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법무사 1월호

ISSN 2233-4688 01 2 0 2 3 vol.667

발행인 이남철 편집인 박철훈 편집주간 김병학 편집위원 강상수·강성구·강신기·권중화·김정준·김정호·박성익 박윤숙·윤정진·윤평식·이경록·장태헌·정진홍·최상익 편집장 임정와 편집간사 김승준 발행처 대한법무사협회 발행일 2023년 1월 5일통권제667호 디자인·인쇄 주식회사더블루랩 일러스트 혜영드로잉 정기간행물등록 1965년 5월 7일강남, 라 00102호 주소 서울시강남구논현로 651 (논현동, 법무사회관) 전화 02)511-1906~9 팩스 02)546-4362 이메일 <편집부> kabl@hanmail.net 홈페이지 www.kabl.kr 비매품 ※ 본지에 게재된 글들은 대한법무사협회의 공식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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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ents 새해를열며 08 신년사 - 2023년 새해 신년사 및 협회 상설기구와 일하는 사람들 10 신년기획 좌담회 _ 2023년 새해, 경제위기 속 법무사업계의 발전 방 향은? 2023년 1월 vol. 667 24 10 법으로본세상 18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_ 다중채권자에 대한 추후보완 항소 사건(2014 서 울중앙지방법원 등) 24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_ 세상은 어려운데, 나는 행복해도 괜찮을까? 30 주목 이 법률 _ 전세사기 방지 「주택임대차보호법」 일부개정안 검 토 및 개선 과제 34 법률고민상담소 _ 형사, 행정소송, 민사 분야 38 최근 시행법령 _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2022.12.11. 시행) 등 97 내가 만난 법무사 _ 전재우 법무사(대구경북회)

현장활용실무지식 66 맞춤형 최신 대법원 판례 요약 _ 2022.9.29.선고 2018다243133, 243140판결 등 70 나의 사건수임기 _ 사법보좌관의 무잉여 통지에 대한 취소 및 경매속 행 신청사건 법무사시시각각 40 이슈와 쟁점 _ 「비송사건절차법」 상 ‘대리’에 대한 전반적 검토와 과제 _ 부실등기의 원천적 방지를 위한 등기의 공신력과 각자대리 원칙 _ 2023년 변화하는 ‘부동산 취득세 과세표준’ 검토 56 화제의 법무사 _ 대한법무사협회 전세피해지원공익법무사단장, 정 경국 법무사 60 성년후견 사례 _ 피성년후견인의 재산을 둘러싼 갈등과 후견인의 역할 관련 사례 62 법무현장 Q&A _ 「법무사표시·광고규칙」 위반 여부(2021.9.30.) 등 협회 질의회신 슬기로운문화생활 78 한국인은 왜 _ 한류, 한국인만 심드렁한 이유 82 부자되는책읽기 _ 김난도, 「트렌드 코리아 2023」 84 소확행 건강관리 _ 번아웃 증후군에서 벗어나려면? 동정·등록 86 협회는 지금 _ 협회 · 지방회 · 법무사 동정 94 법무사 신규등록 · 등록공고 98 편집위원회 레터 _ 메타인지의 시대 40 87 56

존경하는 법무사 가족 여러분!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 가지 혼 란과 경기 침체의 지속으로 지난 한 해 사무소 운영에 얼마나 노고가 많으셨습니까. 새해에도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교차하면서 저성장과 법률시장의 치열한 경쟁구조로 인해 법무사 업계를 둘러싼 환경 또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예 상됩니다. 계묘년새해,전세피해지원과국민의법무사로 사법보좌관사건대리권획득에전력하겠습니다! 그러나 126년 장구한 역사를 지내오면서 우리 법 무사는 위기 시마다 강인하고 지혜롭게 극복해 왔듯이 올해에도 새로운 희망의 길을 찾아 매진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협회는 더욱 비상한 각오로 계묘년 새해를 시작 하며, 금융 불안과 고금리의 지속으로 법률적 분쟁과 신용 부실의 위험에 대비한 법률서비스 역량을 강화하 기 위하여 경·공매전문가 교육과정을 신설하여 회원 여러분이 대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대법원의 미래등기시스템 구축과정에서 등 기의 진정성을 높이고 부실등기를 방지하기 위하여 법 무사의 역할이 강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나아가 시·공간적, 인적 제한 없이 덤핑과 부당한 경쟁으로 법무사에게 피해를 주는 법무통 및 인터넷 저가수임(덤핑) 사이트를 규제하고, 공기업·금융기관의 덤핑강요 등 갑질행위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대응해 나 갈 계획입니다. 08 신년사

