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N 2233-4688 09 2 0 2 2 vol. 663
발행인 이남철 편집인 박철훈 편집주간 김병학 편집위원 강상수·강성구·강신기·권중화·김정준·김정호·박성익 박윤숙·윤정진·윤평식·이경록·장태헌·정진홍·최상익 편집장 임정와 발행처 대한법무사협회 발행일 2022년 9월 5일통권제663호 디자인·인쇄 주식회사더블루랩 일러스트 이정윤 정기간행물등록 1965년 5월 7일강남, 라 00102호 주소 서울시강남구논현로 651 (논현동, 법무사회관) 전화 02)511-1906~9 팩스 02)546-4362 이메일 <편집부> kabl@hanmail.net 홈페이지 www.kabl.kr 비매품 ※ 본지에 게재된 글들은 대한법무사협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국민 곁에 125년, 생활법률 전문가 법무사史 『법무사』지창간호(1990.3.) 1963.7.22. 각 지방사법서사회가 연합한 ‘대한사법서사협회’가 설립되었다. 협회는 사법서사를대표하는단체로서그위상을확고히하기위해 『사법서사명감』의간행 (1964.4.25.), 사법서사회관신축결의(1964.9.14.) 등의사업을추진하였다. 그일환으로 1965.5.7. 공식기관지 『사법서사회보』를창간하여협회업무와회원동 정등의소식을매월실어발간했다. 이후 『사법서사회보』는 1981.8. 『사법서사』지로 혁신되어새로이발행되었다. 『사법서사』지는 1990.1.13. 사법서사의 ‘법무사’ 개칭으로 ‘대한법무사협회’가새로발 족하면서, 1990.3. 『법무사』지로 제호를 바꾸어 재창간되었다. 사진은 당시 제1호로 발행된 『법무사』지창간호. 9월 커버스토리 03
풍요로운 04
“출생에서상속까지” 생활법률전문가 법무사 보내세요 05
Contents 법으로본세상 10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_ 사실상 친자관계 자녀의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을 위 한 친생자관계존재확인소송(2016. 서울가정법원) 16 변화를 넘어 미래를 향해 _ 디지털 격차의 현실과 ‘디지털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법제적 과제 22 주목 이 법률 _ 「소액사건심판법」 일부개정 발의(안)과 법무사의 소 액사건대리권 26 법률고민상담소 _ 부동산등기, 민사, 주택임대차 분야 30 최근 시행법령 _ 「주택법」 일부개정(2022.8.4. 시행) 등 91 내가 만난 법무사 _ 김길태 법무사(서울중앙회) 2022년 9월 vol. 663 32 16
현장활용실무지식 50 맞춤형 최신 판례 요약 _ 2022.6.7.자 2022그534결정 등 54 법무사 실무광장 _ 배우자 부정행위 사건에서의 손해배상청구 및 구상 금청구소송의 1회적 해결 60 신(新) 기업컨설팅 사례연구 _ 합병에 관한 컨설팅 68 행복의 심리학 _ 우울과 무기력에서 벗어나는 ‘행동활성화’ 치료법 법무사시시각각 32 이슈와 쟁점 _ 미성년자 빚 대물림 방지를 위한 「민법」 개정 발의 안의 검토와 입법 과제 _ 일명 ‘조력존엄사법’ 발의의 법적 검토와 입법 과제 _ 한국신탁학회 ‘2022 하계 학술대회’ 주요내용 정리 44 화제의 법무사 _ 춘천지방법원 선임 ‘상속재산관리인’으로 활동하는, 오웅철 법무사 48 최근 공제사고 사례 _ 법무사 사무소 직원 과실에 관한 손해배상청구소 송, 대법원 상고기각 판결 선고(2021.11.30.) 슬기로운문화생활 72 세대유전 2080명곡 _ ABBA 「댄싱 퀸」 74 가슴뭉클 가족영화 12선 _ 「더 파더」 8·76 콧바람 하루여행 _ 경기도 ‘수원화성’ 80 문화路 쉼표 _ (수상) 첫 외박의 기억 동정·등록 82 협회는 지금 _ 협회 · 지방회 · 법무사 동정 86 법무사 신규등록 · 등록공고 90 편집위원회 레터 _ 무등을 타다 44 76 74
콧바람하루여행 수원 ‘화성행궁’ 밤나들이 글·사진 / 민혜경 여행작가 08
수원화성의성벽을밝히는조명이은은하게켜지면 도심속고풍스러운궁궐의고즈넉한달빛산책이시작된다. 낮보다더좋은화성행궁밤나들이의계절이다. (p. 76에이어) 09
나도 6·25 전사자의 유족이맞습니다! 황대환 법무사(서울서부회) 열혈법무사의 민생사건부 법무사가실제수임한, 이시대민초들의생활사건이야기 사실상친자관계 자녀의국가유공자 유족등록을위한친생자관계존재확인소송사건 (2016. 서울가정법원) 10
2016년도 6월 말경, 남루한 차림을 한 초로의 여성 한 분이 사무실을 찾아왔다. 자신을 60대 중반이라 소 개했지만, 얼굴에는 실제 나이보다 훨씬 더 깊은 세월의 흔적이 새겨져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실제 출생연도가 1951년생인데, 가 족관계등록부에 1953년생으로 등재돼 있다면서, 자신의 사건을 꼭 좀 해결해 달라며 사연을 털어놓았다. 6·25전사자의딸인데, 보훈처가유족등록을거부합니다 의뢰인은 충남 서산에서 1951년 7월 태어났다. 그 녀의 부모님은 6·25전쟁이 발발한 1950년 9월경 혼례 를 올리고, 아버지(父)의 본적지인 충남 서산시 ○○동 ○○○번지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해 그 이듬해 의뢰인을 낳았다. 당시 1927년생으로 젊은 청년이었던 아버지는 1952 년 6월 징집되어 군에 입대했고, 안타깝게도 1953.6.23. 전사했다. 그로 인해 부모님은 혼인신고를 하지 못했다. 의뢰인의 어머니는 그 이듬해 재혼해 집을 떠났고, 이후 생모와는서로연락처도모른채살아왔다고한다. 그렇게 부모 모두 곁을 떠나 혼자가 된 의뢰인은 친 가에서 조부와 숙부, 고모들의 보살핌 속에 살았지만, 부 모의 사랑을 받지 못한 채 초등학교 입학도 늦어지고, 출 생신고도 중학교 입학 무렵인 1968년 3월에서야 겨우 했 을정도로불우한어린시절과학창생활을보내야했다. 고교 졸업 후 일찍 독립한 의뢰인은 서울로 와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는데, 사고무친한 서울에서 여성 혼 자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고 아슬아슬한 삶의 여정을 겪어야 했다. 결혼도 하고 자녀도 두었지만, 의뢰인은 지금까지도 허드렛일과 미화 업무로 연명하며 어렵게 살고 있다. 그녀의 이런 삶에 조그만 희망이 생긴 것은 우연한 일에서 시작되었다. 어느 날, 지인들에게 신세 타령을 했 는데, 누군가 “아버지가 국군으로 6·25 때 전사했으면, 국가유공자 유족으로 나라에서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 다”고 알려준 것이다. 의뢰인은 그길로 국가보훈처에 문의했는데, 지금 상태로는 유족 등록이 어렵다는 담당자의 답변을 들었 다. 이후 몇 번의 문의에도 대답은 똑같았다고 한다. 의 뢰인은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돌이켜보면 지난 삶의 모 든 고난이 아버지의 전사로 인해 시작된 것 아닌가. 의뢰인은 어떻게든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아야겠다 고 결심했다. 