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0월호

하지 않은 연대보증서는 “무효”라고 주장하였다. 사실 필자는 소송 결과에 자신이 있었다. 이미 대법 원 판례(2019.3.14.선고 2018다282473판결)에서도 다른 사항의 기재가 있다고 하더라도 보증채무의 최고액이 기 재되어 있지 아니한 사안에서 연대보증의 효력을 인정 하지 않은 바 있기 때문이다. 우리 측에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자 상대방은 직접 소송을 진행하면서, 필자가 인용한 법조문 및 판례 는 본 사건과는 상관이 없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연대 보증서를 작성하게 된 사정에 대해 매우 자세히 기술한 서면을 2차례에 걸쳐 제출하였다. 채무명씨는 우리 측에서도 추가로 준비서면을 작 성해 제출하자고 의뢰했으나, 법적 쟁점도 없고 새로운 사실관계의 주장도 없는 상황에서 준비서면의 제출은 무의미한 것이다. 이미 소장에서 사실관계를 최대한 간 결하게 핵심적으로 기술하고, 법적 견해를 적었다. 분량 은 적었지만, 필요한 얘기는 다 한 것이다. 상대방의 답변서와 준비서면은 분량은 많았을지 몰라도, 법적 쟁점 없이 연대보증서의 작성 경위 및 자신 이 현재 얼마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지를 호소하 는 등 요건사실과는 관련 없는 내용만 잔뜩 나열되어 있 을 뿐이다. 그럼에도 채무명씨는 상대방의 답변서와 준비서면 의 압도적인 분량에 위축되었는지, “상대는 많은 분량을 제출했는데, 우리는 적은 분량의 소장 제출만으로 되겠 냐”면서, 자신이 더 억울하고 경제적으로도 더 어려운 상황이니 이런 점들을 상세히 써서 준비서면을 제출하 자고 했다. “물론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많은 자료를 제출하 는 것이 유리하게 생각될 수 있겠습니다만, 사실 재판에 서 그런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불필요한 서 면 제출로 재판을 지연시키는 방해물만 될 뿐이지요. 이 번 사건처럼 사실관계에 다툼이 없는 재판은 법리 공방 으로 더 이상 주장할 사항이 없어요. 준비서면을 추가로 제출하지 않아도 되니 안심하세요.” 이는 평소 필자의 지론이다. 소장이나 준비서면 등 을 의뢰한 위임인들이 “내용이 적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럴 때 필자는 “장수를 늘리려면야 수십 장도 가능하지만, 핵심 사항만을 압축해 내용을 줄이는 것이 진짜 실력”이라고 말해주곤 한다. 결국 채무명씨도 필자의 이런 지론에 설득되어 상 대방의 답변서와 준비서면에 대응하는 별도의 준비서면 을 제출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불안한 기 색을 감추지 못했다. 얼마 후 변론기일이 지정되었다. 채무명씨가 법정 에 출석한 후 사무실로 찾아왔다. “판사님이 원고, 피고 모두 법률전문가에게 자세한 상담을 받은 후 적절한 조치를 취하라고 하더니 바로 변 론을 종결했습니다.” 자신은 이미 법무사가 작성한 소장을 제출했는데, 판사가 원·피고 모두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라고 하 니 채무명씨는 몹시 당황스러웠던 모양이다. 아마도 피 사건의요지는간단했다. 취업을미끼로 법에무지한근로자에게 연대보증책임을뒤집어씌우려는 회사의요구대로채무명씨는 연대보증서에서명·날인을했고, 이후문제가생겼으나또다시 회사의말을믿고지급명령을 방치했다가퇴사후사건이터졌다. 연대보증인으로보증금액을 지급해야하는상황이된것이다. 13 열혈법무사의민생사건부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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