뿐만 아니라, ‘생활법률지원 TF’를 가동하여 전세피해자지원 및 임차권등기제도의 개선을 이 끌어내는 등 국민을 위한 생활법률 지원사업을 적 극 시행하며, 사법보좌관 업무 및 비송 분야 전반 의 대리권 획득에 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토끼띠 새해는 전진하는 법무사의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우리의 갈 길은 험난하지만 결코 좌절하거나 위축되지 않고, 쉼 없 이 나아가려고 합니다. 회원님들의 많은 관심과 격 려를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번 계묘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법 무사 가족 여러분의 일터와 가정에 축복과 건강이 함께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3년 새해 아침에 대한법무사협회장 이남철 올림 협 회 장 이남철 부협회장 최희규(상근) 오영나 박철훈 정성구 전문위원 조신기 금동선 유석주 정경국 감 사 박태열 박영극 김홍배 이 사 (당연직) 김정실 최희영 박창규 김탁경 강채원 정일영 정종현 유봉성 김태겸 조명호 김석민 배희건 최철이 김영호 권병상 정덕안 이형구 고태현 (선임) 권점희 유종희 이복노 이우연 최영민 김영태 민태균 고용환 윤원서 최재훈 김진영 정미숙 황승수 백성기 최인수 정돈교 송재홍 신경철 오병래 최성수 권영하 김민수 성종화 황윤찬 이성수 김재영 임채열 유재근 강항숙 고 문 박태원 박경호 공정환 임재현 노용성 최영승 김주경 조숙연 신학용 법무사연수원운영위원회 위 원 장 이남철 부위원장 최희규 위 원 김정실 최희영 박창규 김탁경 강채원 정일영 정종현 유봉성 김태겸 조명호 김석민 배희건 최철이 김영호 권병상 정덕안 이형구 고태현 등록심사위원회 위 원 장 이남철 위 원 이중재 정병산 김중제 이좌용 정창교 박영기 전웅기 정일권 법제연구소 소 장 황정수 부 소 장 조규일 연구위원 김경중 김효석 박해현 송양수 윤상철 이창원 안재옥 서유석 강동호 권용산 김상호 정형석 윤리위원회 위 원 장 육학수 부위원장 권철현 위 원 (당연직) 박인기 유문희 이석원 서원석 윤원서 박순명 홍진표 오웅철 이창주 이병재 김시익 이수영 강철구 이규철 임채열 장시재 고은호 (위촉) 윤성호 황선웅 김진수 김종철 권영하 최정현 회관관리위원회 위 원 장 최희규 위 원 김명연 서성태 김형곤 김영길 이남윤 이상권 조지훈 전영인 공제사업위원회 위 원 장 정성구 위 원 김정실 최희영 박창규 김탁경 강채원 정일영 정종현 유봉성 김태겸 조명호 김석민 배희건 최철이 김영호 권병상 정덕안 이형구 고태현 정경국 정보화위원회 위 원 장 김진석 위 원 권혁헌 김도현 정경표 최원영 김승호 유병일 손명재 정기성 분쟁조정위원회 위 원 장 장선규 위 원 임정규 안상기 전두표 김지회 김영진 김학수 회지편집위원회 위 원 장 박철훈 편집주간 김병학 편집위원 강신기 권중화 김정호 정진홍 강성구 윤정진 강상수 박윤숙 장태헌 김정준 이경록 최상익 윤평식 박성익 홍보위원회 위 원 장 김성홍 부위원장 정정훈 위 원 김영두 오종규 윤민식 조 현 신혜주 김신희 김정근 이남헌 공익활동위원회 위 원 장 홍진표 부위원장 최옥환 위 원 김희엽 홍동희 김린경 우귀환 최명재 이운우 김근표 김강일 미래등기대책특별위원회 위 원 장 이남철 부위원장 최희규 위 원 조신기 김진석 황정수 고용환 강채원 정종현 김원회 김일수 안갑준(고문) 직역수호특별위원회 위 원 장 정일영 부위원장 임승완 위 원 김종모 김영표 박희봉 표규태 김현율 최현진 박찬계 김진영 금동선 홍동기 우종철 대한법무사협회상설기구와일하는사람들 09 ┃ 새해를열며 신년사

일시 및 장소 2022. 12. 21.(수) 10:30, 법무사회관 7층소회의실 사회 김병학 본지 편집주간 패널 오영나 대한법무사협회 부협회장 · 대변인 김영대 대구경북회 영주지부장 이천교 대한법무사협회법무사연수원 교수(민사집행 분야) 이충희 (사)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사무총장 사진 김흥구 포토그래퍼(더 블루랩) 분야는넓고할일은많다, “전문성강화”가관건 2023년새해, 경제위기속법무사업계의발전방향은? 10 신년 기획 좌담회

2023년새해가밝았다. 새로운시작을알리는태양은예년과다름없이빛나고있으나우리삶의 조건은확연히달라졌다. 코로나와우크라이나전쟁으로촉발된경제위기와세계전쟁위기, 그리 고가속화되는기후위기까지, 세계는지금삼중위기의혼란에빠져있다. 국내 경기 또한 그 여파로 인해 침체일로를 겪고 있으며, 법무사업계도 부동산시장의 침체로 등 기사건이격감하고, 전체적으로사건수가줄어들면서휴·폐업하는사무소가늘어나는등심각 한불황을맞았다. 업계내부에서는이대로가다가는생존이어렵다는위기의식이팽배하다. 2023년새해, 거대한위기의파도앞에서우리는어떻게대응해야할것인가. 새로운도전앞에서 우리는현실을더욱냉정하게직시하고, 위기를돌파할방법을찾아미래를도모해야한다. 회지편집위원회에서는계묘년새해를맞아신년기획좌담회를개최했다. 각자의분야와위치에 서전문성과제도개선방향을제시하고있는네분의법무사와함께 “2023년새해, 경제위기속 법무사업계의발전방향”을주제로, 전문성강화와제도개선의측면에서업계의활성화방안을 모색해보고자한다. 이번좌담회가새해업계발전에관한활발한모색과논의를촉발하는계기가되기를바란다. <편집부> 2020년에비해등기사건 35%감소, 객관적수치로불황증명돼 사회(김병학) 오늘 좌담회에서 는 2023년 새해, 경제위기로 인한 법무사업계의 불황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업무 활 성화와 제도 개선을 통한 위 기 극복의 방향을 모색해 보고 자 합니다.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현 황 파악부터 해볼까요. 부동산거래의 급감으로 등기사건도 격감하고 있는데, 패널분들께서 직접 체감하거나 전해 들은 불황의정도는어떠한지요? 이천교 저는 등기사건의 비중이 적은 편이라 등기사 건의 격감은 잘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금융기관 설정등기나 부동산소유권 이전등기를 주로 하는 주변 의 동료, 선후배 법무사들의 경우는 매매 급감과 정부 의 대출 억제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상황인 것 같습니다. 요즘은 비단 등기사건뿐 아니라, 모든 분야가 위 축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경제상황도 그렇지만 등기전 산화와 로스쿨 변호사의 대량배출 등 외부 환경의 변 화로 인해 새해에도 업무 활성화가 쉽지 않을 것 같아 한편으로 미래가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김영대 지방도 마찬가지입니다. 등기사건이 급감하 고, 일반 송무사건도 변호사 수 증가에 따라 법무사 의 존도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 요즘은 품위 유지를 걱정 할 정도로 심각한 불황입니다. 제가 영주지부장을 맡 고 있는데, 지부원들의 등기사건 통계를 보면, 금년 하 반기부터 사건처리 건수가 전년 대비 30~40% 정도 줄어들었고, 실제로 체감하는 경기는 더 심한 불황으 로 느껴지고 있습니다. 오영나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사이트에서 2020~ 2022년 3년간 전체 부동산등기신청건수 통계를 내어 봤는데, 객관적인 수치로도 등기사건의 현저한 감소가 증명되었습니다. 11 ┃ 새해를열며 신년 기획 좌담회