그리고 차일피일 미루던 그 결심을, 오늘 드 디어 큰맘 먹고 해결하기 위해 필자의 사무소를 찾은 것 이었다. “법무사님, 제 평생의 한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아버 지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전사했고, 어머니는 재혼해 떠나면서 지금까지 불우한 삶을 살았는데, 다른 사람은 다 받는 국가의 혜택마저도 저는 왜 받을 수 없단 말인 가요? 제가 거짓말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국가유공자 자녀로 등재가 안 된다는 것인지 너무 억울합니다.” 의뢰인은 어눌한 목소리로 하소연하며 국가와 사 회를 향한 원망 섞인 말까지 쏟아냈다. 나는 그녀의 억 울한 마음과 딱한 사정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동족상 잔의 전쟁으로 인한 참혹하고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 ‘국 가’라는 공동체의 존립과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누군 가의 희생이 따라야만 했던 시기였다. 의뢰인의 아버지와 같이 의무적으로 희생당한 분 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이 그 존립과 번 영, 물질적 풍요를 누릴 수 있었겠는가. 후대의 사람들이 그 희생의 가치를 알아주는 것이 진정한 보훈의 시작이 고, 어떻게든 그들의 유족을 찾아내 적절한 보상을 하는 것이 앞으로도 나라를 위한 헌신과 봉사의 정신을 이어 가는 길일 것이다. 나는 의뢰인이 지금부터라도 최소한의 기본적인 생계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이 사건을 꼭 해결 해 주어야겠다는 의무감을 가지게 되었다. 11 열혈법무사의민생사건부 법으로본세상
6·25전몰군경자녀, 나이제한없어 유족등록시수당혜택 국가유공자 유족 혜택과 관련해 자녀의 경우는 미 성년자나 나이 제한을 두는 것이 일반적이나, 6·25전몰 군경자녀수당의 경우는 특별하다. 현행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성년이 되면 수혜가 없 어지도록 한 과거 「군사원호보상법」(1984.12.31. 폐지) 상의 나이 제한을 없애면서, 이제는 유족등록만 되면 유족으로서의 혜택을 모두 볼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즉, 1953.7.27 이전이나 「참전유공자예우에 관한 법 률」 별표의 규정에 따라 전투기간 중 전사·순직한 전몰 군경 또는 순직군경 자녀는 나이 제한 없이 평생 수당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미성년자녀를 제외한 유족이 보상금을 받다 가 1997.12.31. 이전에 보상금 수급권이 소멸했냐, 아니 면 1998.1.1. 이후 소멸했냐에 따라, 즉 1일 차이로 수당 금액이 대략 4배 정도나 차이가 나는 등 수급권자 사이 의 형평성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의뢰인의 경우는 조부가 보상금을 수령하 다가 1979년도에 돌아가셨기 때문에 유족등록만 되면 대략 매월 100여 만 원 이상(2022년도 기준 1,239,000 원)의 자녀수당을 평생 받을 수 있는 매우 좋은 조건이 었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 으로 “‘자녀 중 1명’에 한정하거나 ‘나이가 많은’ 자녀에 게 6·25전몰군경자녀수당을 지급하도록 한 부분은 헌법 에 합치되지 아니”하며, “위 각 법률조항은 2022.12.31. 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헌법불합치 결정(2021.3.25.선고 2018헌가6전원재판부 결정)을 내린바, 6·25전몰군경자녀의 경우는 형제자매 순위를 떠나 각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물론 의뢰인의 경우는 외동딸로 다른 형제가 없어 해당 사항은 없다. 이런 설명을 들은 의뢰인은 생각보다 많은 혜택에 깜짝 놀라면서, 반드시 유족등록이 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신신당부했다. 사건의핵심키, ‘전사한부친과의연결고리’를찾아라 의뢰인이 돌아간 후, 나는 본격적으로 사건을 검토 하기 위해 의뢰인이 가져온 봉투 속의 서류들을 살펴보 았다. 우선 그녀의 출생지와 본적지는 전사한 부친의 본 적지와 동일했다. 이어 숙부와 고모들의 인우보증서, 조 부의 제적등본, 부친의 전사 기록이 있는 병적증명서를 살폈다. 문제는 그녀의 제적등본 부(父)란이 공란으로 되 어 있었는데, 조부의 제적등본에도 그녀의 기록이 없었 다는 점이다. 생모도 조부도 모두 고인인 상태여서 의뢰 인의 아버지인 전사자와의 연결고리가 될 수 있는 기록 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이대로라면 유족 증명이 쉽지 않 을 것이다. 제적부 기록상으로만 보면, 그녀의 생년월일은 1953.12.25. 병적기록부상 부친의 입대일은 1952.6.2., 전 12
사한 날은 1953.6.23.로 기록되어 있었다. 날짜상 그녀가 전사자의 친생자라는 점이 인정될 가능성이 전혀 보이 지 않았다. 즉, 제적부상 출생일을 기준으로 보면 출생 전 10 달 전후 무렵에는 “남편이 입대하여 전투 중에 있어 처 가 부의 자를 포태할 수 없는 것이 외관상 명백한 사정 이 있는 경우”로서 친생자 추정이 미치지 않는다고 새겨 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고 보니 국가보훈처의 담당 공무원이 계속 유 족등록이 어렵다고 한 것이 이해되었다. 결국 의뢰인과 전사자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이 관건이었다. 나는 의뢰 인에게 초·중·고교 생활기록부와 결혼 전 수기로 기록된 제적등본을 발급받아오라고 했다. 또, 숙부와 고모들에 대한 인우보증서에 구체적 사실관계를 기재해 새로 만 들어 주면서, 모두 인감증명서를 첨부해 오라고 당부했 다. 며칠 후 의뢰인은 내가 일러준 서류들을 모두 발급 받아왔다. 나는 의뢰인의 초·중·고 생활기록부들부터 살 펴보았다. 그랬더니 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부의 성명란에 그냥 “사망”으로만 기재되어 있었던 반면, 초 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보호자로 조부의 성명이 적혀있 었고, 부의 성명란에 “전사”라고 기록되어 있었다. ‘바로 이거야!’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면서, 급히 의뢰인의 혼인 이전 최초의 제적등본을 살펴보았다. 그녀의 제적등본 은 모가에 입적할 수 없으므로 일가창립으로 되어 있었 는데, 부란에 “망○○○”로 전사자의 성명이 기재되었다 가 삭제된 흔적이 남아있었다. 제적부와 중·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생년월일이 실 제보다 2년 늦게 기록된 것은, 아마도 중학교 입학할 무 렵 출생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다른 아이들과 나이 차이 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추정되었다. 