰 걸림돌이 된다. 행복심리학의 세계적 권위자 에드 디너 교수는 지난 2010년 『동아일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한국 행복의심리학 현장활용실무지식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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