등기신청건수가 2020년에는 880만 건, 2021년 에는 820만 건, 2022년에는 600만 건으로, 2021년 과 2022년 사이 200만 건 정도가 급감했고, 이 중 법 무사의 신청 건수만 추산해보니, 2020년에는 710만 건, 2021년에는 656만 건, 2022년에는 468만 건으로, 2022년의 신청건수가 2020년에 비해 약 35% 정도 급 감한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 수치라면 고정 수요를 감안할 때, 일선 체감 수준은 50% 이상 격감한 것으로 느껴질 것입니 다. “개업 이래 최악”이라는 일선의 호소에 대해 협회 도 그 어려움을 피부로 느끼고 있습니다. 등기를넘어, 민사집행중심의 전문영역구축으로발전모색해야 사회 객관적인 통계를 들으니 불황이 실감납니다. 문제 는 이런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인데, 오늘 참석하신 패널들께서는법무사업계각분야에서전문성을발휘하며열 심히 활동하는 법무사로서 각자가 생각하는 업무 활성화 방 안이나제도개선방안은무엇입니까? 또, 새해 협회에서도 여러 정책들을 통한 업계 발전 방 안을 추진하고 있을 텐데, 먼저 그에 대해 오영나 부협회장님 의말씀부터들어볼까요? 오영나 지난해 6월, 제60회 정기총회에서 사법보좌 관 업무를 포함한 비송사건 대리를 주 골자로 하는 「법 무사법」의 개정을 추진키로 결의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사법보좌관 업무는 경매신청, 지급명령, 임차권등기명 령, 상속포기, 한정승인 등 이미 법무사들이 일선에서 하고 있는 업무들입니다. 대리권의 인정은 곧 전문성의 인정인데, 사실 법 무사가 보수를 받고 업무를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전 문성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지만, 제도상으로 서류의 작 성과 제출이라는 형식상의 규제가 있다 보니 국민들의 요구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협회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 하다고 보고, 새해 「법무사법」 개정에 최선을 다할 예 정입니다. 법이 개정되면, 법무사들이 훨씬 더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제도가 활성화되고, 그로 인해 의뢰인 들이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또,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법무사와 같이 유능하 고 실력 있는 인재를 사법 서비스 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는 것이 유익하므로, 좋은 결과가 있 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천교 지난 12.19. 협회 법무사연수원 강사 간담회 에 참석했는데, 그날 약 31명의 신규 강사가 위촉되었 습니다. 새삼 우리 법무사의 업무가 참 많구나, 생각했 습니다. 업무 분야가 정말 다양한데, 또 각각의 분야가 정말 끝이 없을 정도로 전문화된 업무들입니다. 각 분 야 전문성을 확보한다면 그만큼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들이 많다는 것으로, 매우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최근의 경제 상황이나 부동산정책 규제 등에 따 라 침체된 업계의 상황에서 이제는 등기사건을 넘어 새로운 전문 분야의 활성화가 필요합니다. 많은 분야 중에서 저는 민사집행 분야가 앞으로 법무사의 전문 분야로 우뚝 서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민사집행 분야는 법률적으로 등기 분야보다 훨씬 더 전문적이고, 실제로 많은 법률 분야가 최종적으로 는 집행과 연결됩니다. 특히 민사소송도 종국적으로는 집행을 위한 것이지요. 다른 분야들이 집행 분야로 수 렴되는 형국입니다. 이 분야는 아시다시피 대부분 법무사가 오랫동안 관여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그리고, 지금 법원에서는 판사가 아니라 장차 법무사가 될 사법보좌관이 처리하 고 있는 분야이고, 사건 수도 『사법연감』 통계에 따르 면, 연간 120만 건이 넘을 정도로 매우 많습니다. 그러나 변호사는 실무에서 잘 다루지 않는 분야 이고, 「민사집행법」은 시험과목도 아니며, 로스쿨에서 도 선택과목으로 학생들이 거의 선택하지 않는다고 합 니다. 반면, 법무사는 법무사시험에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필수과목이고, 실제로도 대부분의 실무 처리 를 하고 있습니다. 12

소송 분야는 특화하고 싶어도 법률전문가로서 변 호사의 위상에 가려진 느낌이 있지만, 집행 분야는 이 론적으로나 실무적으로나 변호사와 대등한 위상으로 활동이 가능한 분야입니다. 앞서 사법보좌관 업무 대리 「법무사법」 개정에 대한 말씀이 있었지만, 제반 여건으로 볼 때, 지금이 민 사집행 분야의 대리권 획득에 있어 최적의 상황이고, 개인회생·파산대리권 때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에 있 다고 봅니다. 새해에는 민사집행 분야의 대리권 획득에 최선을 다해 법률전문가로서의 위상 제고와 업계 발전은 물 론, 국민들에게도 더욱 향상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 는 전기가 마련되었으면 합니다. 사회 최근 전세피해로 특히 집행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제도 개선 여론도 높아지고 있어 이 법무사님 말씀처럼 법무 사의 전문성을 인정받고 대리권에 관한 국민적 인정을 받을 수있는좋은시기인것은틀림없는것같습니다. 오영나 협회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협약을 맺고, 전세피해지원공익법무사단 81명을 구성해 지금 활발히 활동 중인데, 임차권등기명령, 경매, 배당 등 법 무사가 전문성을 가진 집행 분야 업무들이다 보니 막힘 없이 상담을 아주 잘 하고 있어 평가가 매우 좋습니다. HUG에서 법무사의 전문성을 인정하고, 우리 협회에 같이활동하자는뜻을적극적으로밝히고있습니다. 현재는 HUG의 전세피해지원센터가 서울에만 있 지만, 앞으로전국적으로확대할계획을가지고있어우 리 법무사들이 전국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장이 열릴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국민들의 어려움을 풀어주는 과 정에서 자연스럽게 법무사의 전문성이 각인되고 신뢰 가 확보되어, 국민의 가장 가까이에 있는 생활법률전문 가로서법무사의위상이널리알려질수있을것입니다. 잠재력큰성년후견분야, 초기어려움극복하면전문성쌓여 사회 최근 고령화 추세에 따라 성년후견 분야도 사회적 주목을 받고 있는데, 생각보다 법무사들의 관심도가 높지 않 은 것 같습니다. 성년후견 분야의 활성화도 경제위기에서 업 계 발전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어 떻습니까? 이충희 성년후견 분야는 많은 잠재력을 가진 분야입 지난해정기총회에서사법보좌관업무를포함한 비송사건대리를주골자로하는「법무사법」개정을추진키로 결의한바, 새해협회는법개정에최선의노력을다할계획입니다. 법개정이이루어지면, 업무에더욱집중할수있어제도가 활성화되고의뢰인들도더나은서비스를받을수있을것입니다. 오영나 대한법무사협회부협회장 · 대변인 13 ┃ 새해를열며 신년 기획 좌담회