다행 히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정확하게 1951.7.15.로 기재 되어 있었다. “다행이네요. 완전한 것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생활 기록부와 최초의 제적등본에서 부친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소명할 수 있는 기록을 찾았습니다.” 내 말에 의뢰인은 이미 유족등록이 된 듯 기뻐했 다. 사실상 친자관계에 있는 자녀가 유공자 유족으로서 지위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행정쟁송을 거쳐야만 했다. 그런데 나는 당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이와 같은 고충 을 해소하기 위해 사실상의 친자관계에 있는 자녀도 유 공자의 자녀에 포함하도록 국가보훈처에 권고했다는 기 사를 봤던 기억이 생각났다. 그리고 대법원도 “법의 목적 등에 비추어 볼 때 자 녀라 함은 사실상의 친자관계에 있는 자녀도 포함하 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판시(2010.9.30.선고 2010두8935판결)한 바도 있다. 나는 의뢰인의 힘들었던 지난 세월과 딱한 형편을 생각해 가급적 신속하고 빠른 처리가 가능한 방법을 생 각했다. 그리고 사실상의 친자관계임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들을 모두 정리하여 그녀에게 전달하며, “일단 국가 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유족등록신청을 한번 해보시라” 그녀의생년월일은 1953.12.25., 부친의입대일은 1952.6.2., 전사한날은 1953.6.23.로 기록되어있었다. 날짜상그녀가 전사자의친생자라는점이 인정될가능성이전혀보이지않았다. 결국의뢰인과아버지(전사자)의 연결고리를찾는것이관건이었다. 13 열혈법무사의민생사건부 법으로본세상
고 권유했다. “일단 신청해 보고, 가부간 결과가 나오면 가사소 송이나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게 좋겠습니다.” 의뢰인은 연신 감사하다며, 나중에 찾아뵙겠다며 사무실 문을 나섰다. 유족등록 신청기각, 빠른종결 위해 친생자관계존재확인소송제기 2016. 9월 중순경, 막 퇴근을 하려는데 의뢰인이 사무소로 들어섰다. 그날따라 움푹 파인 주름살이 유난 히 더 선명해 보였다. 힘이 없고 창백한 모습에 나는 유 족등록 신청 결과가 어떤지 바로 짐작할 수 있었다. “법무사님, 기각 통보가 왔어요. 저는 유족등록이 될 수 없는가 봅니다.” 보훈지청에서 왔다는 안내문을 보니 “공부상 기록 을 확인한바, 전사자와의 친자관계가 입증되지 않아 기 각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고 이미 예측하고 있었습니 다. 공무원들도 업무 지침이 있으니 안타까워도 마음대 로 처리할 수는 없지요. 유족등록 신청은 다른 소송을 하기 전에 과정상 한번 해본 것이니 너무 실망하지 마세 요. 본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분명히 잘될 거예 요.” 나는 낙담하는 의뢰인을 위로하며, 당시 보훈처의 「혼인 외의 자녀 유가족 인정지침」에 대해 설명해 주었 다. ‘단순혼외자(구 호적상 자녀로 등재되어 있고, 포태 기간 경과 전 출생 등은 친생자와 동일하나 혼인신고만 늦은 자)’의 경우에만 자녀로 인정하고, ‘복합혼외자(포 태기간 경과 후 출생 등 공적기록만으로 자녀로 인정할 수 없는 자)’는 자녀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인데, 의 미인즉슨, 친생자관계존재확인판결을 통해 등록부를 정 리해오면 유족등록을 해주겠다는 것이다. “법무사님, 그럼 아직 희망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의뢰인은 이제부터 본 게임이 시작된다는 것을 알 아차렸는지 얼굴에 화색이 돌기 시작했다. “그럼요, 하루라도 빨리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승 산이 더 높고, 더 빨리 진행되는 친생자관계존재확인소 송부터 시작하시지요.” 친생자관계존재확인소송은 부 또는 모와 자녀 중 당사자 일방이 사망한 경우, 생존한 당사자가 검사를 피 고로 하여 제소할 때는 사망을 안 날로부터 2년이라는 제척기간에 걸리게 되나, 이해관계 있는 제3자가 생존자 를 상대로 제소할 때는 제척기간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또, 대법원은 “「민법」 제777조의 친족(8촌 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배우자)은 언제든지 친생자관계 존부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대법원 1983.3.8.선 고 81므77판결)고 하였으나, 최근 판례를 변경하여 「민 법」 제865조제1항에서 정한 제소권자로 한정한 바 있다 (2020.6.18.선고 2015므8351 전원합의체 판결). 나는 이 모든 여건을 감안해 자녀보다는 의뢰인 의 남편을 제소권자로 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유했고, 마침내2017.2.14. 선고일, 재판부는내가적시한사실관계를 그대로인정하며, “피고와망◯○○사이에 친생자관계가존재함을확인한다”는 판결을선고하였다. 그리고바로다음날판결정본이 송달되어왔다. 의뢰인은눈시울을붉히며 어린아이처럼기뻐했다. 14
2016.10.20. 서울가정법원에 친생자관계존재확인소송을 제기하였다. 유전자검사 등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 서 한 번에 빨리 종결하기 위해서는 친자관계에 대한 입 증자료 부분에 치중해야 했다. 나는, 원고가 제적부 상으로는 1953.12.25.생으로 출생신고가 되어 있으나 ▵부모님이 1950년 9월경 결 혼하여 본적지에서 신혼생활을 했고, 같은 본적지에서 1951.7.15.에 태어난 사실, ▵이 사실을 뒷받침해 줄 증빙 자료로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 출생연월일이 1951.7.15. 로 되어 있는 점, ▵출생신고를 중학교 입학 무렵에 한 사실과 그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입학한 학생들과 연령 을 맞추기 위해 생년월일을 잘못 기록한 점, ▵최초 제 적등본의 부란에 전사자의 성명이 기재되었다가 삭제한 흔적이 있는 사실과 ▵이 모든 사실에 대한 전사자의 친 동생들인 숙부와 고모들의 인우보증서 등, 그리고 ▵전 사자가 「국가유공자예우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국가 유공자임에도 유족등록이 거부된 사실 등을 제시하면 서 문제 해결과 신분 관계 정정의 필요성 등을 적극적으 로 언급하며, 최대한 정성스럽게 소장을 작성하였다. 한차례변론기일후선고, 마침내 ‘전사자의딸’ 인정받아 2017.1.10. 