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법무사 10월호

고 있다. 그 제한의 방법에는 ①법정형이 일정한 형량을 초과하는 범죄에 대해서만 감청을 허용하는 방식(법정 형 제한방식)과 ②감청대상 범죄를 열거하는 방식(열거 형 제한방식) 등 두 가지가 있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열거형을 취하고 있다. 감청은 피의자가 모르게 진행되어야만 효과가 있 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통신제한조치가 취해지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당사자에게 비밀로 유지된다. 여기서 발생 하는 문제가 감청도 강제수사의 일종이어서 부당한 인 권침해가 있었을 때 당사자가 항의를 할 수 있어야 적법 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사가 종결되고 나면 통신제한조치를 실시한 집행기관에서 해당 대상자에게 그 사실을 서면 으로 통지하도록 의무화하는 ‘당사자 통지제도’가 2001 년 도입되었다. 그런데 현재 가장 중요한 문제이면서 아 직 해결되지 못한 사안이 있다. 통신감청을 하기 위해서는 일단 수사기관이 법원 에서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수사기관은 이 영장을 들 고 전기통신사업자를 찾아가 제시하고 협조를 요청하게 되는데, 유선전화의 경우 교환기에서 감청대상 전화회선 을 따서 전용선으로 수사기관에 연결해 주고, 수사기관 은 수사기관 내의 감청작업실에서 통화내용을 녹음하는 식으로 감청이 이루어진다. 이렇게 유선전화는 추가적으로 별다른 장비를 사 용하거나 프로그램을 개발하지 않아도 감청이 가능한데 이동통신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 이동통신의 경우에는 가입자가 경우에 따라 빠른 속도로 이동하면서 그때그때 가까운 기지국을 통해서 무선으로 통화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각각의 가입 자에게 따로 배정되는 회선이 없다. 법원의 영장을 발부받아 특정 피의자의 통화내용 을 감청하고자 하더라도 기지국을 거치는 통화 신호 중 나라 법체계가 단연 최고봉을 차지하고 있다.3 우리나라 「통비법」은 법률 제정 이후에도 보호 장 치가 끊임없이 강화되고 있다. 「통비법」의 규율대상은 ‘통신비밀의 자유’와 ‘범죄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충돌 하는 영역에 위치해 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통신과 대 화의 비밀과 자유를 보호해주는 강도가 높아질수록 범 죄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가능성은 점점 줄어든다고 할 수 있다. 현재 「통비법」의 보호대상인 통신비밀의 개념 범 위를 획기적으로 확장시키자는 내용의 개정안(의안번호 제2116905호, 윤상현 의원 대표발의)이 국회에 제출되 어 있는 상황이다. 과연 그렇게 해서 범죄로부터 보호받 을 권리를 지금보다 대폭 위축시키는 것이 타당한 일인 지 한번 잘 짚어볼 필요가 있다. 사업자비협조, 불이익규정없어 범죄수사에대한이동통신감청불가능해 「통비법」이 핵심적으로 금지하는 대상은 ‘공개되지 아니한타인간의대화를녹음또는청취하는행위’이다(법 제3조 제1항). 이러한 행위를 불법적으로 하면 ‘도청’이 되 는 것이고, 수사기관이 법원의 영장을 받아서 합법적으로 하면 ‘감청’으로서허용되는강제수사에해당한다. 통신제한조치(감청)는 모든 범죄에 대해서 다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상범죄가 제한되어 있다. 감청은 당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하는 줄도 모르고 당하게 되 는 일인데, 일정 기간 동안 피의자의 평상시 통화내용을 전부 녹음하게 되기 때문에 정보자기결정권 침해의 범 위가 매우 넓게 된다. 이처럼 광범위한 사생활 침해가 있다는 점을 감안 하여 대부분의 국가가 감청대상 범죄의 범위를 제한하 1) 법률제4650호. 2) 제정 1948.12.1. 법률제11호. 이법률은 1993년 12월 27일에 「통비법」 제정에따라폐지되었다. 3) 모든나라를비교해보기는어렵지만주요선진국이라고할수있는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등과비교해보면그러하다. 주목! 이법률 23 법으로본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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