침체된업계상황에서이제는등기사건을넘어새로운전문분야의 활성화가필요합니다. 민사집행분야는등기분야보다 훨씬전문적이고, 법무사시험에서큰비중을차지하는과목으로 법무사가대부분의실무처리를하고있습니다. 새해에는 민사집행분야의대리권획득의전기가마련되었으면합니다. 이천교 대한법무사협회법무사연수원교수 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 가 진행되고 있고, 1인가구와 장애인, 치매환자도 급속 하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2025년이면 65세 고령인구가 전체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치매환자 수도 100만 명 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성년후견 수요가 커 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전문가 후견인 선임비율도 점 차 높아질 것으로 예견되는데, 우리보다 앞서 고령화 를 맞이한 일본의 경우를 보면, 2021년 선임된 후견인 중 전문가 후견인 등 제3자 후견인은 80.2%로, 친족 후견인 선임률 19.8%에 비해 4배 이상 높습니다. 우리나라도 아직은 친족 후견인의 선임 비율이 훨씬 높지만, 일본의 추세에 비추어 볼 때 전문가 후견 인의 선임 비율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고, 이런 수요 확대에 대비해야 할 때입니다. 다행히 우리 협회는 2011년 (사)한국성년후견지 원본부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 온 덕분에 현 재 많은 업무 노하우와 경험이 축적되어 있어,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상태입니다. 그런데, 후견 업무가 기존 업무와는 특성이 다르 다 보니 초기 진입에 어려움을 느끼는 법무사들이 많 은 것 같습니다. 업무가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 상황에 따른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고, 피후견이나 피후견인 가족과 원만한 관계를 형성해야 하며, 매년 보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하는 등의 문제로 인해 처음에는 낯 설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초반의 어려움을 견디고, 피후견인 가족 들에게 성년후견의 원칙을 지속적으로 설명하면서 후 견사무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얻게 되면, 점점 사무처 리가 원활해지고 능숙해지면서 사건을 처리하는 노하 우와 전문성을 쌓을 수 있게 됩니다. 후견사무는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피후견인의 사망 시까지 연속성을 가지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업무 가 발생하고, 관련한 사건의 수임도 가능해서 상당한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본의 경우는 성년후견 사건 만 전문으로 처리하는 사법서사 사무소도 상당수 있다 고 합니다. 성년후견본부에서는 다년간 축적된 교육 노하우 로, 성년후견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실무교육과 매뉴 얼 등을 제공하는 한편, 제도 활성화를 위해 개인이 할 수 없는 활동, 예를 들어 지자체의 성년후견조례 제정 을 위한 지원이나 다양한 홍보활동 등을 통해 법무사 들이 성년후견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 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번 좌담회를 계기로 많은 법무사들이 성년후견 분야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14

후견업무가기존업무와는달리정형화되어있지않아 초기진입에어려움을느끼는경우가많습니다. 그러나초반의 어려움을견디고, 피후견인가족들에게성년후견의원칙을 지속적으로설명하면서이해와협조를얻게되면, 점점사무처리가 원활해지고능숙해지면서노하우와전문성을쌓을수있습니다. 이충희 (사)한국성년후견지원본부사무총장 사회 초기의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군요. 일본 의 경우 소액소송대리권 확보에 성년후견 분야가 많은 기여 를했다는말도들었습니다. 이충희 일본의 경우,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사법서사들이 성년후견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국민적 신뢰를 얻었고, 그것이 소액소송대리권 획득에 큰 힘이 되었다고 합니다. 성년후견제도가 그만큼 공익 적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법무사도 성년후견 업무에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 “성년후견 전문가=법무사”로 인식시켜 나간다면, 업계 발전을 위한 새로운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AI시대에는 법무사의 업무도 서류 중심에서 의뢰인과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그 특성과 욕구에 맞는 법률서비스를 설계, 지원하는 쪽으로 변화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습니 다. 그런 점에서 성년후견 업무는 AI 상용화 시대에 대 비하는 법무사의 새로운 업무 분야로 큰 장점과 잠재 력을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보수 문제 등 아직은 더 개선되어야 할 점이 있지만, 법원에서 취약계층을 위한 국선후견인제도 도 입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상태고, 보수 현실화도 지속적 으로 건의하고 있어, 앞으로 사례가 많이 축적되면 법 원에서도 보수기준 마련에 나설 것이라 생각합니다. 비법인사단의법인화, 사회변화에맞춘법제도개선필요해 사회 요즘 등기공신력 문제가 이슈가 되었는데, 1958년 「민법」 제정당시의여러현실적인어려움으로인해결국공신 력을 부여하지 못했다고 들었습니다. 사회가 급속히 변화하 고, 국력이 크게 성장했음에도 「민법」의 체계가 아직도 1958 년 제정 당시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닌가합니다. 시대에 맞는 법 제도 개선을 통해 법무사제도도 함께 발 전해 가야 할 것으로 보는데, 이와 관련해 김영대 법무사님이 비법인 사단(재단) 관련 제도의 개선을 주장하고 계신 것으로 압니다. 김영대 아시다시피 우리 사회에는 매우 다양한 형태 의 모임과 단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동창회, 향우회, 종중, 각종 취미모임, 학회, 개별노동조합, 우리 협회와 같은 자격자단체 등입니다. 이러한 모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회비 등 공금 을 관리하거나 지출하는 등의 거래가 필요한데, 모임 명의로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권리능력의 취득을 위해 법인격을 갖춰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민법」 제32조에서는 비영리법인의 15 ┃ 새해를열며 신년 기획 좌담회