한차례 변론기일에서 재판부는 몇 가지 기본적인 사실만 확인한 후, 선고기일을 2017.2.14.로 정 하고 변론을 종결하였다. 나는 어차피 주사위는 던져졌 으니 최대한 편안한 마음을 가지시라 조언했지만, 의뢰 인은 선고기일까지 한 달 남은 기간 내내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순간순간 나에게 전화하는 것으로 마음 의 안정을 찾았다. 그리고 마침내 2017.2.14. 선고일, 재판부는 내가 적 시한 사실관계를 그대로 인정하며, “피고와 망 ○○○ 사이에 친생자관계가 존재함을 확인한다”는 판결을 선 고하였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판결정본이 송달되어왔 다. 판결정본을 받아든 의뢰인은 지금까지의 억울했던 세월과 묵은 감정들은 모두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는지, 눈시울을 붉히며 어린아이처럼 기뻐했다. “법무사님, 너무너무 감사합니다. 이 은혜, 정말 평 생 잊지 않겠습니다.” “이렇게 빨리 인용해주신 재판부에 감사할 일이지 요. 더 빨리 찾아오셨더라면 진작에 처리되어 지금 혜택 을 받고 계실 텐데…, 지금이라도 해결되어 정말 다행입 니다.” 지금까지 많은 고생을 하며 힘겹게 살아왔던 의뢰 인이 이제는 매달 100만 이상씩 지급되는 유가족 수당 으로 남은 여생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시기를 바라 는 마음으로 나도 축하 인사를 건넸다. 이후 의뢰인은 무사히 유족등록을 마치고 수당을 받고 있다며 감사 전화를 해왔다. 고달픈 삶의 무게를 짊 어지고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 시대의 민초들에게 법률 가로서 길잡이 역할은 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꼈다. 문 득 푸시킨의 익숙한 시구절이 생각난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 서러운 날을 참고 견디면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 니….” 15 열혈법무사의민생사건부 법으로본세상
변화를넘어미래를향해 변화의시대, 미래를준비하는법제도적과제 장민영 한국법제연구원글로벌법제전략팀장 디지털정보격차, 어떻게해소할것인가? 디지털격차의현실과 ‘디지털 정보접근권’ 보장을위한법제적과제 1 우리의디지털환경은점점보편화되고있는반면, 디지털정보화의수준은 일반국민과정보취약계층(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및고령층) 간에 많은격차가나타나고있다. 「디지털정보격차실태조사」 조사에따르면, 2021년정보취약계층의디지털정보화수준은 일반국민대비 75.4%에그치는것으로조사되었다. 16
1981년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가 보급되는 한편, 1991년 월드와이드웹(WWW: World Wide Web)이 세상에 공개되면서 디지털 기술 및 서비 스가 급속도로 발전했다. 특히 대한민국의 경우, 정보통신사업을 ‘미래 국가 발전의 핵심전략산업’으로 인식하고, 1994년 정보통신 부를 신설, 다음 해 「정보화촉진기본법」을 제정함으로 써 국가적 차원에서 정보통신산업에 대한 전략적이고 집중적인 육성을 위한 제도적 발판을 마련한 이래, 줄곧 “정보통신강국”의 위상을 대내외적으로 확고히 구축하 고 있다.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의 발전은 우리의 일상을 매 우 편리하게 해주고 있다. 글을 쓰다가 참고하고 싶은 도 서가 있는 경우, 멀리 있는 도서관까지 갈 필요 없이 도 서관 웹사이트에 접속해 도서를 검색, 중요한 부분을 저 장하거나 프린트해 보관할 수 있다. 시간적·경제적 절약 을 통해 더 많은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해 비교해 볼 수 있어, 보다 양질의 정보를 선별할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디지털 환경은 일상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수단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특히 2020년 초반부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COVID-19 사태는 ‘디지털 전환 (digital transformation)’을 보다 빠르게 촉진하면서 디 지털 환경의 다변화 및 강화, 그리고 새로운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의 보편화를 이끌고 있다. 디지털강국의이면, 대한민국디지털격차의 현실 그러나 디지털 환경은 점점 강화되고 있는 한편, 일 반국민과 정보취약계층 간 디지털 정보화 수준에는 많 은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이 매년 발간하는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 조사에 따르 면, 2021년 정보취약계층(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및 고령층)의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일반국민 대비 75.4% 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디지털정보화 수준은 ①디지털정보 접근 수준,2 ②디지털정보 역량 수준,3 그리고 ③디지털정보 활용 수 준4 의 세 가지로 이루어지는데, 정보취약계층의 경우 디지털정보 접근 수준은 94.4%에 달하는 반면, 디지털 정보 역량 수준과 활용 수준은 각각 63.8%와 77.6%로 낮았다. 특히, 정보취약계층이 디지털 정보접근권에 제약 을 받는 이유는, 많은 경우 이용할 마음은 있으나 이용 할 여건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사용 방법 을 모르거나 어려워서, 혹은 신체적 제약으로 이용이 어 렵기 때문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키오스크 등 디지털 기 기를 사용하고 싶어도 익숙지 않아 주변의 눈치가 보이 기 때문에 사용을 꺼리게 된다는 이유도 많았다. 진정한 디지털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컴퓨 터 또는 인터넷 등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에 대한 생산· 배포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부족하다. 누구나 차별 없이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될 수 있도록 법 제도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효과적인 이용이 가능하도록 정보취 약계층에 대한 역량 강화, 즉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를 제고할 수 있는 교육이나 프로그램들이 충 실히 제공되어야 한다. 법으로본세상 1) 본글은장민영, 「미래세대를위한법적과제Ⅳ -디지털정보접근권을중심으로-」(한국법제연구원, 2021) 일부를요약·수정한것입니다. 2) 디지털정보 접근 수준은 유무선 정보기기의 보유와 인터넷 상시 접속 가능 여부를 측정하여 산출되는데, 전체 디지털정보화 수준에서 20%를 차지한 다. 3) 디지털정보역량수준은 PC 및모바일기기이용능력을측정하여산출되는데, 전체디지털정보화수준에서 40%를차지한다. 4) 디 지털정보 활용 수준은 유무선 인터넷 이용 여부, 인터넷서비스 이용 다양성과 인터넷 심화 활용 정도를 측정하여 산출되는데, 전체 디지털정보화 수 준에서 40%를차지한다. 17 세계의평화우리의평화
