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전 지구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세계 각 국이 힘을 모으는 협력적 질서가 요구된다. 하지만 오늘 세 계는 미-중 간 갈등의 심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 른 제3차 세계대전의 위험, 한반도에서의 핵 위기와 군사적 긴장 고조 등이 이어지면서 국제적 갈등 요인들이 급증하 고 있는 환경이다. 정치·군사적, 경제적, 환경적으로 지금 세 계는 전례 없이 불확실한 위기의 시대를 맞고 있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제러미 리프킨은 최근 출간된 『회 복력 시대』에서 죽어가는 진보의 시대를 해체하고 부상하 기 위한 새로운 문명의 서사를 제시하고 있다. 냉정하고 무 심한 이성이 아니라, 공감과 생명애가 인류의 새로운 규범 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리프킨의 진단이다. 그러나 미래를 향한 그 같은 방향 전환은 긴 시간을 필요로 한다. 전 세계의 국가와 기업, 시민사회가 그 방향에 관한 합의를 이루어내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 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행복한 삶에 대한 욕구를 포기 할 이유도 없고, 그래서도 안 될 일이다. 세상 걱정을 해야 할 때, 행복의 추구는 이기적인 것일까? 우리가 사는 세상이 힘들고 어렵다 보니, 내가 행복해 도 될까, 행복한 삶을 그리며 살아도 되는 걸까를 스스로에 게 묻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가 세상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은데, 자신의 행복 찾기에 매달리는 나 의 모습이 어쩐지 이기적인 것 같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각자도생하란 말로 여겨지기 쉽다. 하지만 소설가 앙드레 지드는 일찍이 『새로운 양식』에 서 우리가 행복해도 되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이 땅 위에는 너무나 많은 가난과 비탄과 어려움과 끔찍한 일들이 가득해서 행복한 사람은 자기의 행복을 부 끄러워하지 않고는 행복을 생각할 수 없다. 그러나 스스로 행복해질 수 없는 자는 남의 행복을 위하여 그 어떤 일도 할 수 없다. 나는 나 자신 속에 행복해야 할 절박한 의무를 느낀다.” 준히 증가하며 기온의 상승을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 인류의 재앙을 뻔히 내다 보면서도 그것을 막아낼 의지를 모아내 지 못하는 것이 지구촌의 현실이다. 인류를 위협하는 기후 위기와 복합 경제위기 코로나 시대 이후의 세계에 닥친 복합 경제위기는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 의 터널 속에서 고통받아왔던 전 세계 의 고통을 더욱 깊게 만들어가고 있다. 코로나 위기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넘쳐 난 유동성으로 인해 각국의 물가상승 률은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은 물 가를 잡기 위해 급속도로 금리를 인상 하고 있다. 물가와 금리 상승은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니 경기침체를 예고하 게 된다. 우리 경제 또한 물가·환율·금 리가 동시에 상승하는 3중고를 겪게 되 었고, 생산·소비·투자까지 위축되는 복 합 경제위기에 처할 위험이 커지고 있 다. 이러한 경제위기의 피해는 사회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약한 사람들에게 우 선적으로 타격을 입히게 된다. ┃ 법으로 본 세상 그럼에도 행복하고 싶다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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