설립을 허가주의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비영리법인 의 설립을 위해서는 각종 허가조건을 충족시켜야 하 고, 이후 주무관청의 감독을 받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 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수많은 모임과 단체가 법인격을 취득 하지 않는 ‘법인 아닌 사단’의 형태로 존속하고 있는데, 그 성격에 대한 정립된 학설이나 마땅한 규정도 없어 분쟁이 발생할 경우, 개별 판례에 의존하며 끝도 없이 다투는 등 사법적 소모가 상당한 상태입니다. 물론, 예외적으로 민사소송과 공탁, 부동산등기 등 개별법에서 당사자능력을 인정하고 있지만, 대외적 공시방법과 권리능력이 없기 때문에 금융자산의 관리 와 처분, 사원들의 법적 지위, 제3자와의 거래에 따른 책임 등 많은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이런 문제에 대해 일찌감치 주목해 2002년에 「중간법인법」을 제정하여 허가주의를 준칙 주의로 바꿨고, 2006년에는 더 개선된 「일반사단법인 및 일반재단법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2명 이상이면 누구나 간이하게 법인을 설립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허가주의를 준칙주의로 바꿔 비법인 사단(재단)들에게 법인화의 길을 열어주고, 설 립 절차의 간소화, 존속 상의 각종 부담을 주지 않는 형태로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사회 비영리법인 설립 허가주의도 1958년 「민법」 제정 당시 만들어진 규정으로 압니다만, 7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 다. 이제는정말제도변화가필요하지않을까싶습니다. 김영대 「민법」 제정 당시 회의록을 보면, 법인 설립을 자유롭게 하면 좌익 단체가 범람할 수 있다는 이유로 허가주의를 해야 한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당시의 규정이 해방 전후 좌우익의 대립과 한국 전쟁이라는 시대적 특성을 반영한 것이었다면, 지금은 다양하고 다원화된 선진 민주주의 사회라는 변화한 시대적 특성을 반영해야 할 것으로 봅니다. 국토교통부의 자료에 의하면 2022.5. 현재 ‘법인 아닌 사단’의 전체 등록 건수는 311,276건으로, 매년 신 규등록 건수만도 약 6,600건에 이르고 있습니다. 부동 산 소유로 인해 등록 절차를 거쳤을 것이므로, 부동산 을 소유하지 않은 비등록 사단들까지 모두 합한다면, 지금 우리 사회에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은 수의 ‘권리능력없는사단’들이실재하고있다는것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든 한 개 이 상의 사단 소속 구성원이라는 것인데, 그런데도 이 문 제가 지금까지 입법부작위로 방치되어 70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늦었지만, 이제는 제도 개선을 통해 법인 등기부에 의한 공시기능을 갖추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국민들은 입법 미비에 따른 불필 요한 분쟁에서 벗어날 수 있고, 법원은 재판 불신을 줄 임과 동시에 많은 업무가 경감될 것이며, 법무사업계도 법인 관련 업무가 확대되어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제 도 개선이 될 것입니다. 새해경·공매전문가과정개설, 전문성강화로위기극복해야 사회 각자가 제기한 내용 하나하나가 매우 중요하고 비 중 있는 사안들인데, 시간과 지면의 제약으로 아쉬운 마음입 니다. 마지막으로 그외업계발전을위해필요한방안이있다 면말씀해주시고, 오늘좌담을마치도록하겠습니다. 오영나 새해 협회에서는 경제위기에 따른 금융 불안 으로 법률 분쟁과 신용 부실 위험이 높아질 것으로 보 고, 이에 대비해 경·공매전문가 교육과정을 신설할 계 획입니다. 이 분야 최고의 전문가들로 강사진을 구성 하여 경·공매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 할 것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또, 새해에는 법무사의 진면목을 알려내는 다양 한 지면 및 영상 콘텐츠들을 기획해 언론보도나 협회 유튜브 채널인 ‘법무사TV’를 통해 널리 알려낼 예정입 니다. 어려운 시기일수록 업계의 앞날을 헤쳐나가는 지 16

혜와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협회장 이하 집행부에서 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힘을 보태고 있 어 올해는 법무사제도 개선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 로 기대합니다. 새해는 법무사의 앞날을 열어가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천교 민사집행은 모두 법원에서 시작해 법원에서 끝이 나며 처음부터 끝까지 재야에서는 법무사가 관여 하다시피 하는데, 유독 경매 컨설팅과 입찰대리 분야 는 중개사업계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2005년경 처음 경·공매 입찰대리권이 부여되었 을 때 크게 환영하고 기뻐했는데, 이후 제대로 된 역할 을 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협회에서 TF를 구성해 그 원인과 대책을 연구·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개인회생·파산 대리권도 엄청난 노력 끝에 인정받았지만, 시장 주도권을 정체불명의 ‘회생팀 (?)’에게 뺏기지 않을까 염려되는 상황입니다. 더 늦기 전에 대책을 연구하고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또, 법무사가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무리 많다 해 도 보수의 수준이 서류의 대서 수준에 그친다면 그 의 미가 없을 것입니다. 정당한 보수를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아울러 명의대여 등 업계 내부의 고 질적 병폐에 대한 자성의 노력도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이충희 새로운 업무영역이 만들어지고, 그 시장이 확 대되더라도 경쟁력을 갖고 그 시장에 적극 참여하여 주도할 법무사가 없다면 다른 직역의 몫이 될 것입니 다. 새해에는 법무사 한 분 한 분이 법무사 업무 분야 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성년 후견 분야를 비롯한 법무사의 업무영역을 확고히 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김영대 최근 전세피해 문제가 국가적 관심사가 된 상 황에서 부동산거래의 신속과 안전을 위한 등기부의 공 시기능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경매청구권을 주지 않는 임차인의 일 방 등기신청을 허용하는 등 부동산에 관한 모든 권리 를 등기부에 공시토록 하고, 공시된 권리에 따른 효력 을 인정하는 방법도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데, 이 문제에 관한 더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경쟁사회에서 휴·폐업은 당연한 것으 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전문성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가져야만 생존하고 발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점점 다원화되는 사회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법 무사의 업무 분야가 넓기 때문에 각 분야의 전문성을 잘 살린다면 그 역할이 줄어들지는 않을 것이므로, 미 래를 너무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새해 모두 힘을 냅시다! 수많은모임과단체가법인격을취득하지않는 ‘법인아닌사단’의 형태로존속하고있는데, 그성격에대한정립된학설이나마땅한 규정이없어, 분쟁이발생할경우개별판례에의존하며 끝도없이다투는등사법적소모가상당한상태입니다. 이제는허가주의를준칙주의로바꿔비법인사단(재단)들에게 법인화의길을열어주어야합니다. 김영대 대구경북회영주지부장 17 ┃ 새해를열며 신년 기획 좌담회