‘디지털 정보접근권’, 왜 중요한가? “디지털 정보접근권”은 디지털 환경에서의 정보 접근권을 의미한다. 통상 정보접근권, 접근권, 접근성 (acessibility), 디지털 접근성, 디지털 접근권 등 용어가 국 내외적으로혼용되고있는데, 흔하게사용되는용어임에도 불구하고통일적이거나명확한정의는마련되어있지않다. 디지털 정보접근권에서 “디지털 환경”은 정보통신 기술과 같은 의미로 이해되어 왔으나,5 최근에는 보다 확 장된 개념으로 정보통신기술 외에 AI, AR, VR, 생명공 학 등까지 접근되기도 한다. 6 “정보접근권”은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뜻 한다. 여기에서의 접근권은 단순히 기기나 서비스에 대 한 보유 또는 접속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기나 서비 스를 이용하여 필요한 정보를 얻거나 정보를 공유, 전달 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해 기기나 서비스의 기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역량까지를 포괄하는 것이다. 디지털 기술 및 서비스에 대한 접근은 그 자체로 권 리로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디지털 환경에 접근할 수 없는 경우,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각종 정보를 검색 하거나 이용할 수 없고, 자신의 의사나 견해 등을 전달할 수없거나사람들과의연락과소통이단절될수있다. 더 나아가 디지털 환경에의 접근은 여타의 사회·경 제적인 기회나 활동, 편익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만약 인터넷쇼핑이나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활용할 수 없다면, 필요한 물품구매나 금융거래를 온라인으로 할 수 없어 5) 예를 들면, 유럽평의회가 채택한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권리의 존중, 보호 및 실현을 위한 가이드라인(Guidelines to Respect, Protect and Fulfill the Rights of the Child in the Digital Environment). 6) 예를 들면, ommittee on the Rights of the Child, General Comment No. 25: Children’s Rights in relation to the Digital Environment, CRC/C/GC/25 (Mar. 2, 2021). 7) Directive (EU) 2019/882 of the European Parliament and of the Council of 17 April 2019 on the accessibility requirements for products and services 18
생활상의 불편을 겪게 되고, 온라인을 통한 구직 및 근 로활동을 하지 못한다면, 일할 기회 또한 제한받게 되며, 온라인 수업을 활용할 수 없다면 교육의 기회를 잃을 수 도 있다. 이처럼 디지털 정보접근권은 다른 권리나 자유 의 전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 는 사회에서 더욱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미국, 디지털격차해소를위한 점진적법제화노력 디지털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1982년 「장애인통신법」부터 2010년 「21세기법」에 이르기까지 시간의 흐름 및 기술의 발전에 따라 여러 법률들을 제정 하면서 지속적으로 그리고 점진적으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법제는 기술 발전에 비례하여 디지털 정보접 근권의 적용 범위를 점차 확장해 왔다. 인터넷이 본격적 으로 등장하기 이전에는 전화를 중심으로 접근권 보장 을 규율하였으나, 정보통신기술이 상용화되면서 정보접 근권의 범주를 컴퓨터 및 관련 기기까지 넓혔고, 2010년 이후에는 이동통신이나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등 첨 단 정보통신기술까지도 그 대상으로 확대하였다. 이는 정보취약계층이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를 원 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전용 디지털 기기를 지원하거 나 각종 보조기기의 개발 및 보급을 지원하는 방식이었 다. 또한, 정보취약계층이 디지털 서비스를 차별 없이 이 용할 수 있도록 각종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기술요건들을 마련하여 준수하도록 하는 법제도를 시행한 것이다. 이러한 미국법은 공적 부문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 에까지 적용되고 있다. 다만, 디지털 정보접근권의 보장 으로 인해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나 관련 산업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들도 병행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중소기업들에는 적용 예외를 인정하고, 그 나머지 에 대해서도 디지털 정보접근권 보장 의무는 사업자가 달성할 수 있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또, 민간의 부담 을 덜어주기 위해 연방기금을 조성해 관련 기술의 개발· 보급을 지원하는 제도를 마련해 시행 중이다. 2019년 EU의 ‘유럽접근성법’ 채택의의미 국제사회도 누구나 차별 없이 디지털 정보접근권 을 누릴 수 있는 법제도적 조치들을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를 지속해 왔다. EU에서는 2019년 기념비적인 지 침을 새롭게 채택하였다. 바로 「물품 및 용역에 관한 접근성 요건에 관한 지침」7 으로, 일명 ‘유럽접근성법 (European Accessibility Act)’으로 통용된다. ‘유럽접근성법’은 디지털 물품 서비스에 대한 접근 성 요건과 관련하여 EU 회원국 간의 법령이나 정책의 디지털환경에접근할수없는경우, 자신의의사나견해등의전달및 타인과의연락과소통이단절될수있으며, 디지털환경에의접근은여타의사회·경제적인 기회·활동·편익에도영향을미치게된다. 이처럼 ‘디지털정보접근권’은 다른권리나자유의전제가될수있기때문에, 디지털전환이가속화되는사회에서 더욱더중요한의미를갖게될것이다. 법으로본세상 19 세계의평화우리의평화
