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위기, 문제는 속도다 천지개벽(天地開闢)이라는 말이 있다. 하늘과 땅이 처음으로 열린다는 뜻으로 유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나 사건을 일컫는 말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유사 이래 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며 앞으로 내달리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년 전인 1970년대 우리 사회는 출산율이 한 가정당 5명꼴이었다. 보통 출산율이 2.1 이상, 즉 남성 1명, 여성 1명이 만 나 평균 2.1명 이상을 낳아야 인구가 줄어들지 않고 사 회가 유지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데 이 출산율이 2000년대 들어 2명 밑으로 떨 어지더니 5년 전부터는 1명 밑으로 떨어졌다. 여기에 3 년 전에 우리를 찾아온 코로나 팬데믹이 불난 집에 기름 을 붓듯 가속을 부추기고 있다. 감염확산을 막기 위해 모임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혼인 수는 천 명당 5건에서 2021년에는 천 명당 3건까 지 떨어졌다. 2022년 현재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0.81명을 밑돌 고 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35~2040년 정도에나 예상했던 현상이 수십 년가량 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사실 경제가 발전하면 아이를 적게 낳는 경향은 전 세계적으로 공통적인 현상이다. 출산율 저하 외에도 우 리 사회가 겪고 있는 도시의 인구집중이나 전통적 가족 의 붕괴, 평균 가구원 수 감소 등도 정도는 다르지만 국 가의 경제수준이 높아지면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 들이다.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데 있다. 급격한 사회발전과 이에 따른 국민들의 인식,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예상하지 못한 감염병의 출몰 앞에서 적응할 시간 도 주어지지 않은 채 인구절벽과 고령화가 우리 앞에 놓 인 현실이 되었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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