‘1개의채권에4명의채권자’, 채권양도미스터리 다중채권자에대한추후보완항소사건(2014 서울중앙지방법원등) 유병일 ● 법무사(서울서부회) 18 법무사가실제수임한, 이시대민초들의생활사건이야기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40대 후반의 나이에 사업실패 후 채무자로 고단 한 삶을 살아가던 나재기 씨는 하루속히 빚을 청산하 고 사회에 복귀할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다 망해가는 찜질방을 인수하며 새로운 삶을 꿈꾸기 시작했다. 찜질방은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던 나재기 씨에 게 재기의 발판이자 새로운 희망이었다. 반드시 찜질방 을 되살려 재기하겠다는 굳은 의지와 절실한 마음으로 나재기 씨는 자신이 동원할 수 있는 최대한의 모든 자 원을동원해찜질방을인수했고, 사력을다해운영했다. 그 결과 찜질방은 점차 자리를 잡았고, 그의 삶에 도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는 밀려 있던 각종 공과금과 채무 이자를 납부하고, 찜질방의 가압류 채권자들과 합의해 일부 채무를 변제, 묶여있 던 부동산 가압류를 취하받았다. 그리고 찜질방 옆에 작은 월세 아파트를 얻어 사 업실패로 이혼한 후 떨어져 지내던 아들아이도 데려와 함께 살기 시작했고, 통장에 압류된 채무를 해결키 위 해 채권자들과 교섭해 일부 변제 후 통장 압류 및 추심 명령을해제받는등성실히사회복귀를준비해나갔다. 사업실패로다중채무, 그러나인정할수없는채권이있다 나재기 씨가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한 것은 그즈 음이었다. 처음 찜질방을 인수할 때 자신이 아닌 어머 니 명의로 인수했는데, 이제는 찜질방 운영이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으니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해 모든 것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런데검토결과명의이전과관련한세금등으로 1억 이상의 비용이 필요했다. 그는 크게 당황하며 난색 을 보였다. 찜질방의 규모로 보아 처음 인수할 때 그 정 도의비용은들어갔을것같은데, 왜그렇게당황했을까. “수중에 돈 한 푼 없이 인수대금 일부는 차용하 고 나머지는 투자받는 형태로 인수한 탓에 큰돈이라 는 게 실감 나지 않았는데, 막상 제가 번 돈으로 그 정 도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고 하니 엄청나게 큰돈이라는 걸 실감하게 되네요.” 알고 보니 찜질방의 전 소유주도 거의 빈손으로 찜질방을 인수했다가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소유권 이 전에 필요한 금액 중 일부를 나재기 씨에게 투자하는 방식으로 소유권을 변경해 준 것이었다. 직접 인수대금 을 주고받은 것이 아니니 실감이 나지 않았다는 그의 말이 이해되었다. 상담한 고객이 비용 문제로 사건을 의뢰하지 않 고 돌아가는 것이야 흔한 일이므로, 필자는 별생각 없 이 그를 돌려보냈고, 자연스럽게 그날의 사건도 곧 기 억에서 지워졌다. 그런데 몇 달이 지난 어느 날, 나재기 씨가 수심이 가득한얼굴로사무실을다시찾아왔다. 얼마전부터채 권추심업체에서 우편물이 계속 날아오고 있는데, 일일 이확인해보니일부는이미변제가끝난채권이고, 일부 는자신이차용한적도없는채권이라며상담을청했다. 그가 건네준 채권추심 우편물 수십 장을 탁자 위 에 올려놓고 채권자별로 분류해 보니 대략 6곳의 채권 자가 추려졌는데, 일단 하나씩 상황을 파악하며 해결 해 나가기로 했다. 먼저 변제가 이미 끝난 일부 채권의 채권자들에 게는 나재기 씨가 우편물에 나와 있는 연락처로 직접 전화해 전후 사정을 설명하고 종결키로 했다. 그 외 나머지 채권은 사업실패로 경제적 어려움 을 겪는 채무자들이 대개 그렇듯, 채권자가 제기한 대 여금반환청구소송의 소장이 송달되지 못해 최종적으 로 공시송달을 통해 채권자가 승소한 채권들이었는데, 나재기 씨는 이 중 도저히 채무를 인정할 수 없는 채권 들이 있다고 했다. 그런 경우라면 추후보완 항소의 제기가 가능하므 로, 추완항소를 통해 채무가 없음을 인정받기로 했다. 하나의채권에채권자가넷? 어떻게이런일이! 추완항소를 위해서는 사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 법으로본세상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19