국내법의경우, 디지털격차해소관련규정들이 여러법률에산재하여규율되어있다. 이들대부분은일반원칙적인수준의 권고적조문으로, 집중적인법제적방안의마련과추진에는 한계가있으며, 실효성또한부족한수준이다. 특히공공부문에만적용될뿐, 민간영역에는강제되지않아 민간영역에서의영향력이큰디지털정보접근권의 특성상실질적보장에는한계가있다. 간극을 줄임으로써 EU 역내 시장에서의 호환성을 높이 기 위한 것이다.8 이러한 입법목적 근간에는 디지털 사 회에서 정보취약계층의 정보접근권 보장이 보다 제고되 어야 한다는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다만, 이 법은 채택과 동시에 법적 구속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고, 회원국으로 하여금 이 법에 부합하는 국내 법을 제정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다. 특히, 2019년 유럽접근성법이 가지는 중요한 의미 는 디지털 정보접근권이 보장될 수 있도록 분야별 구체 적인 기술요건들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공적 분야뿐 아니라 민간 분야까지 확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만, 관련 기술 및 산업 발전에 대한 고려도 함께 하고 있는데, 소기업의 경우 디지털 정보접근성 요건의 강제가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본적 성질에 대한 근본적 인 변경을 초래하는 경우 또는 과도한 부담을 초래할 때 는 적용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 ‘유럽접근성법’은 EU 회원국들에게 적용되는 입법 으로서 대한민국과 같이 EU 역내에 있지 않은 국가에게 는 적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럽접근성법은 EU에서 제 조되는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서만 적용되는 것이 아 니라 이를 EU 내에 수입하거나 배포하는 경우에도 적용 되기 때문에 유럽 지역에 디지털 기기 및 서비스를 수출 하고자 하는 국내 기업에게도 우회적으로 적용된다. 더구나 ILO 조약 이슈에서 알 수 있듯이,9 이러한 문제는 한-EU 간 통상 문제로도 비화될 수 있을 만큼 다각적인 의미를 가지는 이슈로서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 비가 필요하다. 대한민국디지털격차해소를위한법제도의방향은? 국내법의 경우 디지털 격차 해소와 관련해 「지능정 20
보화 기본법」, 「장애인복지법」, 「장애인·노인 등을 위한 보조기기 지원 및 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및 「저출산· 고령사회기본법」 등 여러 법률에 규정들이 산재하여 규 율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강행규정이라기보다는 일반 원칙적인 수준의 권고적 조문일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포괄적이면서도 중복적이어서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법 제적 방안의 마련과 추진에는 한계가 있으며, 실효성 또 한 부족한 수준이다. 특히, 이러한 규정들은 공공 부문에만 적용될 뿐, 민간 영역에는 강제되지 않아 특성상 민간 영역에서의 영향력이 큰 디지털 정보접근권의 실질적인 보장에 한 계가 있다. 따라서,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다 음과 같은 법제도적 개선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첫째, 디지털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개별법 제정 을 통해 체계적·집중적인 법제적 방안을 마련·추진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접근권에 관한 사항들을 전문적으로 규율하는 입법 제정을 통해 기본계획 및 시행계획의 수 립·시행부터 전담기관(위원회 등)의 구성·설립, 이해관계 인의 정책 참여, 실태조사, 관련 교육 실시, 정보접근성 보장 및 이행점검, 관련 기술개발 지원, 제품의 지원 및 활용 촉진, 전문인력의 양성 등 디지털 정보접근권 실현 을 위한 필수적인 조치들이 빠짐없이, 그리고 전문적이 면서도 구체적으로 담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디지털 정보접근권에 대한 권리성을 확보하 고, 그에 대한 보장 의무를 강제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접근권이 구체적·개별적 권리로서 존 중되고 실현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보접근성 보 장이 시혜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의 필수적 의무이며 민 간 분야에서도 준수해야 하는 의무로 관련 규정들을 점 진적으로 정비할 필요가 있다. 민간 분야에서 정보접근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디지털 환경의 특성상 정보접근권 보장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의 입법례 등을 참고하 여 관련 산업이 침체되지 않도록 상생하는 방안들 역시 고안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디지털 정보접근권 보장을 위한 전략적 지원 및 활성화 방안을 도입·시행해야 한다. 디지털 정보접근권 관련 기술 및 제품 개발지원, 제품 및 보조기기 지원 및 전문인력 양성 관련 법제는 현재 「지능정보화 기본법」 등 여러 법률에서 규율되어 있기는 하지만, 지원 관련 규정들의 적용 범위가 매우 포 괄적이다 보니 디지털 정보접근권 관련 조치들이 충분 히 포함되어 추진되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앞서 제안한 디지털 정보접근권에 관한 개 별입법을 통해 정보접근권에 특화된 지원 규정들을 마 련하여 체계적으로 그리고 집중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 록 해야 한다. 넷째, 디지털 정보접근권의 실효적 보장을 위한 법 제적 방안들이 강구되어야 한다. 디지털 정보접근권의 실효적 보장 방안으로 이행 점검, 인식의 제고와 교육, 그리고 친화적 피해구제 제도 등을 검토할 수 있겠다. 전술한 디지털 정보접근권 관련 기술요건들이 구체적 의무로 확정되면, 실제에서 제대로 준수되고 있는지 이를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을 하 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마련·운영해야 할 것이다. 또, 디지털 정보접근권 관련 인식 제고 및 교육 전 담기구를 설치함으로써 지속적이고 효과적인 인식 제고 및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법으로본세상 8) ( 편집자주) 유럽접근성법은유럽시장내의제품과서비스를이용할때장애인과노인등유럽시민들이겪을수있는어려움을없애는것을주요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에서 표준을 정한 주요 품목과 서비스는 △티켓구매 및 체크인 기계, △ATM기기 등 다른 지불기기, △PC 등 작동시스템, △스마트폰, △태블릿 PC 및 TV장치, △e-커머스, △교통서비스, △전자 커뮤니케이션(112 등 비상번호 호출), △시청각 미디어 서비스 및 전자책 등이다. <출처: 법 무부국제인권뉴스제6호(2020.2.)> 9) 예를들면, KBS News, EU “한국, ‘ILO핵심협약’ 비준안하면분쟁절차” 공개경고(2019.4.10.) 21 세계의평화우리의평화
