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8월호

2080 로 돌아가라고 조언하는 후렴은 위태로운 상황 을 긍정성이 깃든 청춘들의 트렌디한 사랑 노래 로 뒤바꿔 놓는다. 올해로 「아주 오래된 연인들」이 나온 지 30 년이 됐음에도 당시와 비교해 세월의 격차가 느 껴지지 않는 이유는 연인들의 일반적인 정서와 진리에 가까운 위기 극복 해법을 고루 담은 가사 덕분이다. 감각적이고트렌디한편곡, 노래에생명력부여 감각적인 구성, 치밀한 편곡 역시 노래가 강 한 생명력을 과시하는 데 일조했다. 「아주 오래 된 연인들」은 1990년대 초반, 미국과 영국 주류 대중음악계에서 점차 인기를 얻던 전자음악의 하위 장르인 ‘하우스’를 발 빠르게 도입해 제목 과는 정반대로 아주 새로웠다. 각종 효과음을 비롯한 샘플링 위주의 편성 을 통해 그 시절 국내에서는 아직 세력을 떨치지 못했던 힙합과 일렉트로닉 댄스음악의 묘미를 유감없이 알렸다. 반주로도 유행에 민감한 젊은 청취자들과 소통한 셈이다. 또한, 노래를 만든 015B의 음악감독 정석원 은 후렴에 아카펠라풍의 코러스를 입혀 채도를 높였다. 이는 마니아 장르를 기반에 둔 반주가 은근히 풍길 생소함을 상쇄해 주는 대중 맞춤형 경량화 기법이었다. 높은음으로 “빠빠빠”를 거 듭하는 이 합창은 객원 가수 김태우의 중저음 보 컬과 상반돼서 노래는 다른 매력을 동시에 내보 일 수 있었다. 곡은 참신한 전개로도 기존 가요와 차별화 했다. 우선 36마디, 1분 20초에 달하는 긴 전주 가 파격적이었다. 하우스 음악 중에도 DJ를 위해 길이를 길게 수정한 ‘익스텐디드 믹스(Extended Mix)’ 버전을 제외하면 이처럼 상당한 길이의 전 주를 지닌 곡은 별로 없다. music 대중은 대체로 보컬에 집중하기 때문에 상 업성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는 대중음악은 웬 만해서는 길게 전주를 가져가지 않는다. 하지만 「아주 오래된 연인들」은 당돌하게도 그 암묵적 규율을 깼다. 4분의 4박자로 일정하게 진행되는 36마디 는 피아노를 시작으로 퍼커션, 탬버린, 베이스 드 럼, 해먼드 오르간 등 다양한 악기들이 차례로 추가돼 아기자기한 맛을 띤다. 길다고 생각된 1분 20초는 지루할 틈 없이 쓱 지나간다. 마지막 후렴에 들어가기 전 흐르는 간주에 서는 피아노, 베이스, 기타를 호명하며 전주와 마 찬가지로 악기들의 연주를 차례차례 덧씌운다. 이 수미쌍관식 연출도 말쑥함을 키운 요소 중 하 나다. 발매 당시 「아주 오래된 연인들」을 접한 많 은 사람이 수긍하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노래는 다수의 청춘 남녀가 생각하거나 경험했을 법한 고민을 다뤄 보편성을 획득했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흔히 마주하는 일들을 가사의 소재로 택하고, 이를 산뜻하게 표현하는 정석원의 작사 능력이 또 한 번 빛났다. 최신 경 향의 음악을 토대로 신선한 편곡을 선보인 것도 작품성 확보에 한몫 단단히 했다. 이런 일련의 장점들로 「아주 오래된 연인 들」은 세월이 지나도 대중들이 즐겨 듣는 연애 스케치로 남게 됐다. 세대유전 2080 명곡 슬기로운문화생활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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