보아야 했다. 공시송달로 판결된 소송에서 최초 승소한 채권자 “갑”은 나재기 씨가 대출받았던 금융기관으로 부터채권을양도받은, 나름대로잘알려진기관이었다. 이후 채권은 “갑”에게서 A→B→C에게 순차적으 로 양도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A가 승계 집행문을 발급받은 후 채권이 B→C로 양도되었고, 최종적으로 채권을 양도한 C만이 채권자여야 함에도 우편물 상에 나타난 채권자는 총 4명, 그러니까 원채권자인 “갑”과 A, B, C, 모두가 채권자로서 계속 나재기 씨에게 채무 변제를 독촉하는 우편물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채권을 양도했다면 더 이상 채권자가 아니므로, 채권을 변제하라는 우편물을 보내서는 안 된다. 또, 채 권을 양도한 사실이 없다면 승계집행문이 발급되어서 도 안 된다. 그런데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단 말인 가. 많은 사건을 접해보았지만, 필자도 이런 경우는 처 음이라 당황스럽고 한편으로는 놀라웠다. 그런데 추완항소를 준비하던 중 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당시 나재기 씨는 이전의 채무와 관련해 인 천지방법원에서 지급명령 확정 후 청구이의를 진행 중 이었는데, 갑자기 그 피고가 자신은 “A”에게 채권을 양 도받아 지급명령을 신청했을 뿐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러니까 원채권자 “갑”에게서 “A”에게로 양도되었다 는 바로 그 채권을 말하는 것이었다. 나재기 씨가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곧 제기할 추후 보완 항소의 피고가 될 “A”가 “갑”에게서 양도받았다는 채권을, 인천지방법원지급명령청구이의의소의피고가 “A”에게서양도받았다니, 이건또무슨일이란말인가.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그 채권이 현실적으로 존재하는지도 의문이고, 하나의 채권에 대해 양도를 주장하는 채권자가 다수인 상황에서 누가 진정한 채권 자인지도 알 수가 없게 되었다. 짐작건대 소송을 해도 채무자들이 대응하는 경 우가 별로 없다 보니 채권양도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한 것 같았다. 이번 일도 나재기 씨가 찜질방을 인수해 기적적 으로 회생하면서 채권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법적으로 해결해 나갔기 때문에 알게 된 것일 뿐, 만일 찜질방 사업에 실패해 채권을 그대로 두었다면 하나의 채권에 대해 집행권원이 각각 여러 개가 있는, 말도 안 되는 부 당한 사건의 피해자가 되었을 것이다. 채권자넷을모두피고로, 추완항소제기 황당한 사건의 전말이 파악되었으니 이제 본격적 으로 추완항소를 제기할 순서였다. 필자는 서울중앙지 방법원에 추후보완 항소를 제기, 그 피고를 “갑, A, B, C”로 특정했다. 하나의 채권에 여러 명의 채권자가 모두 자신이 채 권을 양도받은 채권자라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채권양 도의 진정성 여부를 알 수 없었고, 인천지방법원에서 진 행 중인 청구이의 중인 채권과 중복되는 채권일 가능성 도있기때문에사실관계를정리할필요성이있었다. 특히 채권을 양도받았다는 “B, C” 주식회사의 상 호를 아무리 검색해도 그와 일치하는 상호가 나타나지 않아 법인등기사항전부증명서의 발급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이들이 과연 진짜 법인인지 소송을 통해 확인 해 볼 필요 또한 있었다. 그런데 추완항소를 제기하고 얼마 후 피고 “갑, A, B, C” 중 처음으로 승계집행문을 발급받은 “A”가 “자 신들은 채권을 양도받은 적이 없어 나재기 씨에 대한 20

채권은 “갑”에게서A→B→C에게 순차적으로양도되었다. 그런데이상한점은A가승계집행문을 발급받은후채권이B→C로양도되었고, 최종적으로채권을양도한C만이채권자여야 함에도 우편물상에나타난채권자는총4명, 그러니까원채권자인 “갑”과A, B, C모두가 채권자로서계속나재기씨에게채무변제를 독촉하는우편물을보내고있었던것이다. 채권이 없으며, 과거에도 없었다”면서, “우편물과 승계 집행문 발급은 전부 착오”라는 답변서를 제출했다. 결국 “A”는 “갑”으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A”는 어떻게 승계집행문을 발급받을 수 있었단 말인가. 그리고 채권자 “B”는 채권 을 양도받은 적이 없는 “A”로부터 어떻게 채권을 양도 받았으며, “B”로부터 채권을 양도받았다는 “C”는 또 뭐란 말인가? 이 과정이 어떻게 가능했던 것인지 그야 말로 미스터리였다. 얼마 후 나재기 씨는 추완항소의 변론기일에 출석 해 그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원채권자 “갑”에게 채권을 “A”에게 양도했냐고 물었는데, “갑”의 대답은 “기록이 없어 모른다”는 것이었다. 널리 알려져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기관인 “갑”이 기록이 없어 알 수가 없다고말했다니, 그또한미스터리가아닐수없었다. 그날 변론기일은 법원에서 다음 기일에 다시 변론 을 열기로 하고 종료되었다고 한다. 채권자라 주장하 는 “B, C”는 그때까지도 송달 불능 상태에 있었다. 나재기 씨의 말을 듣고 필자는 약간의 혼란스러 움과 자책감을 느꼈다. 필자는 본 소송을 하기 전 의뢰 인들이 채권양도를 받았다는 우편물을 보여주며, 자신 은 정말 모르는 채권이라고 호소할 때마다 우편물의 진정성을 의심하기는커녕 의뢰인에게 잘 기억해보라고 종용하곤 했기 때문이다. 이런 혼란을 뒤로하고, 어떻든 “갑”으로부터 채권 을 양도받은 적이 없으며, 현재도 채권이 없다는 “A”의 답변서는 인천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청구이의의 소에다시제출되어, 나재기씨의승소로마무리되었다. 소취하로추완항소종결, 채권양도미스터리는미궁속으로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날, 나재기 씨가 연락도 없이 사무실을 방문했다. 붉게 상기된 그의 얼굴을 보 고, 추완항소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나 싶어 나도 모르 게 긴장이 되었다. “법무사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나재기 씨가 자칫하면 책상이라도 쾅! 내리칠 기 세로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무슨 일이 있었습니까? 차분히 말씀해 보세요.” 필자는 흥분한 나재기 씨에게 자리를 권하며, 자 초지종을 말해보라고 했다. “제가 집을 비운 사이, 12살 아이가 혼자 있는 집 에 채권추심업체 직원이 찾아왔습니다. 그러고는 아직 어린아이에게 밀봉도 하지 않은 “부재중 방문 확인서” 를 주고는, 너희 아버지가 빚을 졌으니 꼭 빚을 갚으라 ┃ 법으로본세상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21