소액사건에도 ‘판결이유’ 기재, 법무사대리권으로 실효성도높여야 「소액사건심판법」 일부개정발의(안)과법무사의소액사건대리권 최현진 법무사(서울남부회) 1. 시작하며 – 소액사건판결이유미기재, 현행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안발의 ‘소액사건’은 소가가 3,000만 원을 초과하지 아니 하는 금전 등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제1심의 민사사 건을 말한다. 소액사건은 대부분이 양수금, 대여금, 구상 금, 임금 등 일반 국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분쟁으로, 법원행정처에서 발행한 『2021년 사법연감』 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접수된 제1심 민사본안사건 926,408건 중 655,827건이 소액사건으로, 민사본안사 건의 70.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소가 3,000만 원의 소액사건이라고는 하나, 일반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각각의 사건이 결코 소액이라고 무 시되어서는 안 될 절실함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반 국 민의 절실함과는 달리 소액사건은 법원의 판결이 나도 국민은 판결을 쉽게 수긍할 수 없다. 판결에 대한 아무 런 이유설명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소액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제정된 「소액 심판법」에서 “판결서에는 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할 수 있 다”(제11조의2제3항)고 규정하고 있음에 기인한다. 이에 판결이유 기재와 관련하여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두 개의 「소액사건심판법」 일부개정안이 회부되어 계류 중이다. 그중 하나는 지난 2020.7.29. 이정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법안이고, 나머지 하나는 2021.7.29. 최기상 의원 이 13인의 국회의원을 대표하여 발의한 법안이다. 본 글 에서는 위 법안들의 구체적 내용을 검토하고, 법안의 실 효성과 관련하여 법무사 소액사건대리권의 타당성을 제 기하고자 한다. 2. 「소액사건심판법」 개정발의안의내용비교 먼저, 이정문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액사건심판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1’)은 현행법 제11조의2(판 결에 관한 특례)에서 판결이유 기재생략을 인정하는 제 22 주목! 이법률
정받기 위해 최선을 다해 온갖 궁리를 하고, 이런 주장 저런 입증을 하는 것도 이 시비지심에 근거한다. 두 당사자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최선을 다해 주장하였고, 법원이 이들에게 누구의 주장이 법에 맞는 지 판단했다면, 승패의 결론도 중요하지만 승소한 자는 왜 이겼는지, 패소한 자는 왜 졌는지를 알고 싶기 마련이 다. 그것이 시비지심이고 자연스러운 것이다. 대여금과 관련한 소액소송사건에서 피고가 ①빌린 사실이 없음을, ②빌렸지만 변제하였음을, ③빌리고 변 제하지는 않았더라도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주장하 였고, 결국 원고가 패소하였다고 치자. 이런 경우, 당사자는 판결을 통해서는 돈을 빌린 사 실이 없다는 건지, 빌렸지만 변제하였다는 건지, 아니면 소멸시효가 완성되어 더 이상 갚을 게 없다는 건지 알 수가 없다. 판결이유에 아무런 기재가 없기 때문이다. 이 긴 원고나 진 피고나 승패의 이유를 모르니 이 얼마나 답답한 일인가. 아마도 당사자는 답답한 마음에 알권리 를 떠올리며 절차의 모든 것을 시비하고 싶을 것이다. 3항을 삭제, 소액사건의 경우에도 판결서에 이유를 기재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한편, 최기상 의원이 대표발의한 「소액사건심판법」 일부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2’)은 제3항을 개정, 판결 이유를 기재하되,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 및 상계 주장 시 청구 성립의 판단에 관한 사항만을 간략하게 표시하고, 일정한 경우에는 판결이유를 생략할 수 있도 록 하는 것이다. 3. 「소액사건심판법」 개정안의타당성검토 가. 판결이유미기재의문제점과기재의필요성 ●국민의알권리확보 사람은 누구나 마음속에 옳고 그름을 분별하는 시 비지심(是非之心)을 품고 있다. 소송에서 소를 제기한 자 나 그 상대방이나 모두 자신이 옳고 상대방이 그름을 인 ▶ 「소액사건심판법」 개정발의안별 “제11조의2제3항” 개정내용비교 현행 제11조의2(판결에관한 특례) ① 판결의 선고는 변론종결 후 즉시 할수있다. ② 판결을 선고함에는 주문을 낭독하고 주문이 정당함을 인정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 이유의 요지를 구 술로 설명하여야한다. ③ 판결서에는 민사소송법제208조의규정에불구하고 이유를기재하지 아니할 수있다 개정안1 (이정문의원) ③ 삭제 개정안2 (최기상 의원) ③ 판결서의 이유에는 「민사소송법」 제208조에도 불구하고 청구를 특정함에 필요한 사항 및 상계를 주장 한청구가성립되는지아닌지의판단에관한사항만을간략하게표시할수있다. 다만, 다음각호의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이유를 기재하지아니할수있다. 1. 피 고가 답변서를 제출하지 아니하는 경우. 다만, 판사가 제7조에 따라바로변론기일을정한경우는 제 외한다. 2. 피고가 청구의 원인이 된 사실을 모두 자백하는 취지의 답변서를 제출하고 따로 항변을 하지 아니하 는 경우 3. 당사자가 변론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사실을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는 경우 4. 당사자 및 소송대리인이 변론기일에한차례도 출석하지 아니하는경우 5. 제9조 제1항에 따라 변론없이 청구를기각하는판결을 하는경우 주목! 이법률 23 법으로본세상