채권자 “갑”이금융기관에서채권을 양도받은자료는제시했으나, 채권양도여부는여전히모른다고했단다. 이러한 “갑”의말에재판부는나재기씨에게 원채권이확인되었고, 채권양도는없었던 것으로보이니추완항소의취하를권했고, 결국나재기씨는법원의판단을받아들여 원채권자인 “갑”과소액의변제로합의, 관련 서류일체를받는것으로추완항소를종결했다. 고 해라, 파산자가 이렇게 좋은 집에서 살아도 되냐며 협박을 한 겁니다. 아이가 지금 충격을 받아 불안증세 를 보이고 있어요. 어린아이에게 이런 짓까지 하다니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요!” 나재기 씨는 추심업체의 행태를 용서할 수 없다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필자의 짐작처럼 추완항 소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니어서 일단 다행이었다. 필자는 채권추심업체에 대한 법적 절차는 별도의 소송 을통해풀어야할일이니그렇게해보자고조언했다. 그제야 나재기 씨의 마음이 조금 풀어진 것 같아 필자는 추완항소 변론기일의 결과가 어땠는지 물어보았 다. 채권자 “갑”이금융기관에서채권을양도받은자료는 제시했으나, 채권양도여부는여전히모른다고했단다. 이러한 “갑”의 말에 재판부는 나재기 씨에게 원채 권이 확인되었고, 채권양도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니 추 완항소의 취하를 권했고, 원채권자 “갑”에게 “채권관 리를 잘못해 혼란이 있었으니 이 점을 고려해 채무를 대폭 감해 주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결국 나재기 씨는 법원의 판단을 받아들여 채권 양도 미스터리의 진실은 묻어둔 채, 원채권자인 “갑”과 소액의 합의금으로 합의, 관련 서류 일체를 받는 것으 로 추완항소를 종결했다. 필자는 양도채권의 미스터리 를 풀지 못한 채 사건이 종결되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 만, 법원의 판단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12살의뢰인아들협박한추심업체, 손배소송에서결국사과 이제 남은 것은 나재기 씨 12살 아들을 협박한 채 권추심업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 검토해 보니 추심회 사 직원의 행위는 채무와 관련한 관계인에 대한 연락 을 금지한 「채권의 공정한 추심에 관한 법률」(이하 「채 권추심법」) 제8조의3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었다. 소송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말에 나재기 씨는 소 제기 전 사과를 요구해 보겠다고 채권추심회사와 연락 을 취했는데, 사과는커녕 자기네 회사에는 그런 직원이 없고, 자신들은 무관한 일이니 마음대로 하라는 식으 로 나와 결국 소송을 진행키로 했다. 필자는 채권회사와 현장 방문자를 공동피고로 하 여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으로 손해배상청구소송 을 제기했다. 소장에는 청구금액을 2,500만 원으로 하 여, 현장 방문자의 「채권추심법」 제8조의3 위반 사실 및대법원의 「민법」 제756조해석내용을기술했다. 대법원은 “「민법」 제756조 소정의 사용자와 피용 자의 관계는 반드시 유효한 고용관계가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 아니고, 사실상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그 지휘·감독 아래 그 의사에 따라 사무를 집 행하는 관계에 있으면 족한 것(대법원 1996.10.11.선고 22

96다30182판결 등 참조)”이라는 태도이므로, 채권회 사와 방문자를 공동피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에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얼마 후 소송의 변론기일이 열렸다. 피고 회사는 잘못을인정하지만, 금전적배상은할수없다는태도였 다. 현장을 방문한 사람은 직원도 아니고 지금은 회사 에 나오지 않는다며, 나재기 씨가 채무자인 것은 확실 하니변제를해야한다는취지의주장을일관했다. 이에 맞서 나재기 씨도 채무를 부인하는 것이 아 니라 채권추심 방법을 문제 삼는 것이라 주장했다. 재 판부는 “다음 변론기일까지 가능하면 화해하기 바란 다”며 당일 변론을 종결했다. 결국 나재기 씨는 재판부의 권유에 따라 추심회 사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채무변제금액에 합의, 소송 을 취하했다. 손해배상청구소송 역시 이렇듯 조금은 싱겁고 순조롭게 막을 내렸다. 놀랍도록부실한채권관리, 채무자보호방안필요해 이후에도 나재기 씨는 여러 건의 채권에 대해 청 구이의, 추완항소를 진행해 채권들을 정리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많은 채권자들이 채권양도 증거로 제출한 채권양도통지서가 근거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거나 하 나의 채권이 여러 곳에 양도되어 소송이 제기된 사실 이 거듭 확인되었다. 이 모두가 나재기 씨가 하나하나 소송을 통해 증 거의 진위를 밝혀 나가는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들로 서, 만일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그대로 두었다면 동일 한 채권이 다중으로 양도되고, 여러 개의 집행권원이 성립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이런 황당한 상황에 대해 뭐라고 해야 할까. 동일 채권을 다중 양도한 채권자의 행위는 지탄받아 마땅 하나 민사상의 거래에서 발생한 문제를 형사적으로 문 제 삼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 모든 것이 채무자가 다 투지 않아 발생한 것이니 어쩔 수 없다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판단을 내리기가 참으로 난감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다만, 필자는 부실채권의 관리가 이토록 허술하 다는 것에 놀랐고, 이로 인해 채무자들이 필요 이상의 고통을 받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꼈다. 그러나 어린아이에게까지 아버지의 채무를 고지 하며, 인격 모독적 발언을 하고 변제를 독촉한 것은 일 반적인 채권추심과는 무관한 것으로, 부당행위인 것만 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나재기 씨 또한 엄밀히 말하면 채무면탈 을 목적으로 모친 명의의 사업을 한 것이기 때문에 마 냥 억울하다고만 할 수도 없는 입장이었다. 필자로서도 채권자와 채무자의 이익을 조정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 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나재기 씨는 끈질긴 의지력으로 2년 가까운 시간 에 걸쳐 마침내 모든 채무를 정리했다. 이후로는 그의 근황을 알지 못해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없으 나 그의 남다른 정신력으로 보건대 아마도 어디선가 아들과 함께 잘살고 있을 것이라 믿는다. 이 사건은 장기간, 다액연체자의 분쟁에 있어, 채 권자들이 변제를 요청하는 채권의 존재를 조금도 의심 치 않았던 필자에게 많은 고민과 생각거리를 던진 사 건이었다. 법의 한계로 보이는 사건이지만, 부실한 채권 관리로 고통받는 채무자가 존재하는 한, 어떻게든 문 제를 개선할 방안이 필요할 것이다. ┃ 법으로본세상 열혈 법무사의 민생 사건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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