다른 사람의 일을 판단하는 사람은 마땅히 당사자 의 시비지심을 헤아려야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법관이라면 당연히 고마운 마음으로 국민에게 판 결이유를 설명하여야만 한다. 국민에게는 알권리가 있 고, 법원은 속 시원히 설명할 의무가 있다. ●불필요한항소의증가 한편, 국민은 판결이유를 통해 법관의 판단을 판단 할 수 있어야 한다. 판결이유를 보고, 판결이 정당한 것 으로 납득이 되면 판결을 받아들이겠지만, 잘못되고 부 당한 판결이라고 판단하면 시비지심으로 용기를 내어 상소하고, 비용과 시간을 들여서라도 해당 판결을 바로 잡고자 할 것이다. 판결이유가 생략되어 있으면 국민은 판결을 판단 할 수 없게 되고, 정당한 판결임에도 부당한 판결이라고 착오하여 항소하거나, 또는 부당한 판결임에도 법원을 신뢰하고 상소를 포기하게 된다. 판결이유를 모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국민 으로 하여금 불필요한 항소를 하게 하고, 법원에 대한 막연한 신뢰를 강요하여 필요한 항소를 포기하게 한다 면 이것이 정의로운가. ●항소이유서작성의어려움 판결이유를 기재하지 않는 것은 항소해도 문제다. 판결이유를 모르니 국민은 항소이유를 명확히 기재하기 어렵고, 항소심에서 제1심에서 했던 모든 주장을 그대로 다시 반복할 수밖에 없다. 항소가 필요한지를 모른 채 같 은 행동을 반복해야 한다니 답답하다. ●미국·프랑스등에서도판결이유기재 미국에서는 소액사건의 판결문에도 그 사실관계와 쟁점, 판시 이유 등을 자세히 기재하고 있다. 프랑스 역 시 ‘사실관계/소송 설명’, ‘판결이유’, ‘이와 같은 이유로~ 주문한다’와 같이 판결문의 형식을 갖춰 소액사건 판결 문을 작성하고 있다. 1 따라서 소액사건에서도 판결에 판결 이유를 기재 토록 한, 위 두 「소액심판법」 개정안의 취지는 타당하다 고 본다. 물론, 실제 시행에 있어서는 법관의 업무가 늘 어날 수 있겠으나, 이는 국민을 위해 또 다른 대안 모색 을 통해 감수하고, 해결해야 할 일이다. 나. 판결이유기재의예외 경실련이 국회 및 법원에서 제공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액사건 담당 법관 1명이 처리 하는 소액사건은 1년에 약 4,000건으로 일반 민사사건 (433건)의 10배 수준이며, 독일(90건)의 44배에 달하고, 사건 기준으로 보면 소장접수에서 판결문을 받아볼 때 까지 법관이 해당 사건에 할애한 시간은 평균 31분에 불 과하다고 한다. 2 우리 법원의 인적·물적 요건을 고려하면 당장 모든 소액사건의 판결문에 판결이유를 기재하도록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소액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서 공시송 달로 진행된 사건이나 피고가 실질적으로 다투지 않는 사건 등 판결이유의 기재의 효과가 미미한 경우에는 예 외를 인정하여 이유 기재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1) ‘개정안 2’의제안이유중에서 2) 소액사건재판실태발표및소액사건심판법개정촉구기자회견, 2021.11.30. 3) 법무사 시험과목은 헌법, 민법, 「민사소송법」, 민사집행법, 상법(어음수표법 포함), 가족관계등록 등에 관한 법률, 부동산등기법, 공탁법, 「비송사건절차 법」, 형법, 형사소송법등으로행정법을제외한거의모든법률과목이포함되어있는바, 이렇게많은법률에대한전문지식을갖춘자격사는법무사와변 호사뿐임. 24
있다. 그런 점에서 판결이유를 기재하지 않아도 되는 예 외를 인정하는 개정안2의 개정 방향은 타당하다고 할 것이다. 4. 판결이유기재의선행조건, 법무사의소액사건대리권 우리의 소송절차에서는 당사자가 스스로 알아서 주장한 사실과 제출된 증거만이 소송자료가 되고, 법원 의 판단대상이 되며 판결이유에 기재된다. 따라서 소액 사건의 판결문에도 판결이유를 기재토록 하는 것이 의 미가 있으려면, 국민이 충분히 소송수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즉, 국민이 스스로 필요한 사실을 인식하여 주장할 수 있고, 그 주장을 뒷받침할 적절한 증거를 제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주장이 무엇이고 어떻게 입증해야 할지 몰라 소송수행을 엉터리로 했는데, 판결서에 판결 이유를 기재해준다고 해서 국민의 권리가 구제될 수는 없다. 법률에 낯선 국민들의 적절한 소송수행을 위해서 는 법률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우 리나라에는 공인된 법률전문가로 변호사와 법무사가 있 다. 3 국민은 각각의 특징을 가진 변호사와 법무사 중에 서 자신과의 관계, 신뢰도, 사안에 따라 필요한 법률지 식과 소송기술의 난이, 조력에 대한 대가와 경제적 여건 등을 고려하여 자신에게 적절한 법률전문가를 선택하여 조력을 받을 수 있다. 국민의 선택권 보장을 통한 국민 의 실질적 절차보장, 이것이 변호사 외에 법률전문가로 서 법무사가 존재하는 이유다. 소액사건에서 변호사가 선임되는 비율은 17%가 되 지 않아 83% 이상의 소액사건이 변호사 없이 국민이 스 스로 수행하는 나홀로소송인데, 소송은 전문적이므로 상당히 많은 국민이 나홀로소송에서 법무사의 도움을 받아 소송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하여 소액사건에 있어서 법무사는 이미 국민 의 가장 친근하고 가까운 법률전문가로 자리매김하였 다. 소액사건에 있어서 법무사에게 소송대리권을 인정하 는 것은 이미 존재하는 현실을 법률에 반영하는 것으로, 판결이유의 기재를 실효성 있게 하는 것이고, 국민의 실 질적 권리구제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5. 맺으며 – 이번국회에서꼭개정되어야 소액사건에서 판결이유가 기재되어야 하는 이유는 국민이 알고 싶어하고, 또 마땅히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판결이유의 기재를 생략할 수 없도록 하기 위한 「소액사 건심판법」 개정안이 지난 20대 국회에서도 발의되었다 가 임기만료로 폐기되었다. 이번에는 꼭 개정되어 국민 의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나아가 소액사건에서는 법무사의 소송대리권을 인 정하여 국민이 소송절차에서 적절한 법률전문가의 도움 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판결이유의 기재를 의미 있고, 실효성 있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주목! 